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불문학상 우신영 "글 쓰기 결심은 부끄러움 때문"

조수원 기자 2024. 9. 24.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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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지 않은 세상, 부채감을 덜어내는 글 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죄책감을 느끼는 것만으로는 용서받을 수 없다고 생각해서 어떤 방식, 어떤 장르로든 목소리를 내고 싶었습니다."

그러면서 "탈북한 의사가 유리창을 닦다 돌아가시고, 아파트 유리창을 청소하다 돌아간 젊은 노동자 등 그분들의 서사를 글 쓰는 사람, 발언할 수 있는 사람이 대신 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이 소설을 쓴 배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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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2편 중 '시티 뷰' 선정…상금 7000만원
문학교수에서 소설가로 변신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제14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시티뷰' 작가 우신영이 2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4.09.24.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원 기자 = "부끄럽지 않은 세상, 부채감을 덜어내는 글 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죄책감을 느끼는 것만으로는 용서받을 수 없다고 생각해서 어떤 방식, 어떤 장르로든 목소리를 내고 싶었습니다."

제14회 혼불문학상을 받은 작가 우신영(39)은 소설을 쓰기 전 인천대학에서 현대 소설을 가르쳤다. 올해 2월 교단을 떠난 뒤 소설 '시티 뷰'를 집필했다.

혼불문학상은 고(故) 최명희 선생의 대하소설 '혼불'이 그려낸 인간 불멸의 정신을 세상에 다시 피우기 위해 2011년 제정된 상이다. 올해는 장편소설 282편이 응모했다. 대상 수상 작가에게 상금 7000만원이 수여됐다.

혼불문학상 수상작 '시티 뷰'는 인천 송도를 배경으로 강박과 결핍, 자해, 트라우마 등에 시달리면서도 겉으로는 매끄러운 삶을 살아가고자 애쓰는 오늘날 도시인의 초상을 그린 작품이다.

2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소설 '시티 뷰' 출간 기념 간담회에서 우신영은 "송도는 유리 건물이 아름다운 빌딩 숲이자 현란하게 아름다운 곳인데 신문을 보다 보니 유리창을 닦다 다치거나 돌아가신 분들이 적지 않게 기사화된 걸 보고 태연하게 지나칠 수 없었다"고 했다. "자주 나오는 기사지만 그때마다 놀라운 충격이었고 충격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교단에 돌아가 아이들에게 가르치기엔 스스로 못나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탈북한 의사가 유리창을 닦다 돌아가시고, 아파트 유리창을 청소하다 돌아간 젊은 노동자 등 그분들의 서사를 글 쓰는 사람, 발언할 수 있는 사람이 대신 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이 소설을 쓴 배경을 밝혔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제14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시티뷰' 작가 우신영이 2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4.09.24. pak7130@newsis.com

학생을 가르치는 일을 그만두고 글을 쓰기로 결심한 건 사회적 소명이 아닌 스스로에 대한 부끄러움 때문이었다.

"찌질한 부끄러움이 매 순간 느껴졌어요. 저는 항상 운이 좋았는데 동시에 누군가의 운을 뺏는 것이었어요."

우신영은 "공부를 잘했다는 이유로 너무 많은 운과 기회가 주어졌고 그 시기에 다른 공간에 있었던 사람들은 무슨 일을 할까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며 "(그들이) 더 많은 글과 말이 필요할 텐데 왜 내가 쥐고 있지, 나눠주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혼불문학상과 더불어 지난해 가을 집필한 동화 '언제나 다정 죽집'으로 제30회 황금도깨비상도 수상했다.

우신영은 "글을 써보고 싶다는 표현자의 생각으로 부끄러운 마음을 가지고 출발선에 섰다"며 "동화와 소설 작품을 계속 쓰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따사로운 시선을 선사하고 싶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tide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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