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조롭던 ‘장위4구역’ 공사중지 예고···‘분양수익’ 눈치싸움?

류인하 기자 2024. 9. 24.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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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 장위4구역 ‘공사중지 예고’ 현수막
공사비 증액 놓고 조합-시공사 갈등 장기화
정비업계 “분양수익 나누기 위한 목적일 수도”
지난 23일 서울 성북구 장위동 장위4구역 재개발(장위자이 레디언트) 공사현장에 인부들이 공사를 이어가고 있다. 류인하 기자

지난 23일 서울 성북구 장위동 장위4구역 재개발(장위자이 레디언트) 현장은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일부 건물은 건물 외벽공사까지 마쳤다. 인부들은 끊임없이 타워리프트(건물 외벽 승강기)로 자재를 옮겼다. 9월 현재 공정률은 90%를 넘긴 상태다.

공정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GS건설은 지난 12일 현장 외부에 ‘공사중지 예고’ 현수막을 걸었다. ‘조합원님께 올리는 GS건설의 호소문’도 게시했다.

설계사 도면 오류로 공정지연을 겪어왔고, 준공일정 준수를 위해 추가비용 및 인력을 투입해 공사를 진행했지만 설계사 파산으로 공사진행이 어렵다는 게 GS건설의 입장이다. GS건설은 이를 근거로 조합에 공사비 450억원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조합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미 여러차례 공사비를 증액했는데 입주까지 1년도 남기지 않고 또 올려달라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장위4구역 주택개발정비사업조합은 착공 이후 세 차례에 걸쳐 GS와 공사비 증액계약을 체결했다. 2009년 7월 3.3㎡당 346만원에 도급계약을 체결한 후 2015년 8월 439만9000원(3.3㎡당), 2022년 1월 465만원, 지난해 7월 516만원을 증액했다.

조합 관계자는 “당연히 줘야 할 돈이라면 얼마든지 합의가 가능했을 것”이라면서 “GS건설 측에서 ‘증액이 필요하다’면서도 세부내역을 주고 있지 않기 때문에 싸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7월에만 680억원 가량을 증액했고, 당시 도급변경계약서에 ‘앞으로 더 이상 물가변동에 따른 공사비 증액은 없다’라고 계약서에 명시했다”면서 “이럴 거면 계약서를 왜 쓰는 것이냐”라고도 했다.

450억 증액 놓고 조합·건설사 ‘입장 차’
23일 서울 성북구 장위4구역 재개발 현장 공사가림막에 GS건설의 공사중지예고 현수막이 걸려있다. 류인하 기자

핵심은 GS건설에 줄 공사비가 조합에 있느냐는 점이다. 업계에선 조합에 공사비를 추가지급할 여력이 있으니 GS건설이 공사중지 예고라는 초강수를 두면서까지 증액을 요구하는 것 아니겠냐는 얘기가 나온다.

장위자위 레디언트는 2022년 12월 분양시장에 나왔다.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았음에도 3.3㎡당 2834만원에 분양이 이뤄졌다. 전용면적 84㎡ 기준 최고 10억2350만원선이었다. 재개발 후 유입되는 가구 수만 2840가구다. 정비사업 전 해당 구역 조합원은 1024명이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당시 분상제 적용을 받았지만 분양가가 상당히 높게 나왔었다”면서 “완판이 된 지금 조합이 일반분양을 통해 얻은 수익이 상당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결국 분양을 통해 조합이 얻은 수익(예비비)을 나눠갖기 위해 GS건설이 전략적으로 움직이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GS건설측은 그러나 최소한의 공사비 보전을 위한 증액 요구일 뿐 이익을 남기기 위한 목적은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GS건설 관계자는 “분상제 적용을 받으면서 마감자재를 고급화해야 했고, 세 차례 공사비 증액이 있었지만 이는 물가상승분만 반영한 것으로 실질적인 공사원가 증가에 따른 공사비 보전에는 매번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합이 선정한 설계사가 파산하면서 공사 자체에도 지연이 발생했다”며 “공사를 멈출 수 없기에 자체 기준에 맞춰 공사를 하고 있지만 설계사 없이 공사를 계속 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예정된 내년 3월 준공도 늦어질 수밖에 없으며, 이에 따른 지체보상금도 결국 GS건설의 몫이라고 했다.

해당 지자체인 성북구청은 ‘성북구갈등조정위원회 TF’를 구성해 중재에 나서고 있다. 서울시 코디네이터도 이르면 이번주 시공사와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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