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기·승·전·김건희’… 윤 정권 탄핵 소요 노리며 마녀사냥[허민의 정치카페]
野, 구체적 증거 없이 김건희 악마화… ‘가정’ 전제로 범죄행위 못 박아 민심 악화 노려
이재명 사법 리스크·대권 방어 위한 몰아붙이기… 정치공작 탄착점은 尹탄핵 - 임기 단축
김건희 여사가 202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와 올해 22대 총선 때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했다는 논란이 온 나라를 들쑤셔놓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논란의 본질은, 적어도 현재까지는, 윤석열 정권을 무력화하기 위해 야당과 일부 탄핵 추진 세력이 ‘기·승·전·김건희’ 논리로 합작한 정치공작이자 ‘김건희 마녀사냥’이다.
◇시체 없는 살인사건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논란과 연관된 사건은 2년 전인 6·1 보궐선거 때와 올 4·10 총선 때 등 두 시기로 나뉜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일부 언론의 보도를 근거로 김 여사가 두 시기 모두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 과정에 간여한 정황이 있으며, ‘이것이 사실이라면’ 국정농단이자 범죄행위라고 주장한다.
#1. 2022년 보선 건과 관련, 야당이 공천 개입이라며 내세운 근거는 명태균이란 사람이 자신의 지인과 통화한 ‘녹취록’이다. 명 씨는 경남 정치권에서는 여론조사를 활용한 능력자로 통하는 인물이다. 뉴스토마토가 공개한 녹취록에는 명 씨가 김 여사를 움직여 김 전 의원의 경남 창원 의창 공천을 성사시켰던 것처럼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명-김 둘의 직접 대화가 담긴 녹취록은 아니었다. ‘시체 없는 살인사건’인 셈이다.
#2. 22대 총선 건과 관련해서는 김 여사와 명 씨가 주고받은 텔레그램 내용이 문제가 됐다. 그런데 정작 텔레그램 캡처본은 공개되지 않았고, 말로 전해지는 내용 역시 공천 개입으로 보기엔 그 근거가 빈약하기 짝이 없다. 명 씨가 김 전 의원의 공천을 요청했지만 김 여사는 요구를 거절했고 김 전 의원의 공천 희망도 끝내 성사되지 않았다. 공천에서 컷오프된 김 전 의원은 경남 칠불사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만나 텔레그램 대화 폭로를 대가로 비례대표 1번을 달라고 흥정한다. 하지만 이 대표는 응하지 않는다.
‘김건희 여사 없는 녹취록’이나 ‘실체 없는 공천 개입 주장’ 등 두 사안 모두 ‘시체 없는 살인사건’과 비슷한 논리 구조를 보인다. 김 여사 공천 개입 논란의 본질은 1차로는 이준석-김영선 간의 불발된 공천 밀실거래였고, 2차로는 윤 대통령 부부를 뒤흔들어야 살 수 있는 세력에 의한 ‘김건희 마녀사냥’이며 윤 정권 임기 단축과 탄핵을 위한 정치공작이다.
◇김건희 마녀사냥
명 씨와 꽤 친분이 있는 민주당 A 의원에 따르면 그는 여론조사 데이터 분석과 정치 컨설팅으로 여당뿐 아니라 야당 정치인들과도 교류하면서 입지를 키워왔다. 경남 지역을 근거지로 삼았지만 중앙 정치무대에서도 광범위하게 활동했다. 김영선 전 의원은 그중 1인.
명 씨는 이준석 의원과도 각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힘 6·11전당대회(2021년) 한 달쯤 전인 5월 16일 실시한 당 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이준석을 1등으로 ‘만들어준’ 인연으로 급속히 가까워졌다. 당시 조사는 미래한국연구소가 PNR에 의뢰해 발표했는데, 두 기관 모두 명 씨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곳이다.
명 씨는 윤 대통령이 2021년 6월 대권 도전을 선언한 직후 김 여사와도 알게 됐다. 현 여권의 모 인사가 둘 사이의 다리를 놔준 것으로 취재됐다. 이때부터 명 씨는 김 여사와 자주 만나고 교류했다고 하는데, 대통령 부부의 한남동 관저 이사 후엔 텔레그램 메시지가 주된 접촉 수단이었다.
2022년 보선과 22대 총선을 앞두고 명 씨가 김 여사에게 ‘김영선 구제’를 위한 SOS를 보냈던 것은 정황상 맞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김 여사가 개입했다는 직접 증거는 여전히 없고, 총선 땐 외려 김 여사가 요구를 거절했다. 지난 2월 칠불사 회동에서도 이준석은 김 여사의 메시지 내용이 ‘기대와는 달리’ 공천 개입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해 김 전 의원의 제안에 응하지 않았다.
