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정부·공기업 47兆 적자… 지출은 1153兆 넘겨

공공수지 4년 연속 적자… 적자 폭은 축소
GDP 대비 정부수지 적자 0.7%… OECD 평균 하회

지난해 정부와 공기업 등 공공부문 수지가 47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확산된 2020년부터 4년 연속 적자다. 법인세, 소득세 등 조세 수입이 감소한 가운데 건강보험 급여비 등 총지출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공공부문 지출은 1153조원을 넘어섰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23년 공공부문계정(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일반정부와 공기업을 포함한 공공부문 수지(총수입-총지출)는 46조4000억원 적자로,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공공부문 총지출이 총수입을 넘어선 상태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한 시민이 코로나19 신규백신(화이자 XBB.1.5)과 인플루엔자 백신을 동시접종하고 있다. /뉴스1

다만 적자 폭은 2022년(58조7000억원) 대비 12조3000억원 축소됐다. 총지출이 총수입보다 더 큰 폭으로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총수입은 1106조7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1조5000억원(1%) 감소했다. 국민연금 등 사회부담금과 재산소득이 늘고 공기업의 매출이 증가했지만 조세수입이 줄어든 영향이다.

공공부문 총지출은 1153조1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23조8000억원(2.0%) 감소했다. 최종소비지출은 물건비 중심으로 증가했으나, 기타경상이전이 코로나19 관련 지원 축소 종료 등으로 감소했다.

부문별로 보면 중앙정부, 지방정부, 사회보장기금을 포함한 일반정부 수지는 17조원 적자를 기록했다. 4년 연속 적자로, 지난해(2000억원)와 비교해 적자 폭이 대폭 커졌다.

일반정부의 총수입은 827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2조8000억원 줄었고, 총지출은 844조3000원으로 16조원 감소했다. 이 중 중앙정부는 64조9000억 적자, 지방정부는 3000억원 적자를 냈다. 중앙정부는 4년 연속 적자를 지속했고, 2022년까지 2년째 흑자를 냈던 지방정부도 지난해 적자로 돌아섰다.

한국전력,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을 포함한 비금융공기업 수지는 지난해 40조원 적자로 집계됐다. 전년(66조4000억원)보다 적자 폭이 24조4000억원 축소됐다. 금융공기업 수지는 10조5000억원 흑자로 지난해(7조8000억원) 대비 크게 늘었다. 2007년 이후 최고치다. 금리 상승에 따라 이자 등 재산소득이 늘어나 흑자 폭이 커졌다.

한편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일반정부 수지 적자 비율은 관련 계정을 작성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보다 좋게 나타났다. 6개국 평균은 4.8%였는데 한국은 0.7%에 불과했다. 사회보장기금을 제외한 일반정부 수지 적자 비율도 2.7%로 집계돼 OECD 평균을 밑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