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중요하지 않다, 가을야구에 100% 올인” 은퇴식 연기한 추신수, 원하는 것은 오로지 PS 진출 뿐
[OSEN=길준영 기자] 프로야구 SSG 랜더스 추신수(42)가 은퇴식을 내년에 개최하기로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통산 1652경기 타율 2할7푼5리(6087타수 1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961득점 157도루 OPS .824, KBO리그 통산 438경기 타율 2할6푼3리(1504타수 396안타) 54홈런 205타점 266득점 51도루 OPS .812을 기록한 베테랑 선수다. 올 시즌에 앞서 올해를 마지막으로 은퇴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올 시즌 77경기 타율 2할8푼2리(252타수 71안타) 5홈런 37타점 40득점 5도루 OPS .780을 기록중인 추신수는 지난 10일 한화전에 출장한 이후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시즌 내내 추신수를 괴롭한 어깨 부상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지난 21일 인터뷰에서 추신수는 “후배들을 응원하면서 1경기 1경기 이길 수 있도록 도움이 되려고 한다. 몸 상태는 그대로다. 사실 수술이 아니면 명확한 답이 있는 부상이 아니기 때문에 쉰다고 해서 더 나아지는 것이 없다. 후배들이 정말 중요한 경기들을 하고 있으니까. 그냥 응원하고 잘되기를 더 바라고 있다”라고 몸 상태에 대해 말했다.
“아마 야구에 대한 정을 떼라고 이렇게 된게 아닐까”라고 말한 추신수는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시즌 시작을 할 때는) 물음표가 있었고 이제는 1년 내내 같은 부상과 싸우고 있다. 지금까지 수술을 7군데 해보고 선수 생활이 평탄치는 않았다. 차라리 수술을 받고 경기를 하는게 나은데 1년 내내 같은 부상을 가지고 운동을 하니까 너무 힘들고 투수와 싸우는 것이 아니라 내 자신과 싸우고 있다. 그래서 물음표가 느낌표가 됐다. 이렇게라도 야구에 대한 미련과 정을 떼려는 느낌이다. 그렇지 않으면 나라는 사람은 또 야구에 미련을 가질 것이다. 그래서 잔인하게, 냉정하게 상황이 찾아 온게 아닐까 싶다”라며 마음을 정리하고 현역 커리어를 마무리하겠다고 이야기했다.
SSG는 추신수의 은퇴식을 내년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SSG가 치열하게 가을야구에 도전하고 있는 팀 상황을 고려한 결정이다. 추신수는 “나도 은퇴식을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는데 구단에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를 해줬다. 여러가지 방안 중에서 하나를 내가 택한 것 뿐이다. 어쨌든 우리가 매경기가 중요하고 경기에 집중을 해야하는데 그런 상황에서 내 은퇴식을 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사실 개인적인 마음으로는 이 팀에 온지 4년밖에 안됐는데 이렇게 은퇴식까지 해도 되나 싶었다”라고 말한 추신수는 “그래서 구단에 이런 마음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런데 구단에서 신경을 써주고 싶다고 해서 감사하다. 그래도 다른 동료들이나 팬들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는 않았다. 야구선수들은 경기에 집중을 해야하고 팬들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내 개인적인 일에 신경을 쓰는게 불편해서 내년에 하는게 낫다고 생각했다”라며 팀이 가을야구에 도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에서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못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마지막 경기까지 무관중으로 시즌을 마쳤기 때문이다. “제일 아쉬운 부분은 텍사스 마지막 경기에서 코로나19 때문에 팬들에게 인사를 하지 못한 것이다”라고 말한 추신수는 “아마 내 야구 인생에서 가장 아쉬운 순간일 것 같다. 팬들에게 기립박수를 못받더라도 텍사스 홈팬들에게 인사 정도는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그러지 못했다. 그래서 은퇴식도 거창하게 박수를 받고 특별하게 하는 것보다는 그냥 야구팬들, 인천 팬들에게 그동안 감사했다고 인사하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 텍사스에서 7년을 뛰었고 많은 팬분들이 응원을 해줬는데 마지막 인사를 하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짧은 4년을 뛰었지만 정도 많이 들고 응원도 많이 받았으니까 내가 인사 정도는 할 수 있는 시간이 있기를 바란다”라고 한국에서 하는 은퇴식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털어놓았다.
남은 시즌 경기에 나서고 싶은 마음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추신수는 “이제는 개인적인 것은 전혀 없다. 그냥 팀이, 선수들이 이기고 가을야구를 하는 것에 100% 올인을 하고 있다. 부상 때문에 힘들다보니까 지치기도 하지만 남은 경기에서 기회가 있을 때 한 타석, 한 경기라도 뛰려고 준비는 하고 있는데 쉽지는 않은 것 같다”라고 답했다.
“경기를 안뛴지 너무 오래돼서 경기감각이 많이 떨어진게 사실이다”라고 밝힌 추신수는 “은퇴 시즌이라고 해도 타석에 나가는게 솔직히 크게 중요하지는 않다. 지금 선수들이 너무 잘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내 개인적인 상황 때문에 경기에서 타석에 들어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이제는 마음의 정리를 어느정도 했다. 과정이 없으니 너무 힘들다. 훈련을 많이 하고 타석에 들어가면 뭔가 기대가 되는데 훈련 자체를 못하니까 그냥 유니폼을 입고 야구를 하는 것이다. 나는 그렇게 야구를 해본 적이 없다. 과정 없이 결과를 얻는게 참 힘들더라”라며 아쉬워했다.
올해를 마지막으로 팀을 떠나는 추신수는 “올해를 마지막으로 떠나지만 발걸음이 그렇게 무겁지는 않다. (박)지환이나 (정)준재, 그리고 앞으로 올라올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내년이 그려진다. 막 그렇게 암울하고 그런 것이 없다. 젊은 선수들은 잘하면 잘하니까 옛날 젊었을 때가 생각도 난다. 나는 이제 마음은 경기장에 있고 뛰고 싶어도 몸이 아파서 못 뛰다 보니까 어린 선수들에게는 몸이 건강할 때 하고 싶은 만큼 열심히 최선을 다하라고 이야기를 한다. 지금은 몸이 건강하니까 잘 모르겠지만 어딘가 아파보면 유니폼을 입고 운동장에서 아픔 없이 야구를 할 때가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알게 될 것이다”라며 후배들에게 지금 더 최선을 다할 것을 당부했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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