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샷추’부터 ‘통오이김밥’까지…SNS 유행 음식이 상품으로?
피클 닥터페퍼, 아망추 등 이색 레시피 ‘인기’
소비자들이 식음료 제품을 자신의 취향에 따라 새로운 방식으로 만들어 먹는 ‘모디슈머’ 트렌드가 지속되고 있다. 아이스티에 에스프레소 샷을 추가하는 ‘아샷추’나 닥터페퍼 음료에 피클을 넣는 ‘피클 닥터페퍼’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소비자들의 기호를 반영해 내놓은 ‘모디슈머 제품’이 흥행 공식으로 자리 잡으면서 식품업계도 더욱 발 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나만의 레시피’ 열기…‘재미’는 맛있는 조미료=모디슈머는 수정하다는 뜻의 ‘modify’와 소비자를 일컫는 ‘consumer’의 합성어다. 말 그대로 소비자가 자신의 취향을 반영해 제품을 새롭게 만든다는 의미다.
개성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기존 맛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맛을 재창조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조금 색다르지만 조화로운 ‘나만의 제품 조합’을 찾는 ‘재미’가 마치 조미료처럼 음식을 더욱 맛있게 즐기도록 하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가장 대표적인 모디슈머 레시피는 ‘짜파구리’다. 농심 제품인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어서 조리하는 방법으로 2009년 농심이 운영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한 소비자가 자신만의 레시피를 소개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짜파구리는 2013년 공중파 예능프로그램인 ‘아빠 어디가’에서 소개되며 화제를 모았고 영화 ‘기생충’에 등장하며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 농심은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묶음판매하며 소비자들의 기호를 상품 판매 전략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체리향이 나는 콜라인 닥터페퍼에 피클을 넣어 마시는 조합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레시피는 한 미국 인플루언서가 패스트푸드 매장에서 ‘피클 닥터페퍼’를 주문하는 영상을 올리면서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한국 인플루언서들도 ‘피클 닥터페퍼’를 마셔본 후 “의외의 꿀조합”이라고 추천하면서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를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다.
◆유행이 곧 제품으로…발 빠르게 대응하는 업계=이색적인 레시피가 SNS 유행을 넘어 제품으로 출시되는 사례도 많다. 올여름 프랜차이즈 카페 메뉴로 등장한 ‘아샷추’와 ‘아망추’도 모디슈머 제품이다. 아이스티에 에스프레소 샷을 추가하는 ‘아샷추와’ 아이스티에 망고를 넣는 ‘아망추’ 모두 SNS에서 먼저 유행한 후 정식 카페 메뉴로 출시됐다.
편의점 GS25가 7월에 5000개 한정판으로 출시한 ‘통오이김밥’ 역시 SNS에서 먼저 유행한 레시피다. 배우 최화정이 유튜브 채널에 다이어트 비법으로 ‘오이김밥’을 소개한 후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자 이벤트성으로 판매한 것이다. 통오이김밥은 오이가 전부인 속재료에 쌈장 한 팩으로 구성된 단순한 조합이었지만, 제품은 5일간 매일 2시간만에 1000개씩 완판되는 기염을 토했다. GS25 관계자는 “통오이김밥 출시는 재미있는 음식을 소개한다는 차원”이라며 “정식 판매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나만의 레시피’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라면’이다. 라면은 오랜 세월 사랑받아온 분식이자 야식으로도 많이 먹는 만큼 레시피도 다양하다. 농심의 ‘너구리’와 떡볶이를 조합한 ‘너볶이’부터 오뚜기 ‘열라면’에 순두부를 넣어 먹는 ‘순두부 열라면’ 등이 있다.
최근에는 농심이 인기 모디슈머 레시피를 활용한 용기면 신제품 ‘신라면 툼바 큰사발면’을 내놨다. 사람들이 신라면에 우유와 치즈, 새우, 베이컨 등을 넣어 외식업체 ‘아웃백’의 대표 메뉴인 ‘투움바 파스타’처럼 만들어 먹기 시작하면서 유행했다. 매운맛이 진한 크림의 느끼함을 잡아주고 치즈의 고소한 맛도 함께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농심 관계자는 “ ‘신라면 툼바’의 글로벌 출시도 계획 중”이라며 “해외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크림파스타를 신라면의 매운맛으로 재해석해 세계 시장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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