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암 엇갈리는 정의선 양궁회장과 정몽규 축구회장 [이종세의 스포츠 코너]
여자 양궁 올림픽 단체 10연패 달성 등 성과에 환호
4연임 도전하는 정몽규회장에겐 “그만하고 물러나라”
한국 축구 파리올림픽 진출 실패 등 허점 지적 많아
당숙(정몽규)과 조카(정의선) 숙질간의 상반된 입장
정몽규(62) 대한축구협회 회장과 정의선(54) 대한양궁협회 회장은 당숙인 5촌 아저씨와 조카, 이른바 숙질(叔姪)간이지만 체육계의 평판은 사뭇 다르다. 정의선 회장은 2005년부터 대한양궁협회 회장직을 5회 연속 유지하며 한국 양궁을 세계최강으로 이끌었다.
내년 1월 회장 6연임이 유력한 이유다. 반면 정몽규 회장은 1988년부터 9회 연속 올림픽에 나갔던 한국 축구가 2024 파리올림픽 진출에 실패, 그 책임이 큰데도 내년 1월 4연임을 노려 그를 보는 시선들이 곱지 않다.
현대그룹 명예회장을 지낸 정주영의 차남은 정몽구(1938년생·86)이며 그의 장남이 정의선이다. 현대자동차를 설립, 포니 승용차를 개발해 훗날 ‘포니 정’으로 불렸던 왼손잡이 정세영은 1남 2녀를 두었는데 장남이 정몽규다.
정몽구와 정몽규가 4촌 간이니, 정몽규는 정의선의 5촌 아저씨다. 필자는 1990년대 정세영과 서울 근교 필드에서 라운딩했는데 그의 왼손 골프 솜씨는 보통이 아닌 수준급이었다.
파리올림픽에서 양궁에 걸린 5개의 금메달을 모두 쓸어 담아 한국이 따낸 금메달 13개의 38%를 차지했고 파리올림픽에서 한국이 종합 8위에 오르는 데에도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이다.
이 같은 결과가 있기까지는 정의선 회장의 탁월한 리더십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양궁 발전을 위해 투자는 아끼지 않으면서 협회나 선수단의 일에 간섭은 하지 않는 업무 분담을 확실히 하고 있다는 것.
예를 들면 2012년 런던올림픽의 경우 양궁경기장이 선수촌에서 1시간 거리로 멀리 있는 점을 고려하여 숙소를 경기장 근처로 옮겨주고 한식당에서 주문한 도시락을 제공해 선수들의 컨디션을 끌어 올렸지만, 훈련 등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몽구-정의선 부자가 40년간 이끄는 한국 양궁은 벌써 4년 뒤 2028년 LA 올림픽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내년 1월 선임할 차기 대한양궁협회 회장 선거에서 정의선 회장의 6연임이 확실하며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분위기라고 한다.
현대차 그룹이 주도하는 전북 현대 축구단과 기아 타이거즈 야구단의 운영도 여타 구단의 모범이 될 만큼 원활히 돌아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2021년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세 번째 연임에 성공한 정 회장은 그해 스포츠공정위원들에 대한 골프 접대 사실을 추궁받고 이를 모두 인정했다.
지난 7월 말부터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감사를 벌여온 문체부도 10월 2일 감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며 이어 국회는 10월 중 축구협회에 대한 국정감사까지 계획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싸늘한 시각은 무엇보다 1988년 서울올림픽부터 9회 연속 올림픽에 나갔던 한국 축구가 2024 파리올림픽 출전이 좌절된 데다 이후 감독 선임 절차 등이 지켜지지 않은 데 있다고 할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를 거쳐 선임해야 할 대표팀 감독을 정몽규 회장이나 이임생 이사 등이 일방적으로 처리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축구계는 정몽규 회장, 홍명보 감독, 이임생 이사 등이 모두 고려대 출신으로 “대학 동문만 챙긴다”는 불만이 오래전부터 제기된 상태다. 축구협회 이사 가운데 서울대, 연세대, 한양대 등은 각각 2명인데 고려대 출신은 무려 9명이 포진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인데도 정몽규 회장은 이날 “내년 1월 대한축구협회 정기총회에서 4번째 회장 연임에 나서느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심사숙고해 결정하겠다”고 말해 연임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대한체육회장과 축구 등 경기단체 회장, 지방체육회 회장은 2연임이 가능하지만 3연임부터는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정 회장은 2021년에 이어 이번에도 공정위원회의 승인을 정식 요청할 전망이다.
축구협회 노조는 지난 12일 성명서를 통해 “축구 팬과 언론의 성난 여론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회장의 4선 고지만 맹목적으로 좇는 정 회장의 행태는 무지를 넘어 무능 그 자체다. 정 회장은 불출마 선언을 하고, 위기의 축구협회를 수습하는데 남은 임기 보내기를 바란다. 정 회장의 불출마 선언이 한국 축구 위기를 수습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며 밝혔다.
축구협회 노조뿐만 아니라 박지성(43) 등 축구 선수들을 비롯 유인촌(73) 장관 등 문체부 관계자들까지도 정 회장의 4연임에 대해 부정적이다.
정 회장의 4연임 시도는 3연임을 추진 중인 이기흥(69) 대한체육회장과 같은 맥락으로 “규정을 바꿔가며 임기를 연장해 개인 욕심을 채우려 한다”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종세(대한언론인회 부회장·전 동아일보 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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