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팠던 날들은 안녕, 한을 푼 KIA의 또 한 천재···윤도현 “도영이가 있다는 것, 내게는 큰 강점”[스경x인터뷰]
윤도현(21·KIA)은 지난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전에서 선발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2022년 입단 이후 처음이었다.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2차 2라운드 상위 순번에 지명된 윤도현은 고교 내야수 중에서도 천재급으로 불렸다. 같은 해 1차 지명으로 입단한 광주 동성고 김도영과 함께 큰 기대를 받았다.
같이 입단했지만 다른 길을 걸었다. 김도영이 크고 작은 부상 속에서도 기회를 잡아가다 3년차인 올해 대박을 터뜨리며 슈퍼스타로 올라선 반면, 윤도현은 그야말로 내내 부상에 시달렸다. 지난해 5월28일 딱 한 경기, 대수비로 한 타석에 들어선 것이 1군 경력의 전부였다.
데뷔후 3년차에, 시즌 종료를 몇 경기 남겨두고서야 처음으로 얻은 선발 출전의 기회를 윤도현은 놓치고 싶지 않았다. 가진 힘을 200% 쏟아붓고 싶었다. 이날 윤도현은 4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데뷔 첫 안타에 첫 타점, 첫 득점까지 차례로 기록했다. 2번 3루수로 나서 1번 타자 김도영과 환상의 테이블세터로 활약했다.
윤도현은 부상이 많았다. 어린데도 불운한 천재라고 불렸다. 입단 첫해 시범경기에서 2경기 만에 수비 중 손등을 밟혀 골절상을 입은 것을 시작으로, 할만 하면 부상이 왔다. 다치고 싶지 않아 건강한 몸을 만들고자 웨이트트레이닝에 열을 올리는 모습에 코치들이 안타까워 하기도 했다. 건강하게 출발한 올해 스프링캠프를 완벽하게 소화했고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맹타를 휘둘러 상대 감독들의 눈을 휘둥그레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또 옆구리 부상, 재활군에서 개막을 맞은 뒤 2군에서 실전에 나가서는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을 하다 손가락이 골절돼 수술을 받았다.
모두 극복하고 처음으로 선발 라인업에 적힌 이름 석 자에 윤도현은 다시 용기를 얻었다. 윤도현은 “재활을 했어도 팬들이 항상 응원해주셔서 크게 힘들지 않았다. 복귀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고 앞으로는 부상 없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많이 다쳤었지만 그래도 내가 해야 되는 것은 야구이기 때문에 힘들다는 생각하지 않으려 노력하며 항상 열심히 운동만 했다. 부상으로 쉬었어도 나는 매년 더 발전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내 모습에 후회는 없고 이제부터는 부상 없이 더 발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동기생 김도영과 처음으로 함께 출전한 경기였다. 아마추어 시절 가장 큰 라이벌이었던 김도영과 윤도현은 지금은 한 팀에서 가장 의지할 수 있는 동기생이다. 김도영이 1번, 윤도현이 2번타자로 나선 이날 총 6안타 2타점 4득점을 합작했다.
윤도현은 “라인업에 둘이 1·2번인 것을 보고 ‘같이 그림 만들어보자’고 얘기나눴다. 홈런 치면 들어와서 같이 껴안자고 했었다. 첫 타석에 섰을 때는 앞에서 도영이가 홈런을 쳐서 나도 들떠 있었다. 도영이 응원가가 들릴 때 오히려 내가 힘을 받아 집중할 수 있었다”며 “도영이랑 같은 팀이 된 이후로는 자극을 받은 적은 한 번도 없다. 도영이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저렇게 자리잡은 모습을 보면서 나도 빨리 좋은 모습을 보여야겠다고 생각하게 된다. 도영이가 있다는 것이 내게도 큰 강점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도현은 이제 막 1군 생활을 시작했다. 다른 선수들은 시즌을 마무리해가는 지금, 윤도현은 시즌을 새로 시작하고 있다. 윤도현은 “오늘 경기는 (잘 했지만) 크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프로는 매일매일 경기 해야하기 때문에 200%로 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나는 한 경기 한 경기 쏟아부어야한다고 생각하고 했다”며 “나는 대주자, 대타, 대수비 다 가능하다. 몇 경기 남지 않았지만 100%를 다해 내 최고의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광주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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