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롤드컵' 아니죠, '월즈' 맞습니다

김용우 2024. 9. 24.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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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라이엇 게임즈.
2017년 중국 우한에서 시작됐던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을 현장서 취재했던 기자가 라이엇 게임즈 센트럴 관계자들과 이야기하면서 들었던 공통적인 단어 중 하나는 '월즈(Worlds)'였다. 지금까지 한국서는 LoL 월드 챔피언십은 축구의 월드컵을 빗대어 '롤드컵'으로 통용됐지만, 한국을 제외한 다른 지역서는 '롤드컵'이 아닌 '월즈'로 불리고 있었다.

◆ 13주년을 맞는 LoL 월드 챔피언십

LoL 월드 챔피언십은 LoL을 서비스한 라이엇 게임즈가 2011년 처음으로 만들었다. 라이엇 게임즈는 첫 번째 국제 대회인 LoL 월드 챔피언십을 2011년 6월 드림핵 윈터가 열리는 스웨덴 옌셰핑에서 진행했다. 당시 프나틱은 어게인스트 올 어쏘리티를 2대1로 꺾고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매년 LoL e스포츠 대회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LoL 월드 챔피언십은 25일 독일 베를린서 개막한다.

출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던 리그 오브 레전드(LoL)는 2012년 한국에서 처음으로 대회가 진행됐다. LCK의 전신인 LoL 챔피언스는 예선을 거쳐 스플릿을 진행했다. 스프링서 우승을 차지한 팀은 MIG 블레이즈였다. 지금 LCK 분석데스크를 진행 중인 '헬리오스' 신동진, '캡틴잭' 강형우가 속했던 MIG 블레이즈는 형제 팀이었던 MIG 프로스트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시즌1 때 나가지 않았던 한국 팀들은 시즌2부터 LoL 월드 챔피언십에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MIG 프로스트를 인수했던 아주부 프로스트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에서 열린 LoL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에 올랐지만 타이베이 어새신(현 타이베이 J팀)에게 1대3으로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2018년 인빅터스 게이밍(IG)이 프나틱을 꺾고 우승을 차지하기 전까지 한국을 제외한 타 지역 게임단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건 처음이었다.

작년 고척돔에서 열린 LoL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사진=라이엇 게임즈)
◆ '롤드컵' 단어는 언제 나왔을까?

그렇다면 '롤드컵'이라는 단어는 언제부터 나오기 시작했을까? 관계자들은 2014년 한국, 대만, 싱가포르에서 열린 LoL 월드 챔피언십이 처음이라고 이야기한다. 당시 언론에서는 LoL 월드 챔피언십을 월드컵을 빗대어 탄생한 '롤드컵'이라는 단어가 나오기 시작했다. 결승전도 2002년 월드컵이 열렸던 상암 월드컵 경기장서 진행됐다. 결승전이 월드컵이 진행됐던 장소에서 열렸기에 단어를 합성해 '롤드컵'이라는 단어가 탄생했을 거라는 이야기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지만 월드컵은 축구 국가대항전이라면 LoL 월드 챔피언십은 클럽(게임단) 대회이기에 '롤드컵'이라는 단어를 쓰는 건 어폐가 있다. '롤드컵'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도 한국이 유일하다. 이웃 동네 중국의 경우에는 '全球总决赛(글로벌 결정전)'이라고 표기한다.

2014년 상암 월드컵경기장서 열렸던 LoL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
◆ '롤드컵' 아니다 '월즈'가 맞다

올해 LoL 월드 챔피언십은 25일 독일 베를린서 개막한다. 플레이-인을 거쳐 10월 3일부터는 스위스 스테이지로 본격적인 대회가 진행된다. LCK서는 한화생명e스포츠, 젠지e스포츠, 디플러스 기아, T1이 참가한다. 2022년 DRX 우승 이후 LCK는 LoL 월드 챔피언십 3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사실 10년 이상 LoL 월드 챔피언십을 '롤드컵'으로 불렀기에 당장 변화를 줘야한다는 것도 쉽지 않다. 그렇지만 한국을 제외한 다른 지역은 '월즈'라고 하는데 한국만 맞지 않은 '롤드컵'이라고 부르는 것도 애매하다.

LoL 월드 챔피언십 개막을 앞두고 이야기를 나눈 해외 관계자는 "10년 이상 '롤드컵'이라고 했지만 이제부터라도 정리가 필요한 게 사실이다"면서 "'롤드컵'은 맞지 않은 표현이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도 'LoL 월드 챔피언십' 아니면 '월즈'라고 쓰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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