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사실 브래드 피트인데”… 연애 약속한 그 문자에 5억 원 뜯겼다

문지연 기자 2024. 9. 24.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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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스타 브래드 피트. /AFP 연합뉴스

스페인에서 유명 할리우드 스타를 사칭해 두 명의 여성으로부터 수억 원을 뜯어낸 일당이 검거됐다. 이들은 자신이 배우 브래드 피트라며 접근해 ‘정서적 관계’를 맺고 투자를 권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23일(현지시각) AFP 통신 등 여러 외신에 따르면 스페인 치안대는 이날 성명을 내고 갱단 두목을 포함한 사기범 5명을 체포하고 다수의 증거품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체포된 일당은 안달루시아 남부 지역의 여성 A씨로부터 17만5000유로(약 2억6000만원)를, 바스크 지역의 여성 B씨로부터 15만 유로(약 2억2200만원)를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피트의 온라인 팬 페이지를 통해 A씨와 B씨에게 접근했다. 그리고 스스로를 피트라 주장하며 호감을 샀다. 치안대는 “범인들은 범행 대상을 물색하기 위해 피해자들의 소셜미디어를 분석하고 심리 개요를 작성했다”며 “그렇게 애정 결핍이 있고 우울증을 겪는 취약한 심리의 여성을 찾아냈다”고 설명했다.

일당은 인스턴트 메신저를 이용해 두 여성과 메시지·이메일을 주고받았다. 이 과정을 반복하며 여성들이 피트와 ‘정서적 관계’를 맺고 있다고 믿게 했다. 치안대는 “피해자들은 자신이 정말 피트와 채팅하고 있다고 믿고 있었다”며 “채팅 속 피트는 피해자들에게 ‘낭만적 관계와 미래’를 약속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후로는 사로잡은 피해자들에게 여러 건의 프로젝트 투자를 제안했다. A씨와 B씨는 수억 원에 달하는 돈을 넘겼지만, 실제로는 모두 존재하지 않는 사업이었다. 소셜미디어나 주선 앱으로 상대에게 호감을 얻고 교제를 약속한 뒤 금전을 뜯어내는 전형적인 ‘로맨스 스캠’ 범죄였다.

치안대는 일당이 사용 중이던 가옥에서 휴대전화, 은행 카드, 컴퓨터 2대 등을 발견했고 피해자들을 속이기 위해 사용한 일기장 등을 압수했다. 또 피해 금액 중 8만5000유로(약 1억2600만원)를 회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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