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출장 포기하고 국회 출석… 홍명보 “국민 궁금한 부분 밝히기 위해”

홍명보(오른쪽) 축구대표팀 감독이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국민의 의구심을 풀기 위해 유럽 출장을 포기하고 국회에 출석했다.

홍 감독은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홍 감독은 이날 회의가 잠시 멈추자 취재진과 만나 "국민들께서 궁금해하시는 부분을 내가 아는 선에서 이야기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본래는 지금 내가 유럽에 있어야 할 시간이다. 유럽에서 몇몇 선수를 점검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다음 달 10일 요르단과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3차전(원정), 15일 이라크와 4차전(홈)을 치른다. 홍 감독은 2경기에 출전할 선수들을 점검하고 확정, 오는 30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홍 감독은 자신의 선임 과정이 공정하다고 분석했다. 절차적인 정당성에 큰 흠결이 없다는 게 홍 감독의 판단. 대한축구협회의 전무이사를 역임하기도 했던 홍 감독은 현안 질의에서 "(전무이사로) 한 번 경험해 봤기 때문에 그 경험을 통해 말씀드리면, 불공정하거나 특혜가 있었다 생각하진 않는다"라면서 "난 전력강화위원회에서 1순위로 올려놨기 때문에 감독직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홍 감독은 6월 21일 정해성 전 위원장이 이끌었던 마지막 회의인 제10차 전력강화위 회의에서 위원들로부터 다비드 바그너 감독과 함께 가장 많은 7표를 받았다.

홍 감독은 그러나 최근까지 프로축구 울산 HD 사령탑을 맡았던 만큼 행정상 문제에 대해선 답변하지 않았다. 홍 감독은 "전력강화위 안에 있었던 게 아니라서 공정, 불공정 여부를 물어보시면 말씀드릴 수 없다"며 "김판곤 (전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장과 함께 일했을 때도 마찬가지로 이 과정이 불공정하거나 누구한테 특혜를 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또 "10차 회의에서 전력강화위의 역할이 끝난 것이다. 최종 후보자 3명을 올렸기 때문"이라며 "(자신을 고른) 이임생 (기술총괄)이사의 역할은 순차적으로 후보자들과 협상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감독은 자신의 후임으로 울산에 부임한 전 전력강화위원장 김판곤 감독은 언급한 뒤 "김 위원장이 최종 후보를 4, 5명 올려놓고 거기서 1, 2, 3차 후보가 안 돼서 결과적으로 4차 후보였던 파울루 벤투 감독이 선임된 거다. 그게 전력강화위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홍 감독은 최종 후보였던 바그너 감독, 거스 포예트 감독을 제치고 국가대표 사령탑으로 낙점됐다. 그런데 바그너 감독, 포예트 감독과 달리 홍 감독은 면접과 발표를 진행하지 않고 선임됐다. 이 사실을 팬들이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홍 감독은 이임생 기술이사가 유럽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직후인 7월 5일 오후 11시에 이뤄진 면담 도중 ‘면접’과 같은 절차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이 이사가 내가 이야기하는 걸 다 적었다. 이 이사의 이야기를 듣고 나도 또 내 생각을 이야기했다"며 "그 안에는 한국 축구 기술 철학도 있었고, 내 축구 철학과 대표팀과 연령별 대표팀의 연계 방안, 나의 몇 가지 기술적인 포메이션, 축구 스타일 등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이 이사가 대표팀을 놓고 내게 부탁을 했다는 말은 맞지 않는다. 나한테 제안했다고 봐야 한다"며 "제안했고, 내가 결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종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