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용지표·금리 따라 요동치는 환율… 이틀 중 하루는 10원 이상 '출렁’
8월엔 사흘 중 이틀 ‘출렁’… 2·5일엔 20원 넘겨
통화정책 각개전투 시작… “환율 변동성 더 커져”
최근 들어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대폭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에는 환율이 10원 넘게 출렁이는 현상이 이틀 중 하루꼴로, 지난달에는 사흘 중 이틀꼴로 발생했다. 미국 고용지표 등에 대한 국제금융시장의 민감도가 커지면서 나타난 현상인데, 최근 각국의 통화정책이 다변화되면서 환율 변동성이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4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3일까지 원·달러 환율 변동 폭(고가-저가)이 10원을 넘긴 것은 전체 13거래일 중 6일(4일, 6일, 9일, 13일, 19일, 20일)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9월 1일~19일, 13거래일) 동안 10원을 넘긴 날이 하루(9월 5일, 11.70원)에 불과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난 8월에는 변동 폭이 10원을 넘긴 날이 더 많았다. 전체 21거래일 중 14일이 10원을 넘겼다.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여파로 ‘블랙먼데이’ 사태가 불거졌던 8월 5일과 직전 거래일인 2일에는 고가와 저가의 차이가 각각 20.1원, 21.2원으로 집계되면서 20원을 넘기기도 했다. 전체 22거래일 중 4일만 10원을 넘겼던 작년 8월의 3배 수준이다.
월별로 보면 최근의 환율 변동 폭이 더욱 두드러진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환율 변동폭이 10원 이상 넘긴 날은 ▲1월 2거래일 ▲2월 0거래일 ▲3월 2거래일 ▲4월 4거래일 ▲5월 2거래일 ▲6월 1거래일 ▲7월 2거래일 등이었다. 월평균 2거래일이 채 안 됐다. 그러나 8월에는 14일, 9월에는 6일로 치솟으면서 평균 10거래일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지표에 대한 국제금융시장의 민감도가 커지면서 환율이 출렁인 것으로 평가한다. 특히 미국의 고용지표가 지난달부터 시장의 예상을 밑돈 것이 경기침체의 신호로 해석되면서 달러 등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례로 우리나라 시간으로 지난 6일 밤 공개된 미국의 8월 비농업고용이 시장 예상치(16만5000명 증가)와 직전 12개월 평균 증가폭(20만2000명)을 한참 밑돈 14만2000명에 그치자 환율 변동 폭은 14.4원으로 집계됐다. 이달 들어 가장 큰 변동 폭이었다.
한 달 전인 8월 2일 환율 변동 폭이 21.2원을 기록했을 때도 7월 고용지표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2일 밤 발표된 7월 비농업 고용이 11만4000명 늘어나는 데 그치면서 시장 예상치 17만6000명을 큰 폭으로 하회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 초 미국지표 충격이 시장을 휩쓸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가속화됐고, 비슷한 시기에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종전 연 0~0.1%에서 0.25%로 인상하면서 환율 변동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달 들어서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통화정책이 다변화되면서 환율이 더 요동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지난 18일(현지 시각)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면서 4년 반 만에 통화정책을 전환했다. 반면 영란은행은 금리를 연 5%로 동결했고, 브라질은 연준 결정 몇 시간 후에 0.25%포인트 인상을 발표했다.
박수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 인하를 계기로 중앙은행의 각개전투가 시작됐다”면서 “한국의 경우 기존에는 시장에서 10월 인하도 늦다고 판단했는데 이제는 중앙은행들이 잇따라 금리를 동결하면서 (한은이 연내 금리를 내린다면)오히려 빨리 인하하는 격이 돼버렸다. 그래서 환율이 더 오르는 모습”이라고 했다.
김찬희 연구원은 “연말이 다가오면서 미국의 금리 인하 여파가 8월과 유사하게 환율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환율이 10원 이상 출렁인 날이 12일에 달했던 2022년 9월만큼 환율 변동성이 커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당시에는 레고랜드 부도로 촉발된 채권 및 자본시장 전반의 급격한 자금경색으로 환율이 급등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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