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석 PD의 슬기로운 임영웅 활용법이란?
아이즈 ize 윤준호(칼럼니스트)
가수 임영웅이 '대세' 임은 분명한 것 같다. 나영석 PD의 대표 예능인 tvN '삼시세끼'가 4년 만에 돌아오는데, 온통 관심이 '임영웅 효과'로 쏠려 있다.
이런 인식은 프로그램 중에도 드러났다. 지난 20일 첫 방송에서 '삼시세끼'의 터줏대감인 배우 유해진은 나 PD에게 "진짜 임영웅이 오는 거냐"라고 물었다. 이에 나영석 PD는 "임영웅이 누구냐?"고 시치미를 뚝 뗐지만 유해진은 "모르는 게 이상하다"고 타박했고, 차승원은 "일주일 내내 기사가 떠 있는데 우리가 어디 들어가 있었냐"고 되물었다. 그 다음 유해진의 한 마디가 압권이다. "처음부터 임영웅이 나오면 나중에는 바이든 대통령 정도 와야 하는 거 아니야?"
1회에서 임영웅의 출연 분량은 많지 않았다. 차승원과 유해진이 '삼시세끼'의 새로운 시즌인 '삼시세끼 라이트'의 기획안을 듣고 준비하는 과정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첫 세끼 하우스로 강원도 평창을 점찍었고, 그 곳에서 차승원은 익숙하게 얼갈이열무김치와 깍두기를 담갔고, 유해진은 능숙하게 직접 만든 아궁이에 불을 피웠다.
그렇다면 '임영웅 효과'는 어느 정도였을까? 이 날 방송은 전국 시청률 11.4%(닐슨코리아 기준), 수도권 가구 기준 평균 11.8%를 기록했다. 각각의 최고 시청률은 14.2%와 15%였다. 수도권과 전국 기준 모두 지상파 포함 전 채널 동시간대 1위였다. '시청률 실종시대'에 이 자체 만으로도 괄목할 만한 수치다. 나 PD의 전작인 '서진이네2'의 최고 시청률도 9.2%, 마지막회 시청률이 6.5%였던 것을 고려하면 '삼시세끼 라이트'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얼마나 높았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삼시세끼' 다른 시즌과도 비교해보자. 차승원·유해진 조합이 함께 참여한 '어촌편'을 기준으로 삼았을 때, 시즌1(2015)은 시청률 9.7%로 시작해서 8.6%로 마무리됐다. 이 화제성을 몰아서 같은 해 연말 '삼시세끼 어촌편2'(2015)가 돌아왔고, 첫 회 시청률은 12.8%였다. 기대감이 고스란히 시청률로 이어진 셈이다. 하지만 최종회 시청률은 9.7%였다.
이듬해 방송된 '삼시세끼 어촌편3'(2016)은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11.5%로 시작해서 7.5%로 마침표를 찍었다. 1년 후 돌아온 '삼시세끼-바다목장편'(2017)의 주인공은 차승원·유해진이 아니라 이서진·에릭이었다. 시청률 곡선은 더 아래로 향했다. 1회가 10.6%였고, 마지막회가 6.0%였다.
이후 차승원·유해진이 돌아왔다. 4년 만에 '삼시세끼-어촌편5'(2020)를 내놨다. 어촌편의 터줏대감들이 돌아오자 집 나간 시청률도 돌아왔다. 직전 작품보다 3.3%로 높은 9.3%로 출발선을 끊었고, 꾸준히 준수한 성적을 거두다가 8.6%로 종방했다.
그리고 '삼시세끼 라이트'다. 1회 전국 시청률 11.4%는 어촌편 중에서 지난 2016년 방송된 '어촌편3'(11.5%) 이후 최고 성적이다. 8년 전이면 넷플릭스와 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도 없고, TV 평균 시청률도 지금보다 월등히 높을 때다. 물론 10주년을 맞은 '삼시세끼' 시리즈가 4년 만에 돌아오며 대중의 기대감이 상승했다손 치더라도 이 배경에는 '임영웅 효과'가 있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들은 "임영웅이 시청률 2∼3% 정도는 좌지우지 한다"고 입을 모은다. 웬만한 지상파 드라마 시청률도 2∼3%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엄청난 파급력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최근에도 증명됐다. 임영웅은 JTBC 축구 예능 '뭉쳐야 찬다3'에 참여했고, 직전 1.6%였던 시청률은 그가 참여한 두 회 분량 동안 각각 4.4%, 4.5%로 약 3% 가량 치솟았다. 이 직후 '뭉쳐야 찬다3'의 시청률은 다시 2.9%로 내려갔다.
이 외에도 임영웅은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SBS '미운우리새끼' 출연 당시에도 각각 5.45%, 16.1%의 시청률을 기록해 1∼2%포인트 정도 수치를 끌어올렸다.
이제 시선은 2회로 쏠린다. 2회 예고편에는 유해진이 "이제부터 손님 아니야"라고 하는가 하면 차승원은 "영웅, 영웅..씨"라며 어색해 하는 모습이 담겼다. 하지만 당초 낯을 가리던 임영웅은 어설픈 일솜씨에 형들에게 "하기 싫은 건 아니지?"라고 구박(?)을 받고 점차 '삼시세끼'에 동화돼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2회는 오롯이 '임영웅표 삼시세끼'라 할 수 있다. 방송 시작과 동시에 팬덤이 몰릴 것이 자명하다. 1회와 비교해 과연 어느 정도 시청률 상승 곡선을 그릴 지 여부가 관심사다.
아울러 나 PD의 임영웅 활용도도 궁금해진다. 제작진은 임영웅의 출연 분량을 정확히 고지하지 않았다. 그가 시청률에 도움이 된다면 당연히 출연 분량을 극대화할 것이다. 2000년대 이후 대한민국에서 가장 성공한 예능 PD로 꼽히는 나영석의 '임영웅 활용법'이 자못 궁금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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