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공습에 미국도 ‘식은땀’ “이란 개입해 확전할까 우려”

윤기은 기자 2024. 9. 24.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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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카 계곡 바알베크 지역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최소 492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AFP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최근 이스라엘군의 강력한 공습으로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전투력이 약화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헤즈볼라를 지원하는 이란의 전쟁 개입을 우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한 익명의 미국 당국자는 24일(현지시간) 보도된 미국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군의 잇따른 공습으로) 헤즈볼라는 아마도 20년 전으로 돌아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지난주에 이미 헤즈볼라의 고위 지휘관을 사살하고, 헤즈볼라의 지휘 통제 구조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CNN은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군이 레바논에 지상군을 투입하는 것을 말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상전이 시작되면 중동 전역으로 분쟁이 확산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미 당국자는 “지난해 10월7일 가자전쟁 발발 이후 지역 전체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가장 큰 상황”이라며 우려했다.

유엔총회 고위급 주간 행사에서 이스라엘의 레바논 융단 폭격과 지상전 돌입 가능성은 핵심 쟁점이 됐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의 지상전 강행을 막는 것을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또 다른 미 당국자는 미국이 현시점에서 가장 우려하는 것은 이란의 본격적인 분쟁 개입이라고 설명했다. 이란은 그동안 이스라엘-헤즈볼라 분쟁에 개입하지 않았지만, 가장 강력한 ‘대리 세력’인 헤즈볼라를 잃을 수 있다고 판단되면 본격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란은 지난 7월 테헤란에서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가 암살된 것에 대해 아직 군사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한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날 “우리는 싸움을 원치 않는다”면서도 “이스라엘이 와서 그(하니야)를 공격하고 소위 순교자로 만들어서 이 지역에서 전쟁을 확대하고 불안정을 조성했다”며 앙금을 드러냈다.

CNN과 이야기를 나눈 또 다른 미 국무부 당국자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분쟁이 일시적일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나의 최근 기억을 더듬어보면 확전이 결과적으로 긴장 완화 또는 상황 안정화로 이어진 것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헤즈볼라를 거세게 공격 중인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겨냥해서도 잇단 공습을 가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가자지구 중부 누세이라트 난민촌에 있는 한 학교 건물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았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 민방위대는 이 공격으로 일가족 3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학교 건물 내부에 ‘지휘 통제 센터’를 운영하는 하마스를 공격했다고 해명했다.

같은 날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알발라의 주택도 공습을 받아 어머니와 네 자녀 등 5명이 사망하고 여러 명이 다쳤다. 남부 칸유니스에서도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어린이 1명을 포함해 2명이 숨졌다고 팔레스타인 민방위대는 전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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