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위 "홍명보 선임 절차, 동네 계모임보다 못해"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감독 선임 전권 위임받은 점 꼬집어
양문석 "협회장이 무슨 자격으로 전권 위임하나…회의도 불법"
홍명보 "전력강화위 투표서 1등 아니었으면 감독직 받지 않았을 것"

여야 의원들이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의 선임 과정이 불공정하게 진행된 게 아니냐며 강도 높게 질타했습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 출석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 등. / 사진 = MBN

오늘(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현안 질의를 열고 홍 감독 선임 절차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특히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감독 선임의 전권을 위임받은 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11차 회의의 절차적 정당성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었습니다.

감독 선임 작업을 이끌던 정해성 당시 전력강화위원장은 홍명보와 다비드 바그너, 거스 포옛 감독 세 명을 정몽규 축구협회장에게 추천하면서 그중 홍 감독을 적임자로 지목한 뒤 돌연 사임했습니다.

정 위원장에 이어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정몽규 회장의 뜻에 따라 감독 선임의 전권을 위임받았습니다.

이후 6월 30일 온라인으로 열린 11차 회의에 이 기술이사와 박주호 해설위원 등 5명의 전력강화위원이 참석해 이 기술이사가 감독 선임 후속 작업을 이어가는 것에 전원 동의했습니다.

이에 대해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회장이 무슨 자격으로 전권 위임을 하나?"라고 따져 물으며 "김정배 축구협회 상근 부회장도 (11차 회의는) 자격이 없는 불법 회의였다고 얘기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이임생 이사가 위임받은 부분도 불법이고, 그 불법의 토대 위에서 서류 제출도 안 하고 사전 면접도 안 하고 (감독 맡아달라고) 설득을 한 홍 감독이 감독으로 선임됐다. 이거 불법인가 아닌가"라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같은 당 강유정 의원도 "이 기술이사에게 전력강화위원회 업무를 병행토록 한 것은 축구협회 정관 위반에 해당한다"고 지적하며 "(축구협회가) 동네 계모임이나 동아리만도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질타했습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 출석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 / 사진 = MBN

의원들은 사실상 홍 감독이 선임되도록 몰아가는 식으로 전력강화위 회의가 진행된 게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전력강화위는 투표를 통해 감독 최종 후보를 정했는데, 여기서 홍 감독과 바그너 감독이 나란히 7표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은 "홍 감독이 최다 추천을 받은 건 아니지 않나. 최다라는 건 한 명을 말하는 것"이라며"홍 감독을 염두에 두고 한 과정이 아니라면 이렇게 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참고인으로 나선 박주호 해설위원에게는 "(투표 1순위가) 당연히 감독으로 결정되는 과정은 아니었다고 이해한 건가"라고 물었습니다.

이에 박 해설위원은 "이 투표를 통해 감독 최종 후보가 확정되는 것으로 인식하지는 않았다"는 취지로 답변했습니다.

홍 감독은 자신이 선임된 과정에 불공정한 점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홍 감독은 "내가 이걸 (전무이사로) 한 번 경험해 봤기 때문에 그 경험을 통해 말씀드리면, 불공정하거나, 아니면 특혜가 있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면서 "난 전력강화위에서 1순위로 올려놨기 때문에 감독직을 받았다. 혹시 2위라든지 3위였다면 난 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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