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면전’은 막자는 미국, 이란 겨냥 소규모 병력 증파

이본영 기자 2024. 9. 24.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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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레바논에 대한 대규모 폭격과 헤즈볼라의 반격으로 중동에서 전면전 위기가 급격히 고조되자 미국이 소규모 병력을 증파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충돌 확대를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이스라엘을 배후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계속하는 가운데 가자지구 전쟁 종식 또한 멀어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미국 정치권과 언론에서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충돌까지 격화되는 상황에서 가자지구 휴전과 인질 석방이라는 목표는 임기 내 달성이 더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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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설득 ‘확전 자제’엔 실패
23일 레바논 남부 자이타에서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폭발 연기가 치솟고 있다. 자이타/AFP 연합뉴스

이스라엘의 레바논에 대한 대규모 폭격과 헤즈볼라의 반격으로 중동에서 전면전 위기가 급격히 고조되자 미국이 소규모 병력을 증파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충돌 확대를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이스라엘을 배후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계속하는 가운데 가자지구 전쟁 종식 또한 멀어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패트릭 라이더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23일 브리핑에서 “그 지역(중동)에 배치된 우리 군사력을 증강하기 위해 소규모 추가 병력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라이더 대변인은 미군은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에 미사일과 로켓 공격을 가했을 때(4월14일)보다 중동에 더 강한 전력을 배치한 상태라며 이번 조처가 이란을 겨냥한 것임을 시사했다. 미국 국방부는 또 전날 로이드 오스틴 장관과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통화했다면서 “오스틴 장관은 지역의 어떤 행위자이든 (분쟁) 상황을 이용하고 충돌을 확대하려는 것을 저지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고 했다.

라이더 대변인은 증파 병력 규모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미국은 현재 중동 지역과 주변 해역에 병력 4만여명과 10여 척의 군함을 전개해놨다. 해군력의 주축은 에이브러햄 링컨호 항공모함 전단이다. 23일에는 해리 트루먼호 항모 전단이 미국 항구에서 중동을 향해 출항했다. 이는 예정됐던 것으로, 미군은 시어도어 루스벨트호 항모 전단이 최근 중동 근해에서 태평양으로 이동한 뒤 새 항모 전단 배치로 현지에 2개 항모 전단을 유지하게 된다.

미국 쪽은 충돌 확대에 반대한다는 뜻도 거듭 밝히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셰이크 모하메드 빈자예드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레바논 상황에 대해 브리핑을 받았다며 “우리는 긴장을 낮추고 사람들이 자신들 집으로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밖으로 충돌이 번지는 것을 막으려는 시도가 사실상 실패로 돌아가면서 24일 마지막 유엔총회 연설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적 레임덕’은 심화되고 있다. 그는 22일에도 “우리는 광범위한 전쟁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라며 가자지구 전쟁 종식 노력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정치권과 언론에서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충돌까지 격화되는 상황에서 가자지구 휴전과 인질 석방이라는 목표는 임기 내 달성이 더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오스틴 장관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이스라엘 방문 계획을 지난주에 취소했다며, 이는 미국이 이스라엘을 설득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보 달더 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주재 미국대사는 미국은 상황을 진정시키려고 하지만 이스라엘은 말을 듣지 않는 상황은 “미국 외교에 매우 큰 타격”이라고 이 신문에 말했다. 액시오스는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의 추가 공격에 대비해 레바논 거주 미국인들의 안전한 대피를 이스라엘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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