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게임 유저 기망" 확률형 아이템, 넥슨이 포기 못하는 이유? 매출 살펴보니
- 확률형 아이템 살 수밖에 없는 구조? 플레이 시간 단축·캐릭터 치장 등 메리트
- 게임회사 매출 85%가 확률형 아이템…"정액제 등 수익 구조 전화 어려워" 왜?
- 올 3월 게임산업법 시행, 게임사 확률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 "입증 소지 모호"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09:00~10:00)
■ 진행 : 조태현 기자
■ 방송일 : 2024년 9월 24일 (화요일)
■ 대담 :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조태현 기자 (이하 조태현) : 국내를 대표하는 게임 회사죠. 넥슨이 이용자가 돈을 내고 뽑기 방식으로 구매한 아이템의 확률을 조작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사건으로 공정위로부터 역대 최대의 과징금을 부과받았고요. 최근 220억 원에 달하는 소비자 피해 보상안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어마어마하게 보이는 과징금 그리고 보상 규모보다 우리가 더 중요하게 봐야 될 것. 바로 넥슨이 이 같은 부정을 저지르게 된 핵심. 바로 확률형 아이템이 아닐까 싶습니다. 게임업계 매출의 상당 부분이 이 확률형 아이템에서 나오다 보니까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표현까지 쓰던데요. 그런데 이걸 둘러싼 우려도 상당히 많은 상태입니다. 전문가와 함께 이 부분 살펴보도록 하죠. 김정태 동양대학교 게임학부 교수님 전화로 연결하겠습니다. 교수님 나와 계십니까?
◇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 (이하 김정태) : 네 안녕하십니까?
◆ 조태현 : 네 안녕하십니까 교수님. 먼저 앞서서 문을 열면서 넥슨의 확률 조작 사건이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뭘 어떻게 조작했다는 겁니까?
◇ 김정태 : 조작 사건이라고 불리는 사건의 전모를 알기 위해서는 '메이플스토리'라는 게임과 그다음에 '큐브'라는 아이템에 대해서 좀 알아야 되거든요. 메이플스토리는 2003년, 한 21년 정도 된 게임입니다.
◆ 조태현 : 성인이네요.
◇ 김정태 : 2003년 4월 29일부터 상용화 서비스된 아주 장수 게임이죠. 그리고 큐브라는 개념을 좀 알아야 되는데 이게 소위 말하는 게임 캐릭터의 잠재 능력을 강화해 주는 어떤 확률형 아이템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큐브 하면은 원래 이 육각형 이런 모양을 큐브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여러 조각들을 조합해서 하나의 큰 덩어리로 만든다. 이런 개념으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런데 이 조작 사건의 개요를 간단하게 얘기 드리면 넥슨이 메이플스토리 내에 여러 가지 성능이 발생할 수 있는 걸 옵션이라고 해요. 그래서 옵션 출연 확률을 처음에는 균등하게 설정해서 판매를 시작했어요. 그런데 몇 개월 후에 인기가 가장 많은 성능들이 나오는 옵션을 덜 나오도록 임의로 구조 변경했다는 겁니다. 그게 소비자들에 의해서 밝혀지게 된 이런 사건입니다.
◆ 조태현 : 소비자들이 이거를 알 수가 없었을 텐데 어떻게 알게 된 겁니까?
◇ 김정태 : 그렇죠. 혹자는 알고리즘의 조작이냐 이렇게도 얘기할 수 있는데 그렇다기보다는 아예 공지를 안 하는 거예요. 확률을 변경했는데 그거를 공지를 안 한다.라든지 아니면 모호한 표현들을 써서 기망을 하는 거예요. 뭐냐면 이른바 메린이라고 불리는 메이플스토리를 처음 초보 게이머들은 잘 알지 못하고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2003년 5월 정도부터 시작한 한 7년 차 게이머들이 2010년경에 이 큐브가 판매가 됐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한 6~7년 정도 게임 플레이를 막 하다 보면 큐브라는 아이템이 새로 나왔네? 하면서 직접 구매도 하고 시연을 했을 거 아닙니까? 그런데 몇 개월 지나서 정확하게는 4개월 정도. 판매된 지 4개월 정도 만에 큐브 내에 있는 여러 성능들이 있다고 아까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그중에 인기 옵션의 성능이 확률이 굉장히 떨어져 잘 안 나오는 거예요. 말하자면 우리가 어떤 백화점 경품 행사 같은 데 갔을 때 굉장히 기본 상품 이런 것들이 많이 나오고 꽝도 나오고 이런 형태로 바뀌어버린 거예요. 처음에는 예를 들면 예쁜 인형도 주겠다. 아니면 과자도 주겠다. 이런 식으로 동등하게 나올 것처럼 얘기를 하고 판매를 했는데 막상 플레이를 직접 하고 구매를 해보다 보니까 아주 쓸모 있는 인기 옵션의 어떤 성능은 확률이 거의 잘 안 나오는 이런 문제가 나왔던 거죠.
