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엔캐리 잔액 3조4000억弗… 2000억弗 추가 청산될 수도”

“시장 변동성 확대, 円캐리 유인 축소 탓”
”선물 순매도 포지션은 8월 초 이미 청산”
“캐리 트레이드, 통화가치 하락시킬 수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를 시작하면서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의 추가 청산 가능성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한국은행이 앤케리 자금 잔액을 3조4000억달러로 추정했다. 그 중 2000억달러 규모의 자금이 청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엔캐리 트레이드란 저금리인 엔화를 빌려 달러 등 고금리 통화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통상 엔화 선물환을 매도하거나 고금리 통화 선물환을 매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와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 /뉴스1

한은이 24일 발간한 ‘BOK이슈노트: 최근 엔캐리트레이드 수익률 변화와 청산가능 규모 추정’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미·일 금리차 확대 등으로 상당기간 플러스(+) 수익률을 지속했던 엔캐리 트레이드의 기대수익률은 지난 7월 이후 엔화가 급격히 절상되면서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한은은 이 같은 엔캐리 유인 변화가 지난달 초 글로벌 발생한 엔캐리 자금 청산에 기여했다고 판단했다. 한은은 “8월 초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재부각되면서 주요국 증시가 급락하는 등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면서 “일각에선 변동성이 커진 요인으로 엔화 기반의 캐리트레이드 자금 청산을 주목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향후 엔캐리 자금의 추가 청산이 국제금융시장에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이에 한은은 엔캐리 자금을 ▲비거주자 비상업 엔화 선물 순매도 포지션 ▲비거주자 글로벌 은행 엔화 대출 ▲일본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로 분류해 각 항목의 금액을 추정한 뒤, 총 금액과 청산가능 금액을 산출했다.

분석 결과 엔캐리 자금의 전체 잔액은 506조6000억엔으로 추정했다. 미국 달러 기준 3조4000억달러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 중 선물 순매도 포지션 5000억엔(35억달러), 엔화 대출 41조1000억엔(2737억달러), 해외증권투자 465조엔(3조999억달러) 등이었다.

한은은 향후 엔캐리 트레이드 유인이 축소될 경우 32조7000억엔이 청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2000억달러 규모로, 전체 엔캐리 자금의 6.5%에 달하는 금액이다. 각각 ▲선물 순매도 포지션 5000억엔(35억달러) ▲대출 13조엔(866억달러) ▲해외증권투자 19조2000억엔(1280억달러)이다. 이중 선물 순매도 포지션은 지난달 초 청산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관련해 윤경수 한은 국제국장은 이날 한은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캐리트레이드 자금은 위기를 직접 유발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 변동성이 증대되는 시점에 투자 대상 국가의 통화가치와 자산가격의 하락을 더 증폭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움직임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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