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 55대 동원해 이탈리아서 서울로…도대체 뭘 실었길래
한·이탈리아 수교 140주년 맞아
베로나 페스티벌 첫 해외 투어
푸치니 걸작 ‘투란도트’ 공연
“한국 높은 문화 수준에 성사”
10월 12~19일 서울 KSPO돔서
웅장하고 화려한 무대 재현
베로나 축제가 이렇게 전막 오페라를 통째로 해외로 옮겨온 건 올해로 101회 째를 맞는 축제 역사상 처음으로 알려졌다. 막대한 규모, 수반되는 비용 때문에 보통은 홍보성 투어 콘서트를 하는 데 그친다. 그런데도 이 어려운 초대형 프로젝트를 실현한 건 두 여성, 미켈라 린다 마그리 주한이탈리아문화원장과 이소영 솔오페라단장의 역할이 컸다. 지난 23일 주한이탈리아문화원에서 만난 이들은 “한·이탈리아 수교 140주년 기념하는 문화 행사 중에서도 최대 규모”라며 “한국의 높은 문화 수준 덕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먼저 아이디어를 낸 건 마그리 원장이었다. 지난해 이소영 단장이 유명 이탈리아 오케스트라 초청 공연을 기획하며 문화원에 도움을 청했는데, 역으로 마그리 원장이 ‘베로나 축제를 초청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단다. 이 단장은 “너무 큰 규모라 엄두도 안 났는데 ‘부딪쳐보자’는 생각에 제안서를 써서 보냈다”며 “긴 협의를 거치긴 했지만 베로나 축제 측에서도 흔쾌히 협조해줬다”고 했다.
특히 이 단장은 “작년 한 해 동안 베로나 축제에 방문한 한국인이 2000명이 넘는다더라”며 “무엇보다 한국의 문화적 위상이 커진 점 등이 내한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마그리 원장도 이 단장의 말에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베로나 축제 측에서도 큰 투자를 결심했다”며 “베로나란 도시와 축제를 한국의 대중들에게 더 알리고, 한국의 음악·예술인들도 축제에 참여할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111년 만의 첫 내한...티켓값 5만원~55만원
이 단장은 “예술이 귀족의 전유물이던 시대는 지나갔지만, 아직 우리나라 사람들이 오페라에 느끼는 심리적 벽은 높다”며 “이번 공연이 그 벽을 깨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했다. “베로나 축제의 경우 벽을 허물고 산업적으로도 성공한 사례예요. 실제로 베로나 축제에 가보면, 드레스·정장을 입은 관객뿐 아니라 가족 단위로 소풍 가방을 싸 들고 오는 관객도 많아요. 이번 공연도 관객분들이 즐기고 싶은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접근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마그리 원장도 좋은 문화예술 공연이 삶의 한 축을 풍성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탈리아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오페라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극장의 연간 회원권이 항상 매진될 정도로 오페라가 대중화돼있다”며 “은퇴 후의 연금 생활자들도 회원권을 구매해 문화를 즐긴다”고 전했다.
마그리 원장은 또 “이번 공연이 많은 관객과 만나 앞으로도 한국과 대규모 문화예술 교류가 이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지난해 국립오페라단의 ‘라 트라비아타’가 기억에 남아요. 기획력 등 상당히 수준이 높았죠. 또 다른 작품 ‘나부코’는 한국적 요소를 담은 의상·무대가 어색함 없이 오페라와 잘 어울렸지요. 이런 공연들이 이탈리아에서도 열리는 날이 오면 좋겠네요. 대형 프로젝트에는 많은 자본이 드는 만큼 정부와 기관의 많은 관심이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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