◆ 조태현 : 그러니까 1% 확률이라면 100번을 샀을 때 한 번 정도는 산술적으로 나와야 되는데 그만큼도 안 나오더라. 그래서 알게 됐다는 건데.
◇ 김정태 : 그렇죠 그렇죠.
◆ 조태현 : 그런데 이런 큐브라든지 다른 확률형 아이템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이렇게 확률이 너무 낮다 의심이 된다 이러면 안사면 될 텐데 게임을 하다 보면 이걸 안 살 수가 없는 구조인가 보죠?
◇ 김정태 : 보통은 그렇습니다. 왜 게임을 플레이하는데 돈까지 쓰느냐 얘기를 하는데 게임을 막상 플레이하다 보면 좀 빠져들고, 빠져들다 보면 내가 빨리 캐릭터를 성장시킨다든지 아니면 등장하는 몬스터 같은 거를 손쉽게 해치우고 싶은 이런 유혹에 빠지게 됩니다. 그때 이런 큐브라든지 여러 아이템들이 등장을 하는 거예요. 그래서 결론은 아이템을 통해 소비자들의 플레이 시간을 줄여주면서 게임을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는 거예요. 그래서 내 캐릭터가 남보다 강해지면 내가 우쭐 자랑도 할 수 있고 내 레벨이 높다고 한다면 다른 사람들보다 굉장히 캐릭터의 치장 아이템 같은 것들로 인해서 굉장히 멋져 보이는. 그렇기 때문에 이 확률형 아이템이나 이런 여러 가지 치장 아이템의 게이머들이 이렇게 구매를 하게 되는 겁니다.
◆ 조태현 : 저는 예전 세대라서 게임을 사가지고 즐기는 게 조금 더 익숙한데 지금은 모바일에서 무료 게임을 하다 보니까 이런 식으로 많이 문화가 바뀐 것 같습니다. 그런데 게임 회사들이 이 부분으로 돈을 좀 많이 버는 것 같아요. 매출의 상당 부분이 확률형 아이템이다.라고 이야기를 하던데 얼마나 비중을 차지합니까?
◇ 김정태 : 통계나 이번에 공정위 발표 같은 것을 보면 상당히 큰 규모라서 놀라는 분들도 계세요. 그래서 넥슨이 큐브를 가지고 벌어둔 돈이 매출이 연간 2천억이다 이런 발표도 이미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거보다 사실은 한국 게임 시장 자체가 이 확률형 아이템에서 벌어들이는 비중이 갈수록 높아졌던 형국인데요. 2023년 게임백서를 보면 PC 게임 매출의 76%, 그다음에 모바일 게임 매출의 75%가 확률형 아이템에서 발생한 걸로 추정된다. 이런 얘기인데 쉽게 계산을 하면 22년도 한국 게임 매출이 대략 22조 원 정도가 되고요. 그다음에 PC 게임의 시장 규모와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가 대개 26%에다가 모바일 게임 시장 구조는 한 6% 정도 돼서 모바일과 PC 매출 시장 점유율 전체 총 구조가 85% 정도가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22조 원의 85% 하면 한 18.7조가 나오는 거예요. 그러니까 한 18조에서 19조 정도가 이 확률형 아이템에서 발생했다라고 추정이 가능한 겁니다.
◆ 조태현 : 알겠습니다. 다른 나라 게임 회사들을 보면요. 게임을 여전히 판매를 하고 이런 식으로 수익을 벌어들이는 것 같던데 다른 나라들도 이런 확률형 아이템 많이 활용하고 있습니까?