여권 인사 B 씨의 관전평이다. “김 여사 공천 개입 논란에서 김 여사는 마녀, 명태균은 광폭 책사, 이준석은 교활한 정치상(商), 김영선은 타락한 귀족으로 등장한다. 마녀를 악마화하면 할수록 관객은 흥분한다. 이게 문명국 한국의 정치 수준이다.”
◇탄핵 소요 기획
대한민국은 김건희 이름만 나와도 흥분하는 사회가 됐다. 사건만 터지면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김건희 이름 석 자를 ‘복붙’ 하듯 따다 붙여 민심을 악화시키는 일이 비일비재해졌다. 그러던 중 칠불사 회동 사실을 알고 있던 몇몇 사람의 구전에 의해 일부 사실이 뉴스토마토에 흘러 들어가면서 판이 커졌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한 민주당 입장에서 이는 윤 정권 탄핵과 임기 단축 선동 소재로는 더할 나위 없는 호재였다.
야당의 문제점은 ‘∼라면’이라는 가정을 전제로 김 여사 의혹을 기정사실화한다는 것이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보도가 사실이라면 명백한 범죄”라고 했고, 강유정 대변인도 “사실이라면 국정농단이자 수사 대상”이라고 했다.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 역시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사실이 확인된다면 탄핵의 스모킹 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부 가정법이다.
야권의 탄착점은 탄핵이다. 공직선거법 1심 재판에서 징역 2년이라는 예상치 못한 중형을 구형받은 이재명 대표가 가장 절박하다. 사법 리스크라는 현실은 그로 하여금 윤 정권 조기 타도 외엔 다른 희망이 없다는 초조감을 불러일으키며 탄핵 추진이라는 막다른 길로 안내하는 형국이다.
대통령실은 잠잠하다. 시인을 하든 부인을 하든 긁어 부스럼 된다는 경험, 지긋지긋한 야당의 프레임 전략에 당할 만큼 당했다는 트라우마 때문이다. 지난 주말 차례로 만난 여권 인사들은 이렇게 말했다. “민주당이 올 연말 대규모 아웃도어(장외) 집회를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 탄핵 소요를 기획하는 것이다. 불쏘시개는 김 여사다.”(핵심 관계자 C 씨) “민주당이 구체적 근거도 없이 김 여사 공천 개입을 떠든다. 특정 사건에 김건희 이름만 갖다 붙이면 대중이 ‘혹’하니까 ‘기·승·전·김건희’ 식으로 폭로한다.”(핵심 관계자 D 씨)
◇논란의 본질
2022년 6월 보선에서 김 전 의원을 공천한 것은 김 여사도 윤 대통령도 아니었다. 당시 당 대표는 윤 대통령이 말도 섞지 않던 이준석이었다. 지난 4월 총선에서 김 여사는 지역구 공천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당시 당 대표는 김 여사의 5차례에 걸친 문자에 ‘읽씹’으로 일관했던 한동훈이었다.
김 여사 공천 개입 논란의 본질은 ‘김건희 마녀사냥’이 윤석열 정권 무력화를 위한 최적의 방안이라고 여기는 민주당과 탄핵세력의 정치기획이다.
전임기자·행정학 박사
■ 용어설명
‘6·11전당대회’는 국민의힘이 당 대표 선출을 위해 2021년에 개최한 전대. 당시 36세의 이준석은 전대 약 한 달 전부터 돌풍을 일으키며 유력 당권 주자 나경원을 제치고 당 대표에 선출됨.
‘칠불사 회동’은 2월 29일 지리산 칠불사에서 김영선·이준석·명태균·천하람이 만난 것. 김영선은 이준석에게 김건희 여사 총선 공천 개입 폭로를 대가로 개혁신당 비례대표 공천 1번을 달라고 제안.
■ 세줄요약
시체 없는 살인사건 : 김건희 여사가 명태균의 요청에 따라 2022년 보선과 올해 총선 때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했다는 논란 제기돼. 하지만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증거는 없는 상태여서 ‘시체 없는 살인사건’ 아니냐는 평.
김건희 마녀사냥 : 민주당과 일부 탄핵세력은 사건만 터지면 김건희 이름을 ‘복붙’ 하듯 따다 붙이고 ‘가정법’을 전제로 범죄를 기정사실화하면서 민심을 악화시키는 형국. ‘기·승·전·김건희’ 식으로 마녀사냥 중.
논란의 본질 : 민주당은 이재명 사법 리스크와 대권 방어를 위한 윤 정권 몰아붙이기에 열중. 김 여사 공천 개입 논란의 본질은 마녀사냥이 정권 무력화를 위한 최적의 방안이라 여기는 탄핵세력에 의한 정치기획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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