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독대' 무산…尹-韓 만찬 성과 기대감 '뚝'
용산 "상견례 성격 강해"…의정 갈등 해법 난망
'김건희 리스크' 관련 문제 논의도 불발될 듯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독대가 사실상 불발됐다. 이에 따라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의정 갈등 해법과 당 일각에서도 우려하는 김건희 여사 리스크 등 꽉 막힌 정국을 뚫는 출구가 좁아진 모양새다. 24일 열리는 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의 만찬 회동의 성과에 대한 기대가 떨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독대는 별대로 협의할 사안"이라면서 "이번 만찬은 신임 지도부를 격려하는 자리로, 상견례 성격이 더 강하다"라고 말했다. 다만 "꼭 내일(24일) 해야 독대가 성사되는 것은 아니"라면서 "계속 소통하고 접점을 찾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독대 여지를 남겨둔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이 만찬 회동 성격을 당정 간 화합을 다지는 상견례로 규정하면서 의료 대란 해법을 마련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대통령실은 의료계가 요구하는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조정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2026년 이후는 의료계가 과학적 근거를 갖춘 합리적 의견을 제시하면 원점에서 논의할 수 있다는 말을 반복하고 있다. 의료계도 꿈쩍하지 않고 있다.
갈수록 여·야·의·정 협의체 동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과 2025년 의대 정원 재조정 가능성도 열어두자고 주장하는 한 대표가 다자가 있는 만찬 자리에서 심도 깊게 대화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물론 '깜짝' 독대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지만 한 번의 만남으로 의료 공백 사태 해법에 관한 이견을 좁히기란 매우 어렵다.
야당은 으름장을 놨다. 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위는 이날 윤 대통령과 한 대표 등 여당 지도부 만찬 회동을 두고 "부디 밥 먹고 사진만 찍지 말고, 의료대란을 해결할 수 있는 작은 실마리라도 만들 수 있는 자리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했다. 또 "구체적인 성과 없이 회동 자체를 '성과'로 포장하는 관행이 되풀이되지 않길 강력히 경고한다"고 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서면 브리핑으로 "정부는 정원 재검토가 불가능하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하며 의료계에 대안을 내놓으라고 하는데, 의료대란을 초래해놓고 해결방법을 의료계에 떠넘기는 무책임한 모습"이라고 비판하면서 "윤 대통령은 부디 자신의 본분을 깨닫고 책임을 다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각종 의혹에 휩싸이며 야당의 표적이 된 김 여사 관련 문제도 핵심 의제로 다뤄지진 않을 전망이다. 김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명품백 수수 의혹에 이어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김건희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최근 윤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동시에 내림세를 보이기도 했다. 악재로 작용하는 셈이다.
한 대표는 지난 20일 보도된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아직 결론이 안 난 사안이다. 분명한 건, 부적절한 처신이었고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한 처방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수평적 당정관계를 공약했던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 독대했다면 김 여사의 사과를 설득했을 수도 있지 않겠냐는 시각이 있다.
여권 인사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한 대표가 여사에 대한 추석 민심을 가감 없이 윤 대통령에게 전하면서 시민과 만나면서 들었던 생각을 밝혔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면서 "독대가 무산되면서 (김 여사)특검법 외 다른 이슈를 선뜻 꺼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추후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독대할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기약이 없다"라면서 "민심이 좋지 않기 때문에 만남이 빠를수록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만찬 회동에는 한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등 지도부 16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대통령실에서는 정진석 비서실장과 성태윤 정책실장,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등이 참석한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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