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만에 코리아오픈을 캔버스에 뚝딱' 스포츠와 미술의 콜라보, 앤디 브라운 화가
2024 WTA 500 하나은행 코리아오픈 준결승전이 열렸던 9월 21일 토요일. 센터코트 최상단에는 흥미로운 외국인이 있었다. 그 외국인은 이젤 위에 캔버스를 놓고 쉼없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오후 3시를 조금 넘어 시작한 외국인의 그림은 2시간 만인 오후 5시가 조금 넘어 완성됐다. 코트 위에서 경기하는 선수들, 그리고 응원하는 관중들은 물론, 대회 스폰서 차량과 높게 솟아 있는 태극기, 심지어 롯데타워와 같은 주변 랜드마크까지도 섬세히 담아냈다. 이 외국인은 영국에서 온 화가, 앤디 브라운(44) 씨였다.
알고 보니 앤디 브라운 씨는 스포츠 이벤트를 전문으로 그리는 화가였다. 주종목은 야구로 미국 메이저리그(MLB) 30개 구단의 홈구장을 화폭으로 담아냈으며, 야구 인기가 매우 높은 미국, 일본, 대만, 도미니카, 쿠바 등을 직접 방문해 현지 야구장을 그림으로 그렸다. 보스턴 레드삭스의 강타자로 이름을 날렸고 MLB 명예의 전당에도 헌액된 데이비드 오티즈(도미니카공화국)의 초청으로 2022년에는 도미니카 공화국 야구리그를 담은 그림책도 발간했다. 2023년에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출전한 영국 야구대표팀의 '팀 아티스트' 직책을 맡아 스태프로도 대회에 함께 했다.
브라운 씨는 "(선수들의 랠리 중에는) 조용한 침묵이 흐른 이후, 관중들의 박수와 환호 소리는 매우 훌륭하다. 심지어 랠리 중 선수들의 풋워크 소리와 공이 튀기는 소리도 매우 좋다. 정말 아름다운 광경이다"라고 말한 뒤, "이러한 분위기에 참여하고 그리고 그 분위기를 그림 속으로 담아내고 싶다. 이번 테니스 대회를 그림으로 담아내는 작업은 야구장을 그리는 작업과는 또다른 느낌이다"라고 설명했다.
사실 브라운 씨는 한국과 인연이 깊다. 2009년, 기간제 미술 교사로 부산에 정착한 것이 그 시작이었다. 어쩌다 방문한 부산 사직구장의 야구를 보며 그는 한국인들의 열정적인 응원 문화에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그 장면을 화폭에 담아내기로 한 것이 스포츠 전문 화가가 된 결정적인 계기였다.
서울, 제주 등에도 거주한 적 있다고 하는 브라운 씨는 국내 10개 야구장을 모두 방문하며 그의 작업 활동을 넓히기 시작했다. 이번 코리아오픈을 방문한 직후에는 기아 타이거즈 구단의 초청을 받아 바로 광주로 발걸음을 옮길 정도였다. 국내 야구단에서 앤디 브라운 씨는 VIP 중의 VIP나 다름 없었다.
브라운 씨는 "이번 코리아오픈을 기점으로 테니스 대회와 관련한 그림도 더욱 많이 그리고 싶다. 테니스 경기를 직접 보며 또다른 매력에 푹 빠졌다. 전세계 테니스 대회들을 직접 그리는 것은 또다른 목표가 됐다"라고 말했다.
"오늘 저녁으로는 김치찌개를 먹을 것"이라는 브라운 씨는 "나에게 최고 식당은 김밥 전문점이다. 한식을 정말 좋아하는데, 다양한 음식들을 맛볼 수 있는 김밥 전문점이야 말로 나에게는 정말 천국(Heaven)"이라며 또 웃었다.
이번 코리아오픈은 브라운 씨로 인해 스포츠와 미술의 콜라보라는 새로운 시도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브라운 씨의 작품 세계는 아래 그의 홈페이지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스포츠와 미술의 콜라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고 있는 브라운 씨의 밝은 앞날을 응원한다.
<앤디 브라운 화가 홈페이지 : https://andybrownstadiums.com/>
<앤디 브라운 화가(우), 김민수 통역(좌)>
글= 박성진 기자(alfonso@mediaw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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