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전투기, 영공 침범한 러시아 초계기에 강한 빛과 열의 플레어 사용해 강력 경고
러시아의 초계기 한 대가 일본 영공을 침공하자, 일본 자위대가 F-15와 F-35 전투기를 긴급 발진해 적외선 유도미사일 등을 교란하는 ‘플레어’를 발사했다. 강한 빛과 열을 내는 플레어는 사격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강한 경고 조치다. 일본이 영공 침범에 대해 플레어를 발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24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러시아의 초계기 IL(일류신)-38 한 대는 23일 오후 1시와 4시 사이에 홋카이도 북서쪽에 있는 레분시마(섬) 인근의 일본 영공을 3차례에 걸쳐, 30초~1분간 침범했다. 북쪽에서 남쪽으로 일본 영공 주변을 반복 비행하면서 수시로 드나든 것이다. 긴급 발진한 자위대 전투기는 러시아 초계기에 무선으로 영공 밖으로 나갈 것을 경고한 뒤 세 번째 침범 때는 플레어를 사용했다. 러시아 초계기는 5시 50분쯤 일본 주변 해역을 벗어나, 러시아 쪽으로 날아갔다.
일본은 강하게 반발했다. 미국을 방문 중이던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24일 뉴욕에서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 초계기의 영공 침범은 매우 유감으로, 러시아 정부에 대해 외교 경로를 통해 매우 엄중하게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강력히 요구한다”며 “영토, 영해, 영공은 단호히 지켜낸다는 결의 아래 경계와 감시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기하라 미노루 방위상도 이날 “도발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해도 이상하지 않다”며 “러시아군의 동향을 엄중 감시하겠다”고 말했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략 이후에도 우리 나라(일본) 주변에서 활발한 활동을 계속하고 있어 경계 활동을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옛 소련을 포함해 러시아의 일본 영공 침공은 이번을 포함해 44번 있었다. 자위대는 1987년 옛 소련의 전투기가 오키나와 인근의 영공을 침범했을 때 빛을 내는 ‘신호 사격’으로 경고한 적이 있다. 방위성은 “영공 침범과 관련해, 경고 조치의 수단으로 신호 사격과 플레어 가운데 어느 쪽을 선택할지는 상황에 따라 부대가 판단한다”며 “둘 다 무기의 사용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미국, 러시아 은행 제재 전격 해제
- 고3 수험생 학부모들, 직접 수능 문제 푼 후 보인 반응은
- 경기도, 경기국제공항 후보지 선정... 화성·평택·이천 3곳으로 압축
- 이랜드·부천 손에 달린 수원의 운명... 1부 복귀 기회 잡을까
- ‘공천 개입’ 의혹 명태균, 8시간 만에 檢 조사 종료… 내일 조사 이어간다
- 검찰, ‘강남역 연인 살인’ 대학생에 사형 구형… “사형수로 평생 참회해야”
- 尹 “우크라 현대전 경험 100만 북한군에 적용하면 큰 안보 위협”
- ‘서울대 200만원 절도’ 노숙인, 알고 보니 12년간 사망자 신세… 檢 기소유예
- “소문에 사고 사실에 팔았다”... 트럼프 미디어 주가 23% 폭락
- “은퇴 후 꿈 이뤘다”... 日 77세 도요타 퇴직자가 만든 전기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