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돈만 보는 투기회사" vs 영풍·MBK파트너스 "거짓프레임"

양호연 2024. 9. 24.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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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의 치열한 공방이 연일 지속되는 가운데 '핵심 기술 유출' 여부를 둘러싼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다.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가 중국 자본의 투기 세력인 만큼 핵심 기술의 해외 유출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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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중 부회장 "비철금속 노리는 中에 팔아먹을 기술 엄청나"
영풍·MBK파트너스 "근거없는 마타도어, 日전범기업과 손잡아"
이제중(가운데) 고려아연 부회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24일 서울 종로 고려아연 본사에서 열린 MBK·영풍과의 경영권 분쟁 관련 기자회견에서 공개매수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동욱기자 fufus@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의 치열한 공방이 연일 지속되는 가운데 '핵심 기술 유출' 여부를 둘러싼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다.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가 중국 자본의 투기 세력인 만큼 핵심 기술의 해외 유출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반면 영풍·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이 근거 없는 억측으로 현실성 없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24일 오전 서울 종로 고려아연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제중 고려아연 CTO(최고기술책임자) 부회장은 "중국 자본을 등에 업은 투기자본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을 집어삼키려 하고 있다"며 "절대로 이런 약탈적 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부회장은 "비철금속은 자동차·반도체·철강 등 국내의 주요 산업에 핵심원자재를 공급하는 없어선 안될 기간산업으로, 이는 곧 엔지니어·연구원·현장 근로자들의 결실"이라며 "MBK파트너스는 우리의 기술과 미래, 국가의 미래는 안중에도 없이 오직 돈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은 MBK파트너스가 경영권을 확보할 경우 핵심 기술이 순식간에 해외로 빠져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이차전지 소재 사업, 자원순환 사업은 모두 물거품이 될 것"이라며 "이는 엄청난 국가적 손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몇천억짜리가 공정마다 수백여개가 있는데 투기회사들이 돈만 놓고 보면 고려아연에서 팔아먹을 기술이 엄청나다"며 "비철 생산을 노리는 중국으로 넘어갈 경우 국가적 재앙이 아닐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MBK파트너스는 근거 없는 억측이라고 반박했다.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의 기자간담회 직전 보도자료에서 "'기술유출'과 같은 근거없는 마타도어와 악의적인 구호들로만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며 날선 반응을 보였다.

MBK파트너스는 기술유출 논란과 관련해 현실성이 없는 주장이라고 거듭 반박해 왔다. MBK파트너스는 "일각에선 경영권 확보 이후 현재 추진 중인 신성장사업들이 모두 중단될 것 같이 호도하고 있다"며 "이익에만 집중해 제품 품질을 저하시킬 것처럼 매도하고 협력업체들과의 관계도 중단될 것으로 넘겨짚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핵심 기술이 유출되고 심지어 인수 후에는 중국에 매각될 것 같이 말하고 있지만 이는 근거 없는 억측이며 현실성 없는 주장"이라고 대응했다.

영풍도 이에 가세하며 "고려아연은 토종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를 '중국계 자본'이라는 거짓 프레임을 씌워놓고 본인들은 일본의 대표적 전범 기업과 '라인야후 경영권 강탈' 논란을 일으킨 일본 기업과 손잡으려는 모순적 태도를 보인다"고 주장했다.

또 "스미토모는 2012년 국무총리실 산하 '대일 항쟁기 강제 동원 피해 조사 및 국외 강제 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가 발표한 일본 전범 기업 287개사 명단에 포함된 기업"이라고 덧붙였다.

재계에 따르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지난 16일부터 사흘간 일본,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출장에 나서 일본 소프트뱅크, 스미토모 등 기업 관계자들과 회동하며 우군 확보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영풍그룹은 고(故)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공동 설립한 기업 집단이다. 최근 영풍이 MBK와 손잡고 주식 공개 매수를 통한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에 나서며 그간 이어져 온 양측의 '동업 관계'는 막을 내렸고 현재 원색적인 비난전을 펼치고 있다.양호연기자 hy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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