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몰리는 차없는 거리' 제주 걷기 행사에 공무원 동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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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접근성이 떨어지는 장소를 골라 구설에 오른 제주도의 '차 없는 거리' 행사를 둘러싸고 이번에는 공무원 동원 논란까지 제기됐다.
제주도는 28일 제주시 연북로에서 열리는 '차 없는 거리 걷기' 행사에 사전 신청을 요청하는 공문을 모든 부서와 산하기관에 발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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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대중교통 접근성이 떨어지는 장소를 골라 구설에 오른 제주도의 '차 없는 거리' 행사를 둘러싸고 이번에는 공무원 동원 논란까지 제기됐다.
제주도는 28일 제주시 연북로에서 열리는 '차 없는 거리 걷기' 행사에 사전 신청을 요청하는 공문을 모든 부서와 산하기관에 발송했다.
공문에는 '가족과 함께 임직원들이 걷기 행사에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협조해 주기 바란다'는 요청과 함께 '행사 참여 인원에 대한 사전 수요조사'를 명목으로 기관별 참여 예정 인원을 회신에 첨부할 것을 요구했다.
제주도청 공무원 A씨는 24일 "독려 형태라고 하지만 토요일에 부서장, 동료 눈치를 보며 참여해야 하나 고민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오영훈 제주지사 취임 이후 삼일절, 광복절에 이어 '제주도와 제주 출신 국회의원 간담회'에 공무원을 박수부대로 동원했다는 뒷말도 오간 바 있어 이번 걷기 행사도 사실상 강제 동원 성격이 짙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제주도 관계자는 24일 "기관별 참여 예정인원을 회신하라는 공문은 안전 관리 차원에서 조사하려는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걷기 행사가 열리는 제주시 연북로 2㎞ 구간(제주문학관∼메가박스)은 이미 대중교통 접근성이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19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탈핵·기후위기 제주행동'은 성명을 내 "행사 장소인 연북로 구간은 자가용 이용이 집중된 곳으로 대중교통 접근성이 매우 취약하고 자전거와 도보로 접근하는 것이 쉽지 않은 지역"이라며 "걷고 자전거를 타기 위한 공간으로 해당 구간을 통제할 예정이라는데, 자가용을 이용해야만 접근할 수 있는 곳에 행사를 여는 것은 도대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제주도는 '차없는 거리' 행사장 주변으로 많은 차량이 몰릴 것을 대비해 인근 한라도서관, 오등봉공원 나대지 등에 500대를 세울 수 있는 주차 공간을 확보했다.
차없는 거리 행사를 하면서 대규모 주차 공간까지 두는 것은 앞 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 제주도 관계자는 "버스를 타고 와 주변에서 내리면 행사장이 충분히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에 있다"며 "참가자들은 자가용 대신 가급적 대중교통이나 도보로 와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차 없는 거리 걷기 행사는 28일 오전 9시부터 정오까지 제주시 연북로 2㎞ 구간에서 '걷는 즐거움, 숨 쉬는 제주'를 주제로 진행된다.
연북로 6개 차선이 걷기 전용(3개), 자전거 전용(2개) 비상 차량 운행로(1개) 등으로 활용된다.
행사에는 자전거 이용자는 물론, 인라인스케이트 이용자도 참여할 수 있다.
행사장에는 18개 건강 체험 부스, 문화 공연, 체험장 등이 마련되고, '도민 10억 걸음 달성 1억원 걷기 기부 캠페인'과 범도민 걷기 실천 다짐 퍼포먼스도 열린다.
참여를 원하는 도민은 25일까지 제주도 누리집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ko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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