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딴 직후 우간다行…40만명 돌본 '헌신의 의사' 올해 아산상 선정

박정렬 기자 2024. 9. 24.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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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회 아산상에 24년간 우간다서 의료봉사 펼친 임현석 원장
의료봉사상은 소외된 환자 3만 명 치료에 힘써온 고영초 원장
26년간 개발도상국 돌본 지구촌나눔운동은 사회봉사상 선정
제36회 아산상 수상자 임현석 베데스다 메디컬센터 원장이 우간다 저소득층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사진=아산사회복지재단


아산사회복지재단은 제36회 아산상 수상자로 지난 24년간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병원 운영과 의료봉사를 펼치며 약 40만 명의 주민들이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헌신해 온 베데스다 메디컬센터 임현석 원장을 선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임 원장은 경북대 의과대학 재학 시절부터 아프리카의 가난한 환자들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꿈꿨다고 한다. 1999년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던 해 우간다에서 활동 중인 학교 선배로부터 열악한 의료환경과 현지 병원 설립의 필요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뒤 그 꿈을 실천하기로 결심했다. 이듬해인 2000년 6월, 임현석 원장은 다니던 병원을 그만두고 의대 동기인 부인과 어린 두 자녀를 데리고 우간다행을 택했다. 2002년 1월 우간다 수도 캄팔라에 베데스다 클리닉(현재 베데스다메디컬센터)을 개원하고 지금까지 월평균 1900여 명을 치료하는 한편 무의촌 섬 지역과 난민 정착 지역 등에 의료 봉사를 진행해왔다.

우간다에는 의사와 의료시설이 없는 무의촌이 많다. 임현석 원장은 병원을 방문하기 어려운 소외지역 주민을 위해 먼저 무의촌 섬 지역에 진료소를 세워 지금까지 15년간 4만 5000여 명의 주민을 돌봤다. 내전을 피해 우간다로 들어온 난민들의 정착 지역 등에 의료캠프를 열어 23년 동안 3만 8000여 명을 치료했다. 뇌전증 소아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2021년부터 1년간 경북대병원 소아신경과에서 전임의 수련을 받은 후 2022년 5월 베데스다 메디컬센터 내에 뇌전증 클리닉을 개설했고, 의료진이 부족한 우간다 뮬라고 국립병원 소아과에서 월요일과 목요일에 자원봉사 의사로 활동하는 등 현지의 어려운 환자들을 위해 끊임없이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다.

제36회 아산상 의료봉사상 수상자 고영초 요셉의원 원장이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사진=아산사회복지재단


의료봉사상에는 쪽방촌 주민, 이주노동자 등 의료 사각지대 환자들을 위해 무료 진료병원인 요셉의원, 전진상의원, 라파엘클리닉에서 지난 51년간 의료봉사를 하며 3만여 명의 환자를 치료한 요셉의원 고영초 원장이 선정됐다. 고 원장은 1973년 서울대 의과대학에 입학해 가톨릭학생회 활동으로 봉사를 시작했고 2023년까지 정기적으로 무료 진료병원에서 의료 봉사활동을 해왔다. 지난해 초 건국대병원 자문 교수에서 은퇴한 뒤 3월에는 그동안 봉사자로 참여해오던 요셉의원에 원장으로 취임해 제2의 봉사 인생을 살고 있다. 고영초 원장은 요셉의원을 방문하기 어려운 고령의 노인과 거동 불편 주민들을 위해 찾아가는 방문 진료에 전념하고 있다.

고영초 원장은 의료봉사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에도 힘을 쏟았다. 건국대학교병원 신경외과 교수로 재직하던 2006년에는 의료봉사를 주제로 사회의학 강좌를 정식수업으로 개설해 의대생들에게 의료봉사에 대한 동기를 부여했고, 무료 진료병원에서 봉사를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하며 학생들과 병원 직원들로 구성된 봉사동아리 '감사'를 만들었다.

사회 봉사상을 수상하는 지구촌나눔운동은 1998년 설립된 국제개발 비정부기구(NGO)로 일시적인 해외 구호보다는 지역주민의 소득증대를 통한 자립 지원 방식에 중점을 두고 농촌과 도시 빈민, 장애인, 지역사회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왔다. 현재는 베트남, 몽골, 동티모르, 르완다 등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8개 개발도상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헌신하거나 효행을 실천한 개인·단체를 격려하는 의미에서 1989년 아산상을 제정했다. 각계의 전문가들로 심사위원회와 운영위원회를 구성하여 후보자 공적에 대한 종합심사를 거쳐 수상자를 선정하고 있다. 올해 시상식은 11월 25일 서울시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 강당에서 개최된다. 임현석 원장에게는 3억 원, 고영초 원장과 지구촌나눔운동에는 각각 2억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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