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기 부진에 190조원 푼다… "지준율 곧 0.5%p 인하"

올해 중 지준율 추가 인하 가능성
소비 활성화 위해 주담대 금리도 인하
“1.5억가구, 年 28조원 이자 경감 가능”

중국이 조만간 은행 지급준비율(지준율)을 0.5%포인트 내려 시중에 1조위안(약 188조9700억원)의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했다. 지난 2월에 이어 이번에도 인민은행장이 미리, 직접 밝혔다. 이 같은 이례적인 발표가 이어지는 데는 그만큼 경기 둔화에 대한 중국 지도부의 위기감이 반영된 것이다. 이 외에도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를 인하하고, 금융회사가 인민은행에서 투자 자금을 빌릴 수 있는 제도도 신설하는 등 전방위적 경기 부양책을 실시하기로 했다.

판궁성 인민은행장은 24일 금융당국 합동 기자회견에서 “조만간 지준율을 0.5%포인트 낮춰 금융시장에 장기 유동성 1조위안을 제공할 것”이라며 “연말까지 3개월의 시간이 남아 있어 상황에 따라 0.25~0.5%포인트 더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했다. 지준율은 중국 시중은행이 예금 중 인민은행에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하는 현금 비중이다. 지준율을 내리면 은행들이 시중에 더 많은 자금을 풀 수 있어 유동성 공급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로써 중국 은행 지준율은 현재 7%에서 6.5%로 낮아진다. 인민은행이 지준율을 낮추는 것은 올해 2월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2022년 4월과 12월, 지난해 3월과 9월에 0.25%포인트씩 각각 낮췄고, 올해 2월에는 0.5%포인트를 낮췄다. 특히 2월 인하는 판 행장이 1월에 직접 기자회견을 통해 예고하는 보기 드문 형식을 취했다. 이번 지준율 인하 역시 판 행장과 리윈쩌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장, 우칭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 등 중국 3개 금융당국 수장이 이례적으로 모두 참석하는 기자회견에서 사전 발표됐다.

판궁성 인민은행장./로이터 연합뉴스

인민은행은 정책금리인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도 1.7%에서 1.5%로 0.2%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 지난 7월 0.1%포인트 인하폭보다 두 배 커진 것이다. 판 행장은 “정책금리 조정은 다양한 시장금리 조정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번 조정에 따라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는 0.3%포인트가량,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와 예금금리 등은 0.2~0.25%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했다. 다만 이같은 대출금리 인하로 인해 시중은행 수익성이 타격을 받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예금금리도 함께 낮추기로 했다.

내수 부진의 근본 원인으로 꼽히는 부동산 시장 활성화 방안도 나왔다. 먼저 판 행장은 시중은행들이 기존 주담대 금리를 일괄 조정해 신규 대출 금리에 가까운 수준까지 낮추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했다. 판 행장은 평균 인하 폭이 대략 0.5%p 안팎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렇게 되면 5000만가구, 1억5000만명의 이자 부담액이 연평균 약 1500억위안(약 28조4000억원) 줄어들 것”이라며 “소비 및 투자 확대, 대출 조기 상환 축소 등에 도움이 되고, 소비자의 정당한 권익도 보호해 부동산 시장의 안정적이고 건강한 발전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주택 주담대 최소 계약금 비율도 25%에서 15%로 낮춰 1주택과 통일하기로 했다.

자금난에 허덕이는 부동산 개발업체도 지원한다. 2022년 11월 인민은행과 금융감독총국은 ‘금융 16조’ 정책을 통해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향후 6개월 내 갚아야 할 은행 대출의 상환 기한을 1년으로 연장해준다고 했었다. 이러한 기업 대출 지원책은 당초 올해 말 만료될 예정이었지만, 이를 2년 더 시행하기로 했다.

여기에 지방정부가 개발업자들로부터 미분양 주택을 매입할 수 있도록 시행 중인 재대출 지원 제도의 경우, 시중은행이 지원하는 만큼 인민은행도 같은 금액을 매칭하기로 했다. 기존 인민은행의 출자 비율은 시중은행의 60%였다.

이 외에도 판 행장은 적격 증권·기금·보험사가 자산을 담보로 맡기고 중앙은행에서 돈을 빌릴 수 있는 새로운 통화정책 도구도 만들기로 했다. 이를 통해 기관의 자금 확보 및 주식 보유 능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특별 재대출 제도도 신설해 은행이 상장 회사와 주요 주주에 대출을 제공하고, 주식 보유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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