ROE가 밸류업지수 편입 여부 갈랐다… 거래소, 11월 ETF 상장

강정아 기자 2024. 9. 24. 16: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시장대표성·수익성·주주환원 등 고려
충족 기업 中 ROE 순으로 100종목 선정
삼성전자·SK하닉·현대차 등 편입… KB금융·KT 빠져
밸류업 공시기업은 특례편입… 에프앤가이드 등은 제외
11월 지수선물 및 ETF 상장 예정… “추가 인센티브 검토”

밸류업지수 윤곽이 24일 발표됐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한 상장사라도 모든 기업이 지수에 편입되지는 못했다. 또 시가총액과 수익성, 주주환원 등의 조건을 맞추더라도 결국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우수한 기업들이 편입 100종목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24일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 열린 ‘KRX 코리아 밸류업지수 발표 간담회’에서 지수 구성종목 100개 및 선정기준을 공개했다. 거래소는 전산 테스트가 완료되는 오는 30일부터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실시간 지수를 제공할 예정이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24일 서울 여의도사옥에서 열린 ‘KRX 코리아 밸류업지수 발표 간담회’에서 발언 중이다. /강정아 기자

정 이사장은 “지수 개발 과정에서 어느 경우에나 객관적으로 적용 가능하고, 시장에서 보편적으로 인정되는 평가지표를 최우선 고려했다”면서 “시장대표성, 수익성, 주주환원, 시장평가, 자본효율성 등 최종적으로 5가지 평가지표를 채택했다”고 말했다. 또 “산업군별 상대평가를 적용해 고르게 선별하고 단계별 스크리닝 방식을 도입해 각 평가지표를 고르게 충족하는 우수기업들이 선정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개별 종목의 지수 내 비중은 15%로 제한되며 매년 6월 선물 만기일 다음 거래일에 정기변경이 시행된다. 거래소는 100종목을 정한 이유에 대해 기존 대표지수와의 차별성 강화, 펀드 운용의 편의성, 지수성과 개선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또 100종목 이하로 지수를 구성하는 경우 유동성 문제로 인해 연기금 등의 대규모 자금 유입이 제약될 우려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거래소는 올해 2월 정부의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의 일환으로 기업가치 우수기업에 대한 시장평가 및 투자유도를 위해 지수 개발에 착수한 바 있다. 거래소 측은 시총, 거래대금 등 규모 요건 외에 수익성, 주주환원, 시장평가, 자본효율성 등 다양한 질적 요건을 충족하는 대표기업들로 지수를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지수 상품화 및 투자 활성화, 지수편입 동기부여 등으로 기업들의 자발적인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편입 종목은 ▲시총 상위 400위 이내(시장대표성) ▲최근 2년 연속 적자 또는 2년 합산 손익 적자를 내지 않은 기업(수익성) ▲최근 2년 연속 배당 또는 자사주 소각 실시(주주환원) ▲주가순자산비율(PBR) 순위가 전체 또는 산업군 내 50% 이내(시장평가) 등의 평가 지표를 통과해야 한다.

네 가지 요건을 충족한 기업 중 산업군별 ROE 순위비율(자본효율성)이 우수한 기업 순으로 최종 100종목이 선정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67종목, 코스닥 시장에서 33종목이 채택됐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우량주를 비롯해 셀트리온, 한미약품, 종근당 등 제약·헬스케어 종목과 신한지주, 메리츠금융지주, 한국금융지주 등 금융주도 지수에 편입됐다. 가장 적극적으로 밸류업을 준비해 온 KB금융은 제외됐다.

일러스트=챗GPT 달리3

당초 일본의 밸류업지수로 불리는 ‘JPX 프라임 150′과 유사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거래소는 코리아 밸류업지수의 경우 PBR, ROE 외에도 수익성, 주주환원, 자본효율성 등 다양한 투자요건을 고려했다고 강조했다. 또 산업군별 특성을 배제한 JPX 프라임 150지수와 달리 코리아 밸류업지수는 산업군 내 상대평가를 도입해 업종 및 시장 대표성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밸류업 조기 공시기업은 수익성과 시총, 유동성 등 최소요건 충족 시 특례요건을 적용해 최우선으로 편입됐다. 이에 따라 현대차, 신한지주, 우리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이 특례를 통해 편입됐다. 반대로 수익성을 충족하지 못한 콜마홀딩스와 시총이 부족했던 에프앤가이드, DB금융투자, 디케이앤디, 에스트래픽 등은 편입에 실패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지수에 편입되지 못한 밸류업 공시 기업에 대해 한국IR협의회와 연계한 정기 기업보고서 발간, 거래소 주관 공동 기업활동(IR)을 통한 기업 홍보 및 투자자 미팅 기회 제공, 공시우수법인·코스닥 대상 가점 등의 지원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는 내년 6월 정기변경후로는 ‘밸류업 표창기업’에 대한 특례편입을 적용하고 공시 이행 여부에 따라 지수 편입 시 인센티브 또는 페널티를 부여할 예정이다.

거래소는 오는 30일 밸류업 지수 출시 후 11월 초 관련 ETF를 상장할 계획이다. 국내 10곳 내외의 자산운용사들이 ETF 상품 출시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밸류업 지수 관련 지수 선물은 오는 11월 4일 상장될 예정이다.

거래소 측은 저평가주, 중소형주 등을 대상으로 하는 밸류업지수 개발 수요도 있었다며 향후 신뢰할 수 있는 세부 선별기준 마련 및 시장 의견수렴 등을 거쳐 지속적으로 후속지수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 이사장은 “이번 밸류업 지수 발표를 계기로 밸류업 프로그램이 활성화되고, 주주 간 정보 비대칭 문제 등이 해결돼 우리 증시가 재평가받을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