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요리사', 승부 그 이상의 의미[TF초점]
1라운드부터 흑수저 80명 중 단 20명만이 생존…치열한 접전
매주 화요일 공개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오직 '맛'으로만 승부를 보는 진정한 요리 서바이벌이 탄생했다. 흑수저 셰프 80인과 백수저 셰프 20인의 치열한 요리 계급 전쟁을 담은 '흑백요리사'는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그리며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도파민을 선사하고 있다. 자극적인 연출을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의 이야기만을 그린 결과다. 이로 인해 방송 직후 참가자들의 식당이 SNS에 꾸준히 업로드되고 있으며 오픈 전부터 줄을 서는 고객들이 늘어나는 등 새로운 결과를 도출하고 있다. 최후의 1인이 누가될지에 대한 궁금증보다 그 이상의 것들을 보여주고 있는 '흑백요리사'다.
지난 17일 총 12부작 중 4회가 공개된 넷플릭스 예능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하 '흑백요리사')은 '맛' 하나는 최고라고 평가받는 재야의 고수 흑수저 셰프들이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 셰프 백수저들에게 도전장을 내밀며 치열하게 맞붙는 100인의 요리 계급 전쟁이다.
프로그램은 강력한 내공을 가진 재야의 고수 흑수저 셰프 80인이 등장하며 시작한다.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로 인정받은 셰프들이 한자리에 모인 만큼 미묘한 긴장감이 형성된다. 그와 동시에 대한민국 대표 스타 셰프 최현석을 필두로 중식 그랜드 마스터 여경래 등 요리 경연 심사위원 자리에 앉아도 이질감이 없는 백수저 셰프 20인이 등장해 이목을 집중시킨다.
'흑백요리사'는 최종 상금 3억 원을 두고 최강의 요리사를 뽑는 서바이벌인 만큼 시작부터 치열한 경쟁을 예고한다. 흑수저 셰프 80인 중 단 20명 만이 백수저 셰프와 맞붙을 수 있는 것. 생각보다 많은 탈락자 수에 참여자들 모두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한다. 무엇보다 흑수저 셰프들은 자신의 이름을 공개할 수 없다. 자신을 대표하는 수식어만을 이용해 서바이벌에 참여할 수 있다. 수식어 뒤에 숨겨진 본인의 이름을 당당하게 내세우기 위해 흑수저 셰프들은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이어 심사위원 백종원과 안성재가 등장한다. 이들은 흑수저 셰프들에게 '최강 요리'를 만들라는 미션을 제시한다. 이에 흑수저 셰프 80인은 각자의 위치로 가 그들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요리를 만들기 시작한다. 제작진은 셰프들이 요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최고의 환경과 컨디션을 갖춘 재료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왔다.
반면 백수저 셰프 20인은 윗층에 올라가 흑수저 셰프들이 요리하는 모습을 지켜본다. 처음에는 그 모습에 당혹스러워하기도 했으며 진짜 서열이 나뉜 것 같다고 반응하는 참가자들도 있었지만 본격적인 요리가 시작되자 흑수저 셰프들은 모두 불타오르는 눈빛을 장착한 채 요리에만 집중했다. 강력한 내공을 가진 재야의 고수들인 만큼 이들의 실력 또한 만만치 않았다.
무엇보다 중식 그랜드 마스터 여경래의 제자인 '중식 여신', 개성이 남다른 요리에 미친 '요리하는 돌아이', 맛깔나는 손맛의 '장사천재 조사장'과 '이모카세 1호', 만화에서 영감을 받아 요리를 연구하는 '만찢남', 기발한 아이디어의 '승우아빠' 등이 그동안 갖고 있던 지식을 한데 모은 '넘사벽' 퀄리티의 요리를 만들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치열한 접전 끝에 결정된 20인의 흑수저 셰프들. 이들은 백수저 셰프들과 2라운드에 돼서야 마주 보고 설 수 있게 됐다. 2라운드는 각 셰프들이 1대 1 대결을 벌이는 '1대 1 흑백 대전'이다. 백수저 셰프들이 차례로 한 명씩 나온 뒤 이들과 경쟁하고 싶은 흑수저 셰프들이 나오는 방식으로 팀이 결성됐다. 이어 각 셰프들은 20개의 냉장고 중 하나를 선택했고 그 안에 담긴 재료를 바탕으로 음식을 만드는 공정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오직 '맛'으로만 심사하는 프로그램 취지에 걸맞게 심사위원들은 안대로 눈을 가린 뒤 블라인드 심사를 진행했다. 의견이 갈릴 경우 치열한 협의를 통해 탈락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맛'에 대한 다채로운 관점을 지켜보는 재미도 더해졌다.
