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U-20 여자 월드컵 우승’ 노동신문 1면 톱으로 보도
수해 속 주민들 자긍심 고취 의도 분석
북한이 20세 이하(U-20) 여자 월드컵에서 우승한 소식을 24일 노동신문 1면 머리기사로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노동당 기관지로 주민들이 보는 매체다. 북한이 스포츠 경기 우승을 대대적으로 선전해 주민의 자부심을 높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노동신문은 이날 ‘위대한 우리 국가의 명예를 세계에 떨친 조국의 장한 딸들’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1면 머리에 실었다. 축구 대표팀이 지난 23일 콜롬비아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여자 월드컵 결승에서 일본을 1-0으로 꺾고 우승한 내용이다. 신문은 “결승 경기에서 일본팀을 타승하고 영예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고 전했다.
신문은 북한 대표팀이 조별리그부터 결승전까지 7전 전승하며 25골을 기록한 사실도 소개했다. 8강과 4강 경기 결과를 설명하면서는 “우승후보팀으로 지목되던 브라질팀과 미국팀을 물리쳤다”고 했다.
신문은 일본과의 결승 경기 내용을 상세히 다뤘다. “우리 선수들은 시작부터 주도권을 틀어쥐고 적극적인 공빼앗기로 상대팀을 압박”, “경기시간 15분쯤 15번 최일선 선수가 공격마당 오른쪽에서 일본 선수들을 재치 있게 빼돌리고 강한 왼발차 넣기로 득점에 성공했다”, “일본 선수들의 필사적인 공격은 우리 팀의 견고한 방어에 부딪쳐 좌절당했다” 등이다.
신문은 축구 대표팀이 U-20 여자 월드컵에서 2006년과 2016년에 이어 3번째 우승을 거둔 점을 언급하며 “우리나라 여자 축구팀은 최강팀으로서의 면모를 남김없이 과시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어 “우리의 미더운 여자축구 선수들이 이룩한 자랑찬 경기 성과는 강국 조선의 존위와 명성을 만방에 떨치며 전면적 국가발전의 새 전기를 보란 듯이 열어나가는 온 나라 인민들에게 커다란 고무적힘을 안겨주고 있다”고 했다.
신문은 선수들의 경기 장면과 우승 후 기뻐하는 모습 등이 담긴 사진도 여러 장 게재했다.
북한이 이번 U-20 여자 월드컵 우승을 노동신문 1면에 대서특필한 것은 대규모 수해 등으로 침체한 내부 분위기를 고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어떤 나라도 스포츠를 통해서 국민의 자긍심과 자부심을 고취하려는 의도가 있는데, 북한의 이번 보도도 그런 차원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이 스포츠 경기 우승을 노동신문 1면에 실은 점을 두고 “다른 사례도 흔히 있었던 거로 기억한다”라며 이례적인 건 아니라는 취지로 말했다.
북한이 축구 대표팀 귀국에 맞춰 우승 행사를 진행할지 주목된다. 앞서 2016년 우승 당시에는 평양 시내에서 카퍼레이드를 진행하는 등 대대적인 환영 행사를 치른 바 있다.
https://www.khan.co.kr/sports/worldcup/article/202409232033025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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