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승 끝. 이제 진짜 승부처…SSG의 ‘가을 DNA’, 상대 전적 열세도 극복할까
지난 1일 SSG의 순위는 8위까지 추락했다. 무더웠던 8월의 부진이 뼈아팠다. SSG는 8월 25경기에서 8승17패(승률 0.320)를 기록했다. 당시 SSG 반등을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투·타의 균형이 깨진 SSG의 경기력은 희망을 품기엔 무기력했다.
가을바람이 불어온 9월, SSG는 반전의 한 달을 보내고 있다. 긴 연승을 발판 삼아 포스트시즌 마지막 티켓을 거머쥘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왔다. SSG는 이달 14경기 9승1무4패(승률 0.692)로 정규시즌 우승팀 KIA에 이어 승률 2위다.
지난 14일 인천 삼성전부터 22일 수원 KT전까지 6연승을 질주한 SSG는 KT를 밀어내고 5위 탈환에 성공했다. 반등 요인은 선발진 안정화였다. 시즌 내내 부침을 겪던 김광현이 17일 인천 KIA전에서 5이닝 무실점, 22일 수원 KT전에서 6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김광현은 KT전 승리 후 SSG가 가을에 강한 이유에 대해 “선배들부터 계속 이어져 내려오는 전통은 무시 못 한다”고 이야기했다. 근래 SSG 선수단의 자신감을 나타내는 말이다.
거침없던 SSG의 연승 행진은 ‘6’에서 멈췄다. 지난 23일 잠실 두산전에서 4-8로 패한 SSG는 KT에 승차 없이 승률에서 밀려 6위로 떨어졌다. 연승이 끊기긴 했지만, SSG는 최근 10경기에서 8승2패로 기세가 좋다. 하지만 8월의 부진을 만회하기가 쉽지 만은 않다. 이숭용 SSG 감독도 “주위에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8월에 2승만 더했어도 될 텐데 마지막에 왜 이러냐는 얘기를 많이 한다”고 아쉬워했다.
6위로 밀려나긴 했지만, 5위 경쟁의 키는 KT보다 2경기를 더 치러야 하는 SSG가 쥐고 있다. 남은 5경기 결과에 따라 SSG의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가 결정된다. 하지만 남은 일정이 SSG에 유리하진 않다. SSG는 LG(24일), NC(25~26일), 한화(28일)와 대결한 뒤, 추후 편성 예정인 키움과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키움을 제외한 LG, NC, 한화는 올시즌 SSG가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인 팀들이다. 상대 전적을 보면 LG와는 4승1무10패, NC와는 3승11패, 한화와는 5승10패를 기록했다. 가뜩이나 껄끄러운 상대를 막판 순위 경쟁이 치열한 시점에 연속해서 만난다. SSG의 ‘가을 DNA’가 상대 전적의 열세까지 극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포스트시즌 진출에 사활을 건 SSG는 총력전을 선언했다. 외국인 투수 드루 앤더슨과 로에니스 엘리아스의 등판 일정을 하루씩 앞당겨 선발진 약점부터 보완했다. 19일 인천 키움전, 21일 수원 KT전에 등판했던 앤더슨과 엘리아스는 각각 4일 휴식 후 24일 인천 LG전, 26일 창원 NC전에 투입된다.
어깨 통증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오원석의 빈자리를 메우는 것은 숙제로 남았다. 이 감독은 25일 창원전 선발 투수로 박종훈, 이건욱 등을 고려하고 있다. 이들의 ‘깜짝 호투’까지 보태지면, 막판 5강 레이스에도 속도가 붙는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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