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도 못 맞추고, 관리도 놓쳐”.. 집 나간 필리핀 ‘이모’ 연락 두절, 실패 예견?

제주방송 김지훈 2024. 9. 24.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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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을 통해 필리핀에서 도입한 가사관리사 2명이 추석 연휴 이후 돌연 자취를 감췄습니다.

정부가 전국 확대 계획까지 검토하고 있는 시범사업에 대한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이같은 사건은 애초부터 시범사업 자체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 사례라는 지적도 불거지고 있습니다.

관련해 서울시는 남은 가사관리사들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이 잘 운영돼야 고용 연장이 가능하다는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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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기반, 취약한 처우” 불만
‘제조업’보다 임금 적어.. 한계 표출
불법취업·체류 이탈 우려→ “가시화”
전국 확대 앞두고 첫걸음부터 ‘삐걱’
지난달 6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입국한 서울시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 참가자들이, 버스로 이동하고 있다. (SBS 캡처)


서울시가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을 통해 필리핀에서 도입한 가사관리사 2명이 추석 연휴 이후 돌연 자취를 감췄습니다. 정부가 전국 확대 계획까지 검토하고 있는 시범사업에 대한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이같은 사건은 애초부터 시범사업 자체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 사례라는 지적도 불거지고 있습니다.

24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이탈한 2명은 지난 15일 서울 역삼동 숙소에서 짐을 챙긴 이후 이날 현재까지 연락이 두절된 상태로 알려졌습니다. 1명은 휴대전화를 숙소에 두고 사라졌고, 다른 1명은 전원을 꺼버린 이후 자취를 감춘 상태로 오는 26일까지 이들이 복귀하지 않을 경우 불법체류자로 전락하게 됩니다.

사실 이런 상황은 결코 예상 밖이 아니었다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필리핀 가사관리사가 이달초 자신이 일하는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아이를 돌보는 모습. (서울시 제공)


앞서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은 이미 임금에 대한 불만을 제기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교육 기간 중 지급된 수당에서 세금, 4대 보험료, 숙소비까지 공제된 뒤 실수령액은 겨우 50만 원 수준으로, 이에 따라 일각에선 어떻게 생활 유지가 가능한지 불만이 속출한 것으로 파악되기도 했습니다.

52시간을 일하는 제조업 근로자들이 평균 280만 원에서 300만 원을 받는 반면, 가사관리사들은 주 40시간 근무 기준, 206만 원을 받는 것으로 계약됐습니다. 여기에서 숙소비와 생활비를 제할 경우 월세와 생활비 충당도 힘든 수준의 소득에 그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관련해 서울시는 남은 가사관리사들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이 잘 운영돼야 고용 연장이 가능하다는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임금 지급 방식을 월 단위에서 주 단위로 바꾸겠다는 방안을 고용노동부 등과 협의할 예정이지만 이러한 대책이 실효성을 더할지는 미지수인 상황입니다. 이미 사업의 취약성이 드러난 실정에,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추가적인 이탈이 발생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는 탓입니다.

SBS 캡처


더구나 이탈한 두 명은 26일까지 복귀하지 않을 경우 불법체류자로 전환되며, 불법취업을 시도할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미 더 나은 임금과 근무조건을 제공하는 직종으로 이들이 눈을 돌릴 가능성이 크다는 예측도 나오면서, 서울시 시범사업이 처음부터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었다는 분석에도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이탈한 관리사 부모에게 연락해 복귀를 설득하고 있지만, 당장 뚜렷한 대책이 없이 사건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입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고용노동부 등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올 상반기, 가사·돌봄 영역에 외국인력을 확대 공급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습니다 이번 서울 지역에 필리핀 가사도우미 시범사업을 기점으로 내년 전국 1200여 명 규모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인해, 시범사업 첫 단계부터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면서 앞으로 전국적으로 추진될 사업의 성공 가능성에 불안감을 더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6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입국한 서울시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 참가자들이, 버스로 이동하고 있다. (SBS 캡처)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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