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카구치 켄타로 “연애 전문가? 달인이죠”[인터뷰]
일본 배우 사카구치 켄타로는 ‘사랑’에 있어서 정확하다. 영원한 사랑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정의를 내린다.
“사랑은 계속 변하는 게 아닐까요. 사실 애정이라는 질감이나 크기, 강도가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변한다고 생각해요. 대신 사랑에 유효기간은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런 관계를 오래 지속하려면 서로의 존중이 필요한데요. 어린 시절 사랑은 서로 원하는 것도 많고 상대에 대한 답을 원하는 대로 주지 않기 때문에 아프게 헤어지는 게 아닌가 싶어요. 제가 너무 사랑에 통달한 사람처럼 말한다고요? 네, 전 달인입니다. 하하.”
사카구치 켄타로는 최근 스포츠경향과 만난 자리에서 OTT플랫폼 쿠팡플레이 시리즈 ‘사랑 후에 오는 것들’(감독 문현성)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 그리고 국제연애에 관한 생각 등을 털어놨다.
■“국제연애요? 사랑한다면 이후엔 국경 상관 없을 것 같아요”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운명 같던 사랑이 끝나고, 모든 것을 잊은 여자 ‘홍’(이세영)과 후회로 가득한 남자 ‘준고’(사카구치 켄타로)의 사랑 후 이야기를 그린 감성 멜로드라마다. 사카구치 켄타로는 이번 작품으로 처음 한국 제작진과 협업한다.
“한국 스태프들은 에너지가 굉장히 강하고 대담합니다. 많이 도움 됐어요. 일본 촬영도 한국 스태프와 함께 한 거였는데, 환경이 다름에도 스태프들이 잘 맞춰줘서 불편함 없이 촬영을 잘 했죠. 전 그저 대사와 연기에만 신경쓰면 됐기에, 그런 환경을 만들어준 스태프들에게 감사했어요.”
극 중 ‘준고’는 ‘홍’과 5년여 국제 연애를 시작하지만 문화 차이, 생각 차이로 결국 헤어지고 만다. 그에게 국경을 뛰어넘을 수 있는지를 물었다.
“‘준고’와 ‘홍’ 관계를 생각해본다면 서로 외국인이라고 인지하는 건 첫만남 정도였던 것 같아요. 언어 장벽이 있었겠지만 사랑이라는 건 어딜 가도 근본적인 감정이라서 국가 문화의 차이는 많지 않을 거예요. 저 역시 그래요. 교집합이 큰 사람끼리 서로 만나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면 처음에만 이질감을 느낄 뿐, 이후엔 남자와 여자로서 서로를 대하지 않을까요?”
■“좋은 배우란? 관찰자로서 캐릭터를 연기해야”
함께 하고 싶은 한국 배우가 있느냐고 묻자 바로 ‘이희준’을 꼽았다.
“요즘 관심이 생기는 배우예요. 연기를 진짜 잘해서 굉장히 좋아합니다. 예전엔 한국 배우와 작품을 한다고? 언어 장벽은 어쩌지? 이렇게 생각해서 상상도 못했는데, 지금은 그 장벽이 많이 낮아졌잖아요. 그래서 이희준 배우가 궁금해요. 드라마 ‘마우스’를 보고 감명받았고, 넷플릭스 ‘살인자o난감’도 인상깊게 봣어요. 주변 사람에게 추천할 정도로 정말 좋아하는 배우죠.”
그렇다면 좋은 연기란 어떤 거냐고 물었다.
“이희준이 ‘마우스’에서 모든 걸 다 뿜어내며 연기하는데요. 그 순간 제가 마치 간접체험하는 듯한 느김을 받아 울기도 했어요. 공감했으니까요. 이처럼 좋은 연기는 보는 이에게 간접체험이란 순간을 선물하고 조각을 던져주는 연기인 것 같아요. 그 조각을 받아서 시청자도 공감한다면 그 자체가 좋은 연기 아닐까요?”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 필요한 조건에 대해서도 질문을 던졌다. 한국에선 ‘좋은 인격이 좋은 연기로 이어진다’는 말이 있다고 귀띔하자 오랫동안 골똘히 생각하는 그다.
“굉장히 어려운 질문이에요. 아마도 관찰하는 옆사람처럼, 캐릭터를 이해한다는 마음으로 연기를 하는 게 좋은 배우가 아닐까요? 배우가 어떤 캐릭터에 대해 100% 답을 갖고 연기한다면 그건 에고이즘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공감 가능한 연기를 할 수 있어야 좋은 배우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카구치 켄타로가 열연한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오는 27일 오후 8시에 공개된다.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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