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상수도관 재질 놓고 사업본부-의회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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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수도관의 재질을 둘러싸고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와 시의회 사이에 미묘한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25일 뉴시스의 취재를 종합하면 시의회 박종율 의원과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지난달 초 의원실에서 모임을 갖고 강서구와 기장군 등 부식중점관리 지역의 배수관에 내년부터 염분에 강한 PE피복강관을 시범도입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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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1.5배 비싸 예산 문제…내년부터 시범 도입 추진"
10월 초 시의회에서 공개 토론회 준비
[부산=뉴시스]백재현 기자 = 상수도관의 재질을 둘러싸고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와 시의회 사이에 미묘한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25일 뉴시스의 취재를 종합하면 시의회 박종율 의원과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지난달 초 의원실에서 모임을 갖고 강서구와 기장군 등 부식중점관리 지역의 배수관에 내년부터 염분에 강한 PE피복강관을 시범도입하기로 했다.
이날 박의원은 염분성 토양이 많은 지역에는 내식성이 좋은 배수관용 PE피복강관 자재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앞서 수차례 요구에도 관철이 되지 않고 있는 사실에 대해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상수도 사업본부는 PE피복강관은 현재 주로 사용하고 있는 주철관에 비해 가격이 1.5배나 비싸 바로 도입은 예산상 어렵다며 내년부터 시범적으로 사용해 보겠다고 응답했다. 표면상으로는 합의가 이뤄진 모양새다.
하지만 예산확보 문제뿐만 아니라 지역업체를 우선시해온 그동안의 관행, 기술적 검증에 대한 불신 등이 깔려 있어 갈등은 언제든 표면화할 조짐이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특정 재질을 지지하는 박 의원에 대해 월권이 아니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상수도 사업본부는 내달 초 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와 공동으로 언론과 전문가, 관련업체들을 초청해 이 문제에 대해 공개토론하는 자리를 만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수도는 취수장에서 정수장을 거쳐 송수관로→배수관로→급수관로를 통해 수돗물이 배달된다.
부산시의 상수관로는 총 8593km(2023년 말 기준)로 이 중에 배수관(3778km), 급수관(4240km)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재질별로 보면 급수관의 경우 PE피복강관이 50%(2121km)로 가장 많고 스테인리스 강관이 48%(2023km), 에폭시라이닝관 1%(36km)를 차지하고 있다. 배수관은 주철관이 96%(3623km)로 대부분이고 PE피복강관은 1%(16km)에 불과하다.
배수관이 주철관 편중 구조를 보이는 데는 주철관 생산 업체가 부산에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부산업체가 생산한 제품이기에 오랫동안 사용해 온 셈이다.
상수도 사업본부의 고위직을 지낸 전직 간부 A씨는 “이제 부산도 상수도관 사용에 있어 여러 제품을 경쟁 붙여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박종율 의원도 “급수관에는 PE피복강관을 50%나 사용하면서 배수관에는 1%밖에 사용하지 않고 있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최근 수도요금까지 올린 마당에 시민에게 깨끗한 물을 공급하기 위해 부식염려가 큰 지역만이라도 좋은 재질의 관을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부산시의 상수도관 재질이 너무 단순하다는 지적은 오래전부터 지적돼 왔다. 상수도 사업본부 내부 자재사용 기준으로 인해 타 지자체에서는 흔히 사용하고 있는 PVC 관은 검토조차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상수도 사업본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KS나 KC 인증 제품이기만 하면 현장 사업소장 재량으로 PVC 관도 쓸 수 있다”면서도 “다만 유지관리의 책임은 저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사고 발생시 긴급 대응을 위해서 평소 재고품을 보유해야 하는 등의 번거로움 때문에 오랫동안 사용해온 재질의 관만 사용되고 있고 PVC관 등은 검토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는 상황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itbria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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