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로 세계에 평화의 다리를"…K컬처 만든 이미경, 세계시민상 수상

뉴욕=박준식 특파원 2024. 9. 24.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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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가 만든 것은 단순한 콘텐츠가 아닙니다. 우리가 이룩해낸 결과는 전세계인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감의 다리입니다."

이 부회장은 수상 소감을 시작하면서 "1990년대까지 한국은 서구 콘텐츠와 문화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고, CJ는 식품사업이 주력인 기업이었다"며 "저는 이재현 CJ 회장과 함께 앞으로는 세계인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보자고 뜻을 모아 문화사업을 시작했다"고 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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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CJ 부회장, 23일 뉴욕 맨해튼서 애틀랜틱 카운슬 세계시민상 수상
한국의 대표적인 차세대 감독과 배우들을 미국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소개하고 글로벌 진출을 돕기 위해 마련된 'CJ-뉴욕현대미술관 한국 영화의 밤' 행사가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서 7일(현지시간) 열렸다. 사진 왼쪽부터 이미경 CJ부회장, 브렛 레트너, 배우 이병헌, 공효진, 월터 팍스, 조성희, 문병권 감독(사진 제공=CJ) /사진=외부

"오늘 우리가 만든 것은 단순한 콘텐츠가 아닙니다. 우리가 이룩해낸 결과는 전세계인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감의 다리입니다."

23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지그펠드 볼룸(Ziegfeld)에서 열린 애틀랜틱 카운슬 세계시민상을 붙잡은 이미경 CJ 부회장은 가늘게 떨리는 목소리로 평화라는 화두를 먼저 꺼냈다. 수상자에게 주어진 시간에 그는 전쟁을 끝내지 못하는 지구촌에 작지만 커다란 울림을 전했다. 이 부회장은 "문화는 비록 전쟁을 끝낼 수 있는 힘은 아닐지라도 인류에 대한 배려와 희망, 공감의 다리를 건설할 힘이 있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CJ그룹 이미경 부회장은 이날 문화적 연대의 중요성과 미래 세대를 위한 글로벌 문화 생태계 구축에 이바지한 공로로 수상했다. 세계시민상은 글로벌 과제를 해결하고 자유와 평화, 번영의 가치에 기여해 코스모폴리탄으로 귀감이 된 리더에게 부여하는 영예다. 미국 유력 싱크탱크인 애틀랜틱 카운슬이 수여하는데 이 부회장의 수상은 아시아 여성 기업인이자 문화인으로는 최초다.

이 부회장은 수상 소감을 시작하면서 "1990년대까지 한국은 서구 콘텐츠와 문화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고, CJ는 식품사업이 주력인 기업이었다"며 "저는 이재현 CJ 회장과 함께 앞으로는 세계인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보자고 뜻을 모아 문화사업을 시작했다"고 술회했다.

1958년생인 이미경 부회장은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손녀이자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의 장녀로 태어난 인물이다.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동아시아 관련 석사를 취득한 후 중국 푸단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 부회장은 이후 문화사업에 매진해 이른바 오늘날의 K컬처를 만들어낸 장본인으로 꼽힌다.

이미경 CJ 부회장은 23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지그펠드 볼룸(Ziegfeld)에서 열린 애틀랜틱 카운슬 세계시민상을 수상했다. /사진제공= 뉴욕 특파원 취재단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미국 현지법인인 삼성아메리카의 이사로 재직할 시절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세운 영화사 드림웍스에 대한 투자 협상을 주도하면서 한국 영화계의 글로벌 진출을 이끌었다. 그는 스필버그는 물론이고 제프리 카젠버그와 데이비드 게펜 등 할리우드 거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한국 문화의 저력을 미국 주류사회에 알렸다.

이 부회장은 이날 "숱한 부침이 있었지만 단 한 번도 흔들리지 않은 이재현 회장의 지원 덕분"이라며 "지금까지 모든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지만 앞으로의 문화사업은 젊은 세대가 무엇을 하고, 무엇을 원하고,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파악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들이 창작하고, 협업하고, 스스로를 표현하고 꿈을 채워갈 수 있도록 플랫폼을 제공하고 그들의 문화를 포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부회장은 "현재의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는 세대를 초월해 전 세계적인 협업이 가능한 강력한 생태계가 존재한다"며 "배려와 규율, 겸손을 공유할 수 있는 더 많은 길을 만들어 다양한 세계인들이 미래를 함꼐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이날 프레드릭 켐페 애틀랜틱 카운슬 회장은 이 부회장에 대해 "한국 문화의 세계화에 오랫동안 기여한 이 부회장의 헌신과, 영화 기생충을 비롯한 다양한 작품에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하면서 예술적 스토리텔링의 글로벌 확산에 기여했다"며 "문화적 다양성과 공존의 가치를 확산한 글로벌 리더로써 이 부회장의 창의성에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하버드대 재학 시절 이 부회장에게 한국어를 배운 것으로 알려진 김용 전 세계은행 총재는 이날 "1980년대 중반, 한국의 문화를 세계에 알리겠다는 그의 비전을 이해할 수 없었다"며 "그러나 이제는 모든 사람들이 그녀가 전한 K팝과 K드라마를 비롯해 전세계인이 열광하는 K콘텐츠를 사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부회장이 이런 문화의 바닥을 다지고 길을 열었다는 것을 이제서야 깨닫게 됐다"며 "당신은 한국 문화 산업의 축복이며 이보다 더 적합한 수상자는 없을 것"이라고 축사했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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