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도발 우려’ 한미일 외교장관 “정상회의 올해 안 개최 노력”

24일에는 첫 한-쿠바 외교장관 회담

조태열 외교장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오른쪽부터)이 23일 뉴욕에서 만나 회담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외교부 제공

한·미·일 외교장관은 올해 안에 3국 정상회의를 개최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기로 했다.

제79차 유엔총회 고위급 회의 참석차 뉴욕을 방문한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은 23일 오후(현지시각) 뉴욕에서 3국 외교 장관회의를 열어, 올해 안에 3국 정상회의가 개최되도록 노력하고 이 계기에 한·미·일 사무국 설립을 발표하기로 합의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한·미·일 외교장관은 북한의 최근 우라늄 농축 시설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이동식 발사대 공개, 북·러 불법 군사협력 등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3국간 긴밀한 공조 하에 국제사회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이행을 견인하고,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응하기로 했다. 3국 장관은 남중국해를 포함한 인도태평양 지역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미국 대선과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미·일 지도자 교체가 임박한 가운데 열린 이번 회담에서, 3국 외교장관은 지도자가 바뀌어도 한·미·일 협력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거듭 강조했다.

조 장관은 회의 모두발언에서 “오늘 회의는 중요한 정치 이벤트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3자 협력에 대한 우리의 헌신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긴밀히 협력하고 단호히 대응하려는 우리의 공통된 결의를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미·일은 27년 만에 처음으로 동시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이사국으로 함께 하고 있다”며 “오늘 회의는 안보리 이사국으로서 국제사회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을 다짐하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도 “일본과 미국이 정치적 전환기를 거치고 있지만 이 3자 협력은 그런 변화와 상관없이 우리가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 3국 모두의 미래에 중요하게 남을 것”이라며 “3국 정상, 특히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비전과 결단력, 정치적 용기가 3자 협력을 강하게 만든 주된 이유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가미카와 외무상은 “법의 지배에 기반한 자유롭고 개방된 국제질서가 심각한 도전을 받으면서 우리의 전략적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며 “우리는 북한 문제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일 외교 장관회의는 지난 2월 주요 20개국(G20) 외교 장관회의를 계기로 브라질에서 열린 뒤로 약 7개월 만에 개최됐다.

조 장관은 24일에는 브루노 로드리게스 피라야 쿠바 외교장관과 회담을 열어 상호 상주공관 개설 추진 상황을 비롯해 양국 관계 현안을 논의한다. 지난 2월 한국과 쿠바가 수교한 이래 양국 외교장관이 회담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나라는 수교 이후 상호 인사를 파견해 공관 개설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박민희 선임기자 minggu@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