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기고, 훔치고, 찍고, 피하는 괴물의 마음...대기록 달성보다 더 중요한 게 있으니까 [광주 현장]

정재근 2024. 9. 24.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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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시즌 1위와 2위를 확정 지은 두 팀이 시즌 막판 만났다.

1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삼성 선발 이승민의 4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5m 대형 홈런을 터트린 데 이어 3회 우전안타, 5회 볼넷 출루 후 2루 도루 성공.

도루 40개를 채우며 대기록의 한 축을 완성한 김도영은 이제 홈런 2개만 추가하면 2015년 에릭 테임즈(NC 다이노스)에 이어 역대 두 번째이자, 국내 타자로는 첫 40-40의 대업을 달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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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말 무사 2루 윤도현의 적시타 때 홈을 찍은 김도영이 오른발을 빼며 충돌을 피하고 있다. 광주=정재근 기자

[광주=스포츠조선 정재근 기자] 정규시즌 1위와 2위를 확정 지은 두 팀이 시즌 막판 만났다. 주전급 선수들은 대부분 빠진 상태. 그럼에도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는 만원 관중. 남은 홈 경기 입장권도 이미 매진된 상태다. 40홈런-40도루의 대기록 달성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KIA 타이거즈 김도영 때문이다.

2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KIA의 경기. 최형우 나성범 김선빈 등 주전 베테랑을 1군 엔트리에서 뺀 KIA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을 1번 지명타자로 라인업에 올리며 "40-40 때문에 출전하는 김도영이 기록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게 더 중요하다. 그래서 뛸 때 조심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수비 부담을 던 김도영은 이날 펄펄 날았다. 1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삼성 선발 이승민의 4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5m 대형 홈런을 터트린 데 이어 3회 우전안타, 5회 볼넷 출루 후 2루 도루 성공. 7회 좌전안타로 3타수 3안타(1홈런) 1볼넷 1도루 3득점 1타점을 기록했다. 100점 만점 리드오프의 모습.

1회말 선두타자 김도영이 시즌 38호 홈런을 친 후 멋지게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이 홈런으로 김도영은 시즌 136득점을 기록, 2014년 서건창(당시 넥센 히어로즈)이 세운 단일 시즌 최다 득점 기록을 경신했다. 구단에서 준비한 축하 꽃다발을 받아 든 김도영.

김도영이 출루하면 곧바로 득점 공식이다. 웬만한 단타에도 김도영은 어느새 성큼성큼 홈에 들어와 있다.

KBO 최초의 30홈런-30도루의 주인공인 박재홍 해설위원은 "김도영은 10보를 뛴 후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2루 도루를 완성한다. 리그에서 도루 잘하는 선수가 보통 11보를 뛰는데, 10보면 톱 클래스다. 메이저리그에서도 10보를 뛰는 선수는 많지 않다. 예전에 애런 알테어(NC)가 10보를 뛰어 2루 도루를 했다. 김도영이 그 키 큰 선수와 같은 보폭으로 뛰는 셈이다"라며 극찬한 적이 있다. 알테어의 신장은 196cm, 김도영은 183cm이다.

5회말 무사 1루 윤도현 타석. 김도영이 2루 도루를 시도하고 있다.
여유있게 2루 도루를 성공시킨 김도영.

이날도 출루한 김도영은 후속타 때 어김없이 홈을 찍었다. 5회말 세 번째 타석에서 볼넷으로 출루한 후 2루 도루를 성공한 김도영은 윤도현의 후속타 때 홈으로 달려 득점했다.

이때 재밌는 장면이 발생했다. 레그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홈을 터치한 김도영의 발을 향해 삼성 포수 이병헌이 태그를 위해 글러브를 내밀었다. 그 순간, 김도영이 오른발을 뒤로 빼며 가볍게 점프해 불필요한 충돌을 피한 장면이다. 경기에 전력을 다하면서도 혹시 모를 부상은 피하겠다는 김도영의 본능적인 움직임이었다.

5회말 무사 2루 윤도현의 적시타 때 김도영이 레그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홈 베이스를 터치하고 있다.
삼성 포수 이병헌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오른발을 빼며 점프하는 모습.
7회말 안타로 출루한 김도영이 박찬호의 후속타 때 홈으로 달리고 있다. 3득점을 올린 김도영은 리드오프로서 만점 활약을 펼쳤다. '바람의 아들' 이종범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1회 선두타자 홈런을 친 김도영의 모습에 챔피언스필드 만원관중이 열광했다.

도루 40개를 채우며 대기록의 한 축을 완성한 김도영은 이제 홈런 2개만 추가하면 2015년 에릭 테임즈(NC 다이노스)에 이어 역대 두 번째이자, 국내 타자로는 첫 40-40의 대업을 달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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