◇ 김정태 : 확률형 아이템을 주로 활용하는 나라들은 한국 중국 포함해서 아시아권들이 대부분이고요. 해외에서는 콘솔 게임 쪽에 좀 집중이 되어 있습니다. 플레이어들이.
◆ 조태현 : 게임기로 하는 게임이요?
◇ 김정태 : 그렇죠. 텔레비전에다 연결해가지고 하는 게임들. 그리고 최근에는 모바일 게임이 보편화되기 때문에 확률형 아이템의 존재에 눈 뜬 유럽 게이머들, 미국 게이머들이 좀 늘어나는 추세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조태현 : 네 알겠습니다. 근데 이렇다 보니까 사실 우리나라 게임 회사들이 게임의 즐거움이라는 본질적인 가치에서 좀 멀어지고 있다 이런 비판도 나오는 것 같아요. 최근에 NC소프트에서 내놓은 호연이라는 게임 이것도 좀 부정적인 평가를 받으면서 주가에도 영향을 많이 미쳤거든요. 지금 이런 흐름에 대해서 교수님은 좀 우려되는 부분이 없습니까?
◇ 김정태 : 글쎄요. 지금 NC소프트 같은 회사도 이른바 리니지라는 IP를 장기간 매출의 어떤 수익원으로 활용하다가 새로운 시도들을 하고 있고 최근에 호연을 출시를 했고 호연에는 이 확률형 아이템 같은 거를 최대한 자제하겠다 .해서 발표를 했는데 막상 열어보니 매출이 이전 IP들 그러니까 리니지라든지 이런 게임보다는 훨씬 떨어지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이게 한국 게임 산업계에서는 구조적 문제가 현재 있는 상황입니다.
◆ 조태현 : 그러니까 수익성을 좀 포기하고 게임성을 잡으려고 그러면 돈을 못 벌고 약간 이런 문제들이 있다.라고 말씀을 해 주신 셈인데 어찌 됐건 게임의 핵심은 즐거움이니까 그런 부분도 놓쳐서는 안 되겠고요. 이렇게 확률형 아이템 계속 변칙적으로 하고 확률 조작 이슈까지 번지게 되면서 올해 3월에 게임산업법이 개정이 된 걸로 알고 있거든요. 게임 업계에서 상당한 변곡점이 됐다.라는 평가가 나오던데 어떤 부분을 손본 겁니까?
◇ 김정태 : 게임산업법이 올해 3월부터는 확률 공개를 완전히 전면적으로 해야 된다는 내용으로 그렇게 개편이 됐어요. 그래서 홈페이지에도 다 공지를 해야 된다든지 아니면 게임 속에 아이템들의 광고라든지 어떤 아이템 등장할 때의 확률 같은 것들을 전부 다 표시를 해야 되는 거고 이게 3월 22일부터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가 시행이 된 거거든요. 그 이후에 어떻게 하면 이 확률이 조작이 되었는지 아니면 확률이 변화되었는지에 대한 입증 책임의 소지가 애매했던 부분이 있습니다. 이거를 국회에서는 입증 책임을 게임사에서 해야 된다 이런 식으로 법안 발의를 했었던 겁니다.
◆ 조태현 : 그런데 이 개정안이 시행되기 직전부터 게임사들이 '알고 보니까 우리가 잘못 썼더라. 의도적으로 조작한 건 아니고 실수라서 몰랐다' 이런 식으로 줄줄이 자진 신고를 했다는 소식도 있었거든요. 이게 무슨 이야기입니까?
