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야 드럼통 살인’ 마지막 피의자 국내 송환

도피 4개월 만에 베트남서 검거
경남청, 오늘 구속영장 신청 방침

지난 5월 태국 유명 관광지 파타야에서 한국인 관광객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모(39·오른쪽 두 번째) 씨가 2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강제송환되고 있다. 경찰청 제공

잔혹한 살해방법으로 큰 충격을 준 ‘태국 파타야 드럼통 살인 사건’의 마지막 미검거 피의자 김모(39) 씨가 베트남에서 검거돼 24일 국내로 송환됐다. 앞서 재판에 넘겨진 공범 2명이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김 씨의 송환을 계기로 사건의 전모가 밝혀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경찰청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김 씨를 강제송환했다고 밝혔다. 김 씨 등은 지난 5월 3일 태국 방콕의 클럽에서 30대 한국인 남성 관광객을 렌터카에 태워 파타야로 납치한 뒤 살해하고, 시멘트로 채운 대형 플라스틱 통에 시신을 넣어 인근 저수지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1일 국내 수사팀이 김 씨의 소재에 관한 단서를 입수했고, 다음 날인 12일 베트남 공안이 은신처를 급습해 숨어 있던 김 씨를 검거했다. 앞서 범행 직후 국내로 들어온 피의자 이모(26) 씨는 5월 12일 전북 정읍에서 검거됐고, 또 다른 피의자 이모(27) 씨는 캄보디아로 도주했다가 같은 달 14일 프놈펜에서 검거돼 7월 10일 국내로 송환됐다.

다른 사람의 신분증을 도용하며 도피처를 옮겨 다니던 김 씨까지 이날 국내로 잡혀 오면서 추적 작전은 넉 달 만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피의자 검거가 마무리되면서 범행의 진상 규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재판에 넘겨진 피의자들은 혐의를 인정하지 않으며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처음 붙잡힌 이(26) 씨는 강도살인과 시체은닉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살인을 공모하거나 가담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또 다른 이(27) 씨 또한 강도와 시체 은닉·공갈미수 등은 인정한다면서도 살인 공모와 살인 실행, 시체 손괴에 가담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유족 측은 “숨진 사람만 있고 살해한 사람은 없는 상황”이라며 김 씨의 신속한 검거를 요청해 왔다. 김 씨의 신병을 넘겨받은 경남경찰청은 이날 중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