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코리아 법인세 6229억 추산…155억만 납부”

배문규 기자 2024. 9. 24.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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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155억 납부…네이버의 3% 수준
“구글, 국내 영업 실적 투명성 훼손” 비판
구글코리아의 국내 주요 IT기업 대비 매출액. 최수진 의원실 제공

구글코리아가 지난해 한국에서 법인세로 낸 돈이 155억원인데, 매출 추정치를 고려하면 6229억원은 냈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내에서 구글과 경쟁하는 네이버·카카오 등과 비교해 턱없이 적은 법인세를 냈다는 취지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24일 한국재무관리학회 연구보고서와 국내외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구글코리아의 국내 매출이 누락된 것으로 의심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구글 검색과 유튜브 등을 운영하는 구글코리아가 공시한 지난해 매출은 3653억원이다. 하지만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최근 한국재무관리학회에 낸 연구보고서를 통해 구글코리아가 지난해 최대 12조1350억원의 매출을 낸 것으로 추산했다. 구글이 공개한 경제효과 보고서를 토대로 한국 시장 점유율과 광고 관련 지표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다. 이에 따른 법인세는 최대 5180억원으로 추산됐지만, 실제 국내에 낸 법인세는 155억원에 불과했다.

국내 최대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매출 9조6706억원)보다 더 큰 돈을 벌었지만, 구글코리아의 세금 납부 규모는 네이버(4963억원)의 3% 수준에 그친 것이다. 법인세는 이익에 비례하는 것을 감안할 때, 국내 인력·투자가 거의 없는 구글코리아의 법인세는 훨씬 많을 것이라는 추정도 가능하다. 최 의원은 “네이버는 지난해 매출의 5.13%를 법인세로 냈다”며 “같은 비율을 구글코리아의 지난해 추정 매출에 대입해도 법인세 규모는 6229억원”이라고 주장했다.

구글코리아는 매년 네이버·카카오 대비 4~5% 수준의 매출만 신고하고 있다. 구글 본사의 영업이익률이 20~30%대인 것에 반해 구글코리아는 한 자릿수대로 괴리가 있다. 최 의원은 “구글 본사가 서비스별 매출을 구체적으로 공시하는 반면, 구글코리아는 매출의 세부 항목을 공개하지 않아 국내 영업 실적에 대한 투명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글 본사 및 구글코리아 매출 신고 항목 비교. 최수진 의원실 제공

구글코리아 외에도 페이스북·넷플릭스·애플 등 글로벌 기술 기업들은 국내 조세 의무를 회피하기 위해 해외 본사에 비용을 지급한다는 명목으로 매출원가를 높이고 영업이익률을 낮춘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고 있다. 최 의원은 “빅테크의 국내 매출을 서비스별로 세부 내역을 명확히 공개하도록 의무화하고, 원가 산정 및 세무 신고 과정의 불투명성을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구글코리아는 유튜브 뮤직 ‘끼워팔기’로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제재 절차에 들어갔으며, 지난해 ‘인앱결제 강제’ 혐의로 방송통신위원회에선 과징금이 부과됐으나 최종 처분이 미뤄지고 있다.

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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