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기록을 두산이"…'육상부'의 부활! 63도루 조수행-51도루 정수빈이 만든 KBO '새역사' [MD잠실]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원조 육상부'의 위엄이 아닐까. 두산 베어스 조수행과 정수빈이 KBO리그 역대 최초의 새역사를 만들어냈다.
두산은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팀 간 시즌 16차전 홈 최종전 맞대결에서 8-4로 승리했다.
매우 값진 승리가 아닐 수 없었다. 이날 SSG에서 덜미를 잡혔다면 두산은 자칫 5위까지 내려앉을 수 있는 위기에 처해있었던 까닭. 그러나 반대로 6연승을 질주하고 있는 SSG를 무너뜨릴 경우 4위 자리를 더욱 굳건하게 지킬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두산은 경기 초반 SSG와 치열한 공방전을 주고받았지만, 끝내 화끈한 방망이를 앞세워 SSG 마운드를 폭격하며 매우 귀중한 승리를 손에 넣었다.
그런데 이날 승리의 기쁨이 배가 되는 기록이 탄생했다. 바로 정수빈과 조수행의 동반 50도루였다. 23일 경기 전까지 조수행이 63도루를 기록하면서 도루왕을 눈앞에 둔 가운데, 새역사 만들어진 순간은 경기 초반이었다. 두산이 3-1로 앞선 2회말 1사 2, 3루 찬스에서 정수빈이 SSG 선발 송영진을 상대로 2루수 방면에 강습 타구를 보냈다. 이때 3루에서 홈을 파고들던 여동건이 태그아웃을 당했는데, 이는 기록 탄생의 발판이 됐다.
1루 베이스에 안착한 정수빈은 후속타자 김재호의 타석에서 SSG 송영진이 3구째로 130km 슬라이더를 던지자 2루를 향해 내달렸고, 시즌 50번째 도루를 손에 넣었다. 그리고 이는 KBO리그가 출범한 이후 단 한 번도 만들어지지 않았던 최초의 최초의 역사로 이어졌다.
지금까지 KBO리그에는 지난 1997년 정수근(50도루)-김민호(46도루)와 2015년 박민우(46도루)-김종호(41도루)-에릭 테임즈(40도루)까지 동일팀 동반 40도루 기록만 두차례 있었는데, 이날 정수빈이 50도루의 기록을 달성하면서, 조수행(63도루)과 함께 역대 최초 동일팀 동반 50도루라는 업적을 만들어내는 기염을 토했다.
올해부터 메이저리그와 마찬가지로 KBO리그의 베이스의 크기가 커지면서 전체적으로 도루 개수가 늘어났다. 하지만 KBO리그는 메이저리그와 달리 아직까지 피치클락이 도입되지 않은 상황. 때문에 절대적으로 주자가 유리할 수는 없는 구조다. 때문에 조수행과 정수빈이 만들어낸 '최초의 업적'은 빛을 볼 수밖에 없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정수빈은 5회 무사 3루에서 송영진을 상대로 볼넷을 얻어내 출루한 뒤 다시 한번 김재호가 타석에 들어섰을 때 2루를 향해 과감하게 뛰었고, 51호 도루까지 확보했다. 이로써 두산이 만들어낸 '최초'의 기록은 동반 51도루까지 늘었다. 조수행이 이미 63도루를 기록하면서 도루왕이 확정적인 상황에서 정수빈이 남은 경기에서 도루를 추가하는 만큼 두산이 쓴 최초의 기록은 점점 더 늘어날 수 있다.
정수빈은 경기가 끝난 뒤 "동일팀 동반 50도루라는 쉽지 않은 기록을 달성했다. 무엇보다 '역대 최초'의 기록을 우리 두산 베어스 팀이 만들어서 기쁘다"고 활짝 웃었다. 이승엽 감독 또한 "누상에서 집중력있는 모습을 보인 정수빈과 조수행도 칭찬한다. 역대 최초 동반 50도루 기록이 자랑스럽다"고 뿌듯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정수빈은 후배 조수행과 함께 업적을 만들어낸 것에 대한 기쁨을 이어갔다. 그는 "지난해에 이어 두산 베어스에서 도루왕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좋다. (조)수행이와 경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시즌이 얼마 남지 않았다. 매 경기가 중요하다는 걸 팀원 모두가 알고 있다. 남은 3경기도 좋은 결과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시즌이 몇 경기 남지 않았지만, 출루에 성공한다면 언제든 2루 베이스를 훔칠 준비가 된 정수빈이 도루를 수확해 나간다면, 향후 몇 년 동안은 깨지기 힘든 기록이 쌓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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