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엔캐리 자금 2천억달러 청산 가능성’…글로벌 금융시장 폭탄되나

김회승 기자 2024. 9. 24.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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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융시장에서 청산 가능성이 높은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 규모는 32조7천억엔(2천억달러) 수준이라는 한국은행 분석이 나왔다.

한은은 24일 발간한 이슈노트 '엔캐리 트레이드 수익률 변화와 청산 가능 규모 추정' 보고서에서, 전세계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 총액을 506조6천억엔(3조4천억달러)으로 추정하고 이 가운데 32조7천억엔(6.5%)을 청산 가능성이 있는 자금 규모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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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국제금융시장에서 청산 가능성이 높은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 규모는 32조7천억엔(2천억달러) 수준이라는 한국은행 분석이 나왔다. 엔 캐리 자금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화약고로 분류되지만 정확한 규모 등을 놓고 갑론을박이 많은 편이다.

한은은 24일 발간한 이슈노트 ‘엔캐리 트레이드 수익률 변화와 청산 가능 규모 추정’ 보고서에서, 전세계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 총액을 506조6천억엔(3조4천억달러)으로 추정하고 이 가운데 32조7천억엔(6.5%)을 청산 가능성이 있는 자금 규모로 추산했다. 엔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싼 엔화를 빌려 다른 고금리·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엔캐리 자금은 지난달 초 증시 급락 때 글로벌 금융시장의 충격을 키운 요인으로 지목됐지만, 정확한 투자 및 청산 규모를 산출하기 어렵다.

한은 분석을 보면, 엔캐리 트레이드의 기대 수익률은 지난 2022년 이후 플러스를 유지했지만 올해 7월 이후 엔화의 급격한 통화절상 이후 실현 수익률이 손실로 전환한 상태다. 이런 엔캐리 트레이드의 유인 변화가 지난달 초 엔캐리 자금의 대규모 청산과 주요국 증시 급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보고서는 엔캐리 자금의 종류를 △비상업 엔화 선물 순매도 포지션 △글로벌 은행의 엔화 대출 △일본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 등 3가지로 구분했다. 먼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조가 지속될 경우 엔화 선물 순매도 포지션 5천억엔(35억달러)은 전액 청산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단기 수익률을 좆는 성격이어서 순매도 포지션 전체를 잠재적 청산 규모로 봤다.

이어 올해 3월말 기준 글로벌 은행의 엔화 대출 41조1천억엔(2737억달러) 중 13조엔(866억달러), 일본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 465조엔(3조999억달러) 중 19조2천억엔(1천280억달러)을 각각 청산 가능 물량으로 추산했다. 각 자금의 장기 추세에서 벗어난 정도를 청산 가능 규모로 보고 추산한 수치다. 다만, 엔화 대출은 엔캐리 트레이드 유인이 축소된 이후 4~6분기 시차를 두고 청산되는 경향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엔케리 자금의 투자 유형과 목적, 시계 등이 달라 청산 속도에는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2022년 이후 미-일간 금리차 확대로 엔캐리 자금 규모가 크게 늘어난 상황이어서 향후 엔캐리 자금의 추가 청산이 국제금융시장에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지현 한은 국제국 국제금융연구팀 과장은 “최근 엔캐리 자금 청산은 과거 경제 위기 때와 달리 누증된 엔케리 자금에 미-일간 엇갈린 통화정책 방향이 맞물리면서 급격히 이뤄졌다”며 “엔캐리 자금 흐름이 글로벌 금융 사이클의 주된 동인은 아니지만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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