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공습에 레바논 피란민 아비규환…"한 오토바이에 5인가족 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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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에 공습을 퍼붓자 주민들이 북부 트리폴리 등지로 피란하면서 혼란이 커지고 있다고 BBC방송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이 지난 24시간 동안 약 1100건의 공습을 가한 결과, 레바논 보건부 기준 492명이 숨지고 1600명이 부상했다.
레바논 남부의 또 다른 마을에서는 오토바이 하나에 5인 가족이 서로를 부둥켜안은 채 타고 베이루트를 거쳐 피란을 가는 장면이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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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에 공습을 퍼붓자 주민들이 북부 트리폴리 등지로 피란하면서 혼란이 커지고 있다고 BBC방송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레바논 남부 전역의 민간인들은 소지품을 챙겨 각자 차와 트럭, 오토바이를 타고 북쪽으로 향하고 있다. 한낮에는 베이루트로 가는 도로가 주차장을 방불케 할 만큼 꽉 막히고, 6차선 해안 고속도로에도 차량들이 몰렸다.
이스라엘군이 지난 24시간 동안 약 1100건의 공습을 가한 결과, 레바논 보건부 기준 492명이 숨지고 1600명이 부상했다.
남부 나바티에 거주 학생인 자흐라 사울리는 BBC에 출연해 "폭격 소리를 듣고 새벽 6시에 일어났다"며 "정오쯤에는 폭격이 정말 격렬해졌다. 유리 깨지는 소리가 많이 들렸다"고 말했다.
레바논 남부의 또 다른 마을에서는 오토바이 하나에 5인 가족이 서로를 부둥켜안은 채 타고 베이루트를 거쳐 피란을 가는 장면이 포착됐다.
아내와 세 아이를 태우고 오토바이 운전에 나선 A 씨는 BBC 인터뷰에서 "우리가 무슨 말을 하길 바라냐"며 "그저 도망가야 해서 가는 것"이라고 퉁명스럽게 말했다.
이스라엘과의 국경에서 거리가 어느 정도 있는 베이루트에서도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남쪽에서 올라온 피란민들이 시내로 쏟아져 들어오면서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무기 저장고로 알려진 지역 주민들에게 경고를 보냈다고 밝혔으나, 헤즈볼라의 거점으로 간주되지 않는 지역 주민들에게도 경고가 발신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들은 이 같은 경고 메시지를 수신한 뒤 아이들을 데리러 학교로 달려갔다. 아이 아버지인 B 씨는 아들을 학교에서 데리고 나온 뒤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모든 주민들에게 전화를 걸어 위협하고 있다"며 "아들을 데려가려고 왔다. 상황을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도로에 피란 행렬이 줄잇자 연료 부족 사태도 벌어졌다. 한 택시 기사는 "베이루트에 오는 사람이 너무 많다"며 연료가 바닥났다고 토로했다.
베이루트 서쪽의 비르 하산에 위치한 공립 학교는 대피 시설로 쓰이고 있다. 교실에는 피란민 수용을 위한 매트리스가 잔뜩 쌓여 있었다.
레바논 각지의 병원들은 모든 긴급 수술을 전부 취소하라는 당국의 명령을 받았다. 외과의사들이 공습에 따른 사상자에 대응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반면 집안을 떠나지 못하는 주민들도 있다고 BBC는 전했다. 공습 위험과 교통 체증 때문에 피란을 갈 엄두가 나지 않는 이들이다.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스라엘과의 전면전이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체념적인 분위기가 조성됐다. 베이루트의 한 상점 주인 무함마드는 로이터에 "그들이 전쟁을 원한다면 우리가 뭘 할 수 있겠냐"며 "전쟁을 강요당해도 우린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탄식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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