◇ 김정태 : 실제로 게임사들에서 확률이 예상했던 것보다 현저히 떨어진다라는 플레이어들의 어떤 제보라든지 불만이라든지 이런 게 계속 나오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게임사 입장에서는 본인들은 그 확률을 잘 지키고 있고 게이머들한테 속상하게 하지 않았다라고 계속 주장을 했고 특히 전문 게임 단체들이 그런 주장들을 많이 했었어요. 그래서 사실은 학계에 있었던 저로서도 게임사들이 저렇게 큰 규모의 게임사들이 저렇게 주장을 하면 근거가 있고 참 잘 지키는 거다 생각을 했죠. 그리고 외려 해외 게임사들이 확률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 그래서 역차별을 당한다 이런 주장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올해 3월 22일 날 확률 공개가 전면화되기 직전에 게임사들이 이른바 자진 신고를 한 거죠. 자진납세를 한 거죠. 그런데 무슨 얘기냐면 의혹들이 없었던 게 아니고 예를 들면 1% 정도의 아이템이 출연할 확률이 있는데 알고 봤더니 우리가 직접 체크를 하다 보니 0.3%였다더라 이런 것들을 운영상의 어떤 '휴먼 에러'라는 표현까지 썼고 그런 식으로 우리가 잘못했으니 앞으로는 좀 게이머들이 우리를 믿고 이해를 해줘라 이런 식으로 너도 나도 한 메이저 게임사들 대여섯 군데에서 그런 주장 사과도 하고 발표를 했는데 그런데 게이머들의 어떤 지금 수준이라든지
◆ 조태현 : 이걸 대체 어떻게 믿으라는 거냐.
◇ 김정태 : 예 그렇죠, 그래서 볼멘소리가 더 나고 좀 더 큰 목소리가 났죠. 그러면서 한국 게임은 정말 못 믿겠다. 라는 의견들이 온라인에서 유튜브에서 막 우후죽순 떠오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 조태현 : 계속 그 교수님께서 구조적인 문제 이런 점들을 말씀을 해 주셨는데요. 이렇게 지탄도 받고 어떤 한계점들이 드러나고 있다면 새로운 사업 모델을 찾아야 될 텐데 수익 모델을 새로 찾는 게 그렇게 어려운 겁니까 지금?
◇ 김정태 : 게임에서의 수익 모델이 지금 역사적으로 조금 긴 스토리텔링이 있습니다. 근데 원래 말씀드렸던 유럽이나 미국 같은 특히 일본 같은 콘솔이 강한 어떤 게임 시장에서는 이른바 정액제로 돈을 내고서 구매를 해요. 처음 게임 살 때 많게는 10만 원 가까이 적게는 2~3만 원 1천 원 2천 원짜리도 물론 있기는 합니다. 그렇게 구매를 하는 것이 당연시 여겨져 있는데 한국은 2천 년대 초반부터 이 법칙이 무너집니다. 그 이유 중에 하나는 한국에서 온라인 게임이 최초로 만들어지고 서비스되다 보니 정액제 모델이죠. 얼마 월 과금이 2만 원 1만9800원 이런 식으로 서비스를 하다 보니 점차적으로 처음에는 오픈하고 나서는 어느 정도 게임 수익이 나오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정액제, 월 정액제 이런 걸 내는 플레이어들이 굉장히 줄어드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고심 끝에 그러지 말고 온라인 게임이나 모바일 게임 할 때 처음에는 무료로 일단은 다 플레이를 하고 필요할 때 중간 중간에 치장 아이템 같은 거를 먼저는 팔았습니다. 그래서 헤어스타일을 바꾼다든지 옷을 바꾼다든지 이런 아이템들을 팔기 시작을 했어요.
◆ 조태현 : 그게 지금의 필수 아이템.
◇ 김정태 : 수익성이 별로 크지 않으니까 거기에 확률을 약간 가미한 아이템을 판매하면서 지금의 구조가 된 거예요. 근데 이 확률형 아이템 판매 매출 아까 말씀드린 대로 70~80% 전체 매출에 그래서 22조 중에 18조 정도를 차지하는 규모로 이렇게 크다 보니 여기에서 원래의 정액제라든지 아니면 패키지 판매라든지 이쪽으로 돌아가기에는 상당히 어려운 구조가 돼버려져 있는 겁니다.
◆ 조태현 : 알겠습니다. 이런 점들이 게임사에게 굉장히 영향을 많이 미칠 것 같은데요. 한때 100만 원이 넘었던 NC소프트의 주가 지금 20만 원도 밑돌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시장의 반응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까지 김정태 동양대학교 게임학부 교수님과 함께 우리나라 게임 산업의 문제점 그리고 대안 이런 것들 살펴봤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김정태 : 예 감사합니다.
YTN 김세령 (newsfm0945@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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