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2', 황정민이 잘하고 정해인 광기가 맛있어요 [Oh!쎈 초점]
[OSEN=연휘선 기자] 영화 '베테랑2'에서 배우 황정민이 연기 베테랑의 관록을, 배우 정해인이 맑은 눈의 광기로 빌런의 매력을 보여주며 관객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19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베테랑2'(감독 류승완, 제공/배급 CJ ENM, 제작 ㈜외유내강)는 468만 여 명의 누적 관객수를 기록했다. 앞서 '베테랑2'의 손익분기점은 약 400만 관객으로 알려진 바. 지난 13일 개봉해 일주일 만에 이를 가뿐히 상회하는 기록을 세운 것이다.
흥행의 중심에는 작품을 이끌어가는 두 배우 황정민과 정해인이 있다. 형사 서도철 역을 맡아 첫 시리즈에 이어 두 번째 시리즈에서도 주인공으로 활약하는 황정민, 후배 경찰 박선우 역을 맡아 빌런으로 그와 대척점에 선 정해인. 두 배우의 각기 다른 매력과 존재감이 추석 연휴 내내 관객들의 발길을 극장으로 이끈 덕분이다.
'베테랑2'는 기본적으로 나쁜 놈은 끝까지 잡는 베테랑 서도철 형사의 강력범죄수사대에 막내 형사 박선우가 합류하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범을 쫓는 액션범죄수사극이다. 9년 전 첫 시리즈에서 조태오(유아인 분)를 마침내 잡아냈던 형사 서도철은 이번에도 범인 앞에서는 한없이 집요하고 끈질긴 인물로 돌아왔다.
여기에 '베테랑2'에서는 아버지로서 서도철의 고민이 더해졌다. 과거 아들에게 "어디서 줘터지고 오는 건 못 참는다"라던 그가 이제는 "아빠 생각이 짧았다"라고 아들에게 사과한다. 극단적으로 달라진 서도철의 심경변화, 이를 이끌어낸 '베테랑2'의 과정들을 '연기 베테랑'인 황정민은 현실적으로 그려낸다.
"힘들어 죽겠네"를 입에 달고 사는 황정민의 서도철은 범인 잡는 경찰이라는 점만 빼면 그저 직장생활 열심히 하는 여느 중년 아저씨의 분위기마저 자아낸다. 다수의 작품과 배우 활동으로 보여준 황정민의 인간미가 한층 더 역할에 설득력을 부여하며 관객에게 몰입감을 선사한다.
그런가 하면 정해인은 비현실적으로 '돌아버린 눈'을 섬뜩하게 소화해냈다. 극 초반부터 과감하게 밝히고 시작하는 그의 정체는 극 중 '해치'라 불리는 빌런이다. 그는 정의를 판별하는 신수 '해치'처럼 허술한 법망을 피해가거나 솜방망이 처벌을 받은 자들에게 피해자들이 당한 그대로 되갚아 주는 사적 복수 집행자다.
'해치' 박선우는 시종일관 모호한 정의관으로 작품의 선악 구분을 뒤흔든다. 피해자들의 억울함을 풀어주려는 듯 가해자들을 응징하는 '해치'의 행보는 얼핏 정의로운 것처럼 포장된다. 그러나 서도철이 지적하는 대로 사람 목숨에 경중은 없고, 누군가를 처벌할 권리는 개인에게 없다. 그렇기에 어떠한 권한과 정당한 절차도 없이 잔인하게 가해자들을 살해하는 박선우의 행보는 그저 살인에 지나지 않는다.
모호한 만큼 알 수 없는 분위기로 긴장감을 선사하는 캐릭터. 정해인은 이를 소위 '맑은 눈의 광기'로 표현할 만 한 돌아버린 눈빛으로 표현해낸다. 살인 과정에 어떠한 죄책감도 없이 잔인하게 행동에만 집중하는 정해인의 박선우는 섬뜩하기 그지 없다. 누명을 씌우려는 범죄자에게 웃으며 "안녕"이라고 속삭이는 애드리브조차 공포감을 더한다.
안정적으로 현실적인 연기를 보여주는 황정민과 강력한 캐릭터의 긴장감을 십분 소화해낸 정해인. 두 배우의 앙상블은 사적복수와 정의라는 '베테랑2'의 시사점을 연기적 볼거리로 풍성하게 구현한다. 여기에 오달수, 장윤주, 오대환 등 또 다른 '베테랑' 시리즈 멤버들의 호연이 유쾌한 분위기를 잃지 않게 한다.
거슬림 없는 연기 맛집인 점 만으로도 충분한 볼거리를 보장하는 '베테랑2'. 이에 추석 연휴가 지난 뒤에도 작품의 흥행세는 계속해서 이어질 전망이다. '천만 영화'로 신드롬급 현상을 야기했던 첫 시리즈의 후광을 '베테랑2'가 어떻게 이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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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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