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캐즘, 쉽게 해결 안될수도…日 전철 밟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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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직격탄을 맞은 국내 배터리 업계가 좀처럼 침체 국면을 벗어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다만 차세대 배터리 개발, 이차전지 공급망 강화 등의 노력이 이어진다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캐즘 극복을 위해서는 중국을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견해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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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5년간 배터리산업에 15조원 투자…최선 다하겠다"
SNE리서치 대표 "중국 벤치마킹할 때…차세대 배터리를 무기로"
(서울=연합뉴스) 한지은 기자 =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직격탄을 맞은 국내 배터리 업계가 좀처럼 침체 국면을 벗어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다만 차세대 배터리 개발, 이차전지 공급망 강화 등의 노력이 이어진다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캐즘 극복을 위해서는 중국을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견해도 나왔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24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이차전지 전문 콘퍼런스 'KABC 2024'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배터리 산업의 캐즘 이슈는 미국 금리가 내린다고 해서, 전기차 충전소 몇 개가 더 생긴다고 해서 쉽게 해결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이 국가 전략으로 전기차 보급 속도를 조절한다면 캐즘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특히 강 회장은 일본 배터리 산업의 위상 하락을 거론하며 "현재 한국 배터리 산업이 직면한 상황은 2010년대 일본과 유사하다"며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세계 최초로 리튬코발트계(LCO) 전지 상용화에 성공하며 1990년대 전 세계 배터리 점유율의 98%를 차지했으나, 2010년 이후 한국과 중국에 밀리며 현재 점유율은 14% 수준이다.
그는 "과거 일본이 한국의 성장세에 당황한 모습은 현재 중국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성장으로 한국이 역전당하는 것과 유사하다"며 "중국과의 격차는 쉽게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로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강 회장은 현 상황이 국내 배터리 업계의 위기인 동시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차세대 배터리 개발, 공급망 내재화 등을 통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산업은행은 지난 5년간 배터리 산업에 15조원을 투자했다. 반도체에 6조∼7조원을 투자한 것과 비교하면 전기차에 올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이 분야의 성패에 한국 경제와 산업의 미래가 달려있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광주 SNE리서치 대표는 "캐즘이라는 상황은 국내 산업이 쓰는 용어이고, 사실 중국은 캐즘이 아니다"라며 "이제부터는 중국의 배터리 산업과 국가 정책 등을 한국이 벤치마킹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중국의 LFP 배터리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성장해왔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양극재 가격이 많이 내려가다 보니 니켈·코발트·망간(NCM)과 LFP의 가격 차이가 벌어졌고, 주문자 상표부착 생산(OEM) 입장에서 NCM 배터리만 쓰기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국내 배터리 업계가 4∼5년 전 LFP를 굉장히 과소평가했다"며 "2025년 LFP를 OEM에 공급한다고 해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이기 때문에 빨리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어 "삼성SDI가 2027년 전고체 배터리를 양산하는 등 차세대 배터리는 중국과 비교해 한국이 앞선다고 생각한다"며 "LFP를 만들어 준비하는 동안 차세대 배터리도 빠르게 준비해 무기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writ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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