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악몽 재현될라···민주당, ‘해리스 우위’ 여론조사에도 “장담 못 해”
트럼프, 2016·2020년 대선 때 여론조사보다 ‘강세’
미국 대선을 6주 남겨두고 민주당 내에선 여론조사 결과를 경계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율이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선다는 여론조사가 다수 나오고 있지만, 막상 투표에선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우려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23일(현지시간) 민주당 소속 연방 상원의원들 사이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근소한 우위를 점하는 것으로 나오는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과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론조사와 달리 실제 투표에서 강세를 보였던 점을 고려하면, 현재 수준의 여론조사 결과에 당이 마음을 놓아선 안 된다는 것이다.
민주당으로선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크게 앞섰으나 실제 투표에서 역전패를 당했던 2016년 대선의 악몽이 있다. 2020년 대선에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예상보다 훨씬 근소한 격차로 패한 것이 드러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민주당 상원의원은 “2016년 클린턴, 2020년 바이든이 현재 해리스보다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더 크게 앞서는 지지율을 보였다”며 “이는 불길한 일”이라고 전했다.
특히 대선 승리를 위해 선거인단 확보가 절실한 경합주 지지율 차이가 근소한 수준이라는 점이 민주당 내 걱정을 키우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 이른바 ‘블루월(민주당 우세지역)’ 3곳에서 작은 차이지만 꾸준히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서고 있는데, 민주당 의원들은 이를 토대로 당이 거짓된 낙관주의에 빠질까 불안해하고 있다고 더힐은 전했다.
이들 지역은 2016년, 2020년 대선에서 숨은 트럼프 지지자인 ‘샤이 트럼프’를 과소평가한 지역으로 꼽힌다. 가장 많은 선거인단(19명)이 걸린 펜실베이니아의 경우 2016년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론조사에서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최대 7%포인트 뒤처졌지만 실제론 승리했다. 2020년에는 바이든 대통령에 최대 5%포인트 뒤처졌지만, 투표 결과 불과 1.2%포인트 차이로 패했다.
만약 해리스 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에서 패한다면 조지아나 노스캐롤라이나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겨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뉴욕타임스(NYT)가 시에나 대학과 공동으로 시행해 전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조지아·애리조나·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이 해리스 부통령을 최소 2%포인트에서 최대 5%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남부 ‘선벨트’ 지역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근소한 우위를 보이던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펜실베이니아가 지역구인 민주당 존 페터먼 상원의원은 “2016년 이후 여론조사의 신뢰도는 크게 떨어졌다”며 “분명한 것은 트럼프가 펜실베이니아에서 강세를 보이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가디언은 “2020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여론조사 오차가 재현된다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7개 경합주 전부에서 승리할 수도 있다는 게 민주당의 현실적인 우려”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 후 등판해 초반 돌풍을 일으켰던 해리스 부통령의 상승세가 한풀 꺾인 듯한 분위기도 민주당의 걱정을 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첫 TV토론에서 판정승을 거둔 뒤 약 1%포인트 정도 지지율 상승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는데, NYT는 21세기 들어 TV토론 승리 후보가 누린 ‘반등’ 효과 중 가장 낮은 수치라고 분석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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