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직 넘버 소멸 되기 직전에서…롯데, 올해의 소득도 결국 윤동희였다

김하진 기자 2024. 9. 24.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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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대전 한화전에서 타격하는 롯데 윤동희.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는 지난 23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9회를 시작하기 직전까지만해도 패색이 짙었다. 경기 초반 1-0으로 리드를 잡았지만 7회말 역전을 허용한데다 추가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계속 경기를 끌려갔기 때문이었다.

한화는 9회초 마무리 투수 주현상을 마운드에 올렸다. 아웃카운트 3개면 경기가 끝난다. 1패만 더 하면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가 확실시 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9회초 1사 후 롯데 나승엽이 좌전 안타를 치면서 희망을 살렸다. 이어 전준우가 좌중간 2루타로 기회를 이어나갔다. 그리고 윤동희가 타석에 섰다. 윤동희는 볼카운트 3B-1S에서 주현상의 5구째 직구를 받아쳤다. 좌전 안타가 됐고 그 사이 2,3루에 있던 주자들이 모두 홈인했다. 롯데는 다시 뒤집은 한 점 차를 지켰고 간신히 트래직넘버 1을 지켰다.

올해도 가을야구를 치르는 건 어려운 상황이 됐지만 롯데는 윤동희의 활약에 웃을 수 있었다.

롯데 윤동희. 연합뉴스



야탑고를 졸업한 뒤 2022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3라운드 24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윤동희는 2022시즌에는 1군에서 고작 4경기 타율 0.154를 기록했던 선수였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스프링캠프부터 두각을 드러내더니 1군에서 자리를 잡았고 107경기 타율 0.287 2홈런 41타점 등을 기록하며 입지를 다졌다. 지난 시즌 중 열린 아시안게임에도 참가해 금메달에 힘을 보태면서 야구 인생의 탄탄대로가 열렸다.

올해에도 주전 외야수로 시즌을 시작했다. 시즌 개막 전부터 김민석이 부상으로 빠지는 등 외야진에 변수가 생기면서 윤동희의 부담감이 커졌다. 윤동희는 보다 더 큰 책임감을 안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하지만 롯데는 야심차게 시즌을 시작한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았고 하위권을 전전하며 쉽지 않은 시즌이 이어졌다.

그런 가운데 윤동희는 단 한 번도 2군행을 통보받지 않고 1군에서의 자리를 지켰다. 야수 중에서는 1군에서 계속 뛴 선수가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와 윤동희 두 명 뿐이다. 그를 대체할 선수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팀의 미래를 위해서는 성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윤동희 역시 자신의 역할을 잘 알았다. 시행 착오의 과정도 많이 겪었다. 후반기 들어서는 스윙이 커져 사령탑의 우려를 사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윤동희는 “경기를 치르다보니 체력적으로 떨어지고 밸런스가 깨지는 상황이 오면 나도 모르게 스윙도 커지게 된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스윙이 크다기보다는 좀 더 돌아나온다라던가 반응이 늦다라고 생각이 된다. 타이밍이 늦어지다보면 공을 맞추기 위해 스윙이 커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윤동희는 기다릴 줄도 알게 됐다. 그는 “밸런스는 경기를 치르다보면 어쩔수 없이 깨지는 것”이라며 “타격에는 사이클이 있기 때문에 밸런스가 깨진 순간을 짧게 가져가고 다시 원래 밸런스를 찾는게 가장 중요해서 훈련할 때 신경쓰고 있다.다시 몸 상태가 올라올 때까지 버텨내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서 기다리기도 했다”라고 설명했다.

휴대폰에 자신이 깨달은 바를 한 줄씩 써내려간 윤동희는 어느새 메모장이 빼곡할 정도가 됐다. 그만큼 경험이 쌓이고 있다. 윤동희는 “아직 1군에서 풀타임을 뛴 게 2년밖에 안 됐기 때문에 모든게 경험이고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메모를 해놓고 생각을 하다보면 내년이 좀 더 나아지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올시즌 그의 성적은 135경기 타율 0.293 14홈런 85타점이다. 지난해 107경기 타율 0.287 2홈런 41타점을 훨씬 넘어서는 기록이다.

2017년 이후 7년만에 가을야구 진출을 꿈꿨던 롯데는 올해도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롯데로서는 올시즌 얻은 소득들을 바탕으로 다음 시즌을 향한 그림을 그려야한다. 젊은 선수들이 경험을 쌓은 것에 위안을 삼아야하는 상황에서 풀타임 2년차를 소화한 윤동희의 활약은 희망을 안긴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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