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등록된 지 거의 한달인데…다년계약한 잠수함 투수 박종훈은 왜 아직 나오지 않나
6월16일과 9월1일. SSG 박종훈(33)이 최근 마운드에 오른 날과 1군에 등록된 경기의 날짜다.
박종훈은 지난 1일 9월 확대 엔트리가 적용되자마자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하지만 박종훈은 아직까지 등판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6월 16일 한화와의 경기에서 2.2이닝 3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쓴 이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박종훈은 올시즌을 선발진의 한 자리를 맡아 시작했다. 하지만 결과가 썩 좋지 않았다. 9경기에서 30.1이닝 27실점(26자책) 평균자책 7.71을 기록했다. 9경기 중 5이닝 이상을 던진 건 단 두 경기 뿐이었고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건 6이닝 3실점을 기록한 지난 4월13일 KT전 한 번 뿐이었다.
지난해까지만해도 한화 상대 34경기에서 18승(6패1홀드)으로 가장 많은 승수를 쌓았지만 올해에는 그런 강점도 사라졌다. 그리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돼 기회를 기다렸다. 퓨처스리그에서 15경기 73.2이닝 18실점(16자책) 평균자책 1.95의 성적을 냈고 9월에 다시 부름을 받았다.
그러나 박종훈은 아직 1군 복귀전을 치르지 못하고 있다. 그가 1군에 등록된 뒤 거의 한 달의 시간이 지나는 동안 기회를 잡지 못했다.
등판 타이밍을 잡을 수 없었다. 이숭용 SSG 감독은 최근 박종훈의 기용에 대해 “점수가 타이트하게 가는 상황이 있었고 점수 차이가 많이 날 때에는 어린 투수들을 위주로 먼저 쓰다보니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라고 했다.
SSG는 9월까지도 가을야구 진출을 향한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팀의 9월 승률은 9승1무4패로 같은 기간 10개 구단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23일 현재 SSG는 5위 KT와 승차 없는 6위에 자리하고 있다. 매 경기가 승부처다. 이런 상황에서 박종훈의 투입 시기를 잡기가 애매한 상황이다.
이 감독도 고민이 된다. 그는 “박종훈이 너무 (경기를) 못 나갔기 때문에 고민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일단 로테이션상 25일 창원 NC전에서는 선발 한 자리가 빈다. 오원석이 부상으로 선발진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박종훈도 이날 선발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힌다.
SSG는 올시즌 NC를 상대로 유독 고전했다. NC전 상대전적은 3승11패로 완전한 열세에 놓였다. NC는 가을야구 진출이 좌절된 상황이지만 아직 5강 진출을 놓고 싸우고 있는 SSG로서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상대다. 때문에 이 감독은 “선발 투수로 누가 들어가든 오프너의 개념이 되지 않을까”라며 “잘 던지면 좋지만 우리가 지금은 물러날 수 없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박종훈의 NC전 통산 성적은 3승10패 평균자책 5.42로 썩 좋지 않은데다 실전 공백이 길었기에 감독의 고민을 더 키울 것으로 보인다.
박종훈은 2021년 12월 다년 계약으로 5년 총액 65억원에 도장을 찍으며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2022시즌 11경기 3승5패 평균자책 6.00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18경기 2승6패 평균자책 6.19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올해에는 시즌을 앞두고 체중 감량을 하며 절치 부심했지만 잘 풀리지 않았다. 퓨처스리그에서 그 누구보다 많은 땀방울을 흘렸으나 1군에서 바로 기회를 얻지 못할 정도의 입지에 놓여있다. 직접 투구를 통해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야하는데 이조차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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