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기술유출로 경쟁력 무너질것” vs MBK “중국 매각 없다”

이근홍 기자 2024. 9. 2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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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 간의 경영권 분쟁이 정점으로 치달으면서 이번 사태를 둘러싼 이해당사자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이들은 "지난 50년간 고려아연이 이룬 모든 실적과 미래 비전은 현 경영진과 기술인력들이 함께 이룬 것인 만큼 모든 임직원은 현 경영진과 함께할 것"이라며 "저들(MBK)과는 절대 함께하지 않을 것이고, 이번 적대적 인수·합병(M&A)을 결사코 막아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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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영권 분쟁 점입가경
고려아연 핵심인력 20명 회견
“나라미래 안중에 없는 약탈행위
MBK와 절대 함께하지 않을것”
MBK “기술유출? 현실성 없어”
“MBK·영풍은 가라”  고려아연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이제중(앞줄 가운데) 부회장과 핵심 기술인력 20명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사무실에서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경영권 인수를 반대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백동현 기자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 간의 경영권 분쟁이 정점으로 치달으면서 이번 사태를 둘러싼 이해당사자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고려아연 임직원들이 사모펀드 MBK의 경영권 인수에 반대하며 ‘사표 불사’ 의지를 밝힌 가운데 MBK는 제기되는 각종 의혹에 대한 해명과 함께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고려아연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이제중 부회장과 핵심기술인력 등 20명은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고려아연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K와 같은 투기 세력이 고려아연을 차지한다면 핵심 기술은 순식간에 해외로 빠져나가고 대한민국의 산업 경쟁력은 무너질 것”이라고 밝혔다. 1985년 고려아연에 입사한 이 부회장은 최 회장의 삼촌인 최창영 명예회장과 함께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의 비철금속 제련 기술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 부회장은 “비철금속은 자동차·반도체·철강 등 국내 주요 산업에 핵심 원자재를 공급하는 우리나라에 없어서는 안 될 기간산업”이라며 “나라의 미래는 안중에 없고 오직 돈뿐인 MBK가 고려아연을 집어삼키려 하는 약탈적 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장형진 영풍 고문을 향해 “석포제련소 경영 실패로 국민께 빚을 지고 있으면서 이제 와 기업사냥꾼인 투기자본과 손잡고 고려아연을 노리는 건 자긍심 넘치는 우리의 일터를 짓밟고, 나라를 팔아먹고자 하는 행위 그 자체”라고 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임직원들은 MBK와 함께할 수 없다는 뜻도 명확히 했다. 이들은 “지난 50년간 고려아연이 이룬 모든 실적과 미래 비전은 현 경영진과 기술인력들이 함께 이룬 것인 만큼 모든 임직원은 현 경영진과 함께할 것”이라며 “저들(MBK)과는 절대 함께하지 않을 것이고, 이번 적대적 인수·합병(M&A)을 결사코 막아내겠다”고 강조했다.

MBK는 공개매수와 관련, 이해당사자들을 설득하는 데 주력했다. MBK는 “일각에서는 우리가 고려아연 경영권을 확보하게 되면 현재 추진하고 있는 신성장 사업들이 모두 중단되고, 제품 품질이 저하될 것처럼 매도하고 있다”며 “심지어 핵심기술이 유출되고 인수 후 중국에 매각될 것처럼 말하는데 이는 현실성 없는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MBK는 고려아연 임직원의 고용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트로이카 드라이브’(미래사업)도 지지한다”며 “고려아연이 국가기간산업으로서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중국에 매각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MBK는 최근 최 회장이 우군 확보 행보를 보이는 데 대해서는 “대항공개매수와 같은 대규모 투자를 위한 협의는 비밀유지가 만남의 전제인 것이 불문율이고, 상대방도 만남이 공개되는 것 자체가 부담일 것”이라며 “만약 대항공개매수가 없다면 개미 투자자들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근홍 기자 lk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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