그간 요리를 주제로 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많았지만 '흑백요리사'는 확연히 달랐다. 자극적인 연출은 모두 내려놓고 오직 '요리'에만 집중하는 방식을 택했다. 각자가 갖고 있는 요리에 대한 자부심과 방향성을 모두 지켜보는 범위 내에서 셰프들은 본인이 갖고 있는 역량을 마음껏 발휘했다.
다음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심사위원들의 심사평 또한 재미를 배가시킨다.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미슐랭 3스타 안성재 셰프는 재료의 맛부터 익기 정도, 음식의 조화까지 하나하나 다 따지는 이른바 '강철 심사'를 선보여 참가자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반면에 백종원은 유머러스하면서도 모던한 심사평을 선보였다. '맛'을 바라보는 두 사람의 다른 관점은 '1대 1 흑백 대전'에서 조금 더 명확하게 드러난다. 두 사람은 눈이 가려진 상황에서 한 입만 먹고도 그 음식이 어떤 건지를 알아냈다. 하나의 음식을 두고 비슷한 반응을 보일 때도 있지만 상반된 의견으로 각자의 주장을 펼치는 모습을 보고 있다 보면 또 다른 경연 프로그램을 떠올리게 만든다. 두 사람 사이에 보이지 않는 묘한 신경전 또한 몰입감을 더한다.
어쩔 수 없이 대결 구도에 놓여 있지만 참가자들끼리, 그리고 심사위원이 참가자의 요리를 존중해주는 모습 또한 '흑백요리사'의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80인의 흑수저 경쟁에서 살아남은 이들은 합격 테이블에 오르는 과정에서 서로를 안아주고 "잘 됐다"며 아낌없는 칭찬을 내뱉는다. 요리를 하고 심사위원의 평을 기다리는 과정에서 느꼈을 불안함과 두려움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이들이기 때문에 서로를 위로하고 축하해주는 모습은 감동을 선사한다.
심사위원들 또한 참가자 한 명 한 명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내뱉는다. 탈락한 이들에게는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을 빼놓지 않고 말해줌으로써 그들이 더 좋은 셰프로 거듭날 수 있도록 돕는다. 심사위원의 독설로 인한 갈등 조장, 눈물 연출 등 자극적인 포인트 등은 나오지 않는다. 이럴수록 요리사들의 이야기에 더욱 집중하게 됨으로써 프로그램만의 매력을 배가시킨다.
'맛있는 음식을 만들겠다'라는 목표 하나만을 가지고 펼쳐지는 셰프들의 치열한 대결. '흑백요리사'는 이들의 이야기를 과장 없이, 더한 꾸밈 없이 있는 그대로 카메라에 담는다. 그렇기에 더 좋은 음식을 만들겠다는 요리사들의 열정이 더욱 생생하게 느껴진다.
이것이 최후의 1등 타이틀을 누가 거머쥘 수 있을지도 궁금하지만 이들이 앞으로 어떤 선의의 경쟁을 보여줄지에 더욱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 특히 공통의 재료를 기반으로 한 어떤 이색적인 요리가 나올지, 그리고 추후 펼쳐질 팀 대결에서는 또 어떤 요리로 심사위원들과 시청자들을 놀라게 할지도 궁금해진다.
'흑백요리사'는 총 12부작으로 매주 화요일마다 3회씩 공개되며 마지막 주에는 2개의 에피소드가 시청자들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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