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애플 수수료 갑질’ 피해 10조… “과징금·소송 등 강력대응해야”

산업연합포럼, 국회서 토론회
“적정금액보다 3~5배 더 떼가”

구글과 애플 등 글로벌 플랫폼 업체들의 인앱결제 시스템 사용 강제에 따른 국내 피해 규모가 최근 4년 동안 10조 원에 달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인앱결제는 앱에서 유료 콘텐츠를 결제할 때 구글·애플의 자체 결제 시스템을 통해서만 결제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해당 업체들은 게임사 등 앱 개발사들이 자사 앱 마켓을 통해 이용자가 앱을 내려받을 수 있게 하는 대신, 인앱결제 과정에서 최대 30%의 수수료를 떼간다. 플랫폼 업체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시행하고 있는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는 앱 개발사들이 여전히 3∼5배의 과다한 인앱결제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는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한국산업연합포럼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실과 공동으로 ‘구글 등 인앱결제 피해와 우리의 대응’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날 패널로 참여하는 이영기 위더피플 미국 변호사가 행사에 앞서 공개한 발제문에 따르면, 구글·애플의 인앱결제 시스템 사용 강제에 따른 국내 업체 피해 금액은 최근 4년 동안 79억 달러(약 10조5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변호사는 “구글 내부 문서에 따르면, 구글이 경쟁 시장에서 받을 수 있는 인앱결제 수수료는 10% 정도이고 구글의 인앱결제 수수료의 실제 비용 역시 고작 4∼6%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앱 업체들은 사실상 3∼5배의 과다한 인앱결제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 업체들은 지난 4년간 입은 피해액의 3배에 해당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미국 반독점법 규정에 따라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음에도 보복을 우려해 정당한 청구권을 행사조차 못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미국과 유럽 주요국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30%의 수수료를 받는 것이 불공정 행위에 해당한다며 구글·애플에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강력한 제재를 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애플의 경우 과징금을 피하기 위해 유럽 지역에서 수수료를 30%에서 17%로 낮추고 ‘아웃링크’ 결제를 허용했다.

방효창 두원공과대 모빌리티소프트웨어학과 교수는 “글로벌 테크 기업의 인앱결제 서비스의 독점 행태에 대해 기업은 소송으로, 국회는 입법으로, 정부는 과징금 부과 등 조치로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