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정책에 아동의 목소리 담아야... 아동의 참여권 보장해 주세요"

기고=전예원 2024. 9. 24.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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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생각, 정책이 되다] 1. 전예원 굿네이버스 아동권리모니터링단(서울 용화여자고등학교 1학년)

아이들이 바라보는 세상은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곳까지도 뻗어 있습니다. 베이비뉴스와 글로벌 아동권리 전문 NGO 굿네이버스는 올해 말 공표 예정인 제3차 아동정책기본계획('25~'29)에 해당 정책의 주인공인 아동의 의견이 충분히 담길 수 있도록 아동 목소리를 전하는 연속 특별기고를 마련했습니다. 우리는 아이들의 제안을 단순한 의견으로 보지 않습니다. 사회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희망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아동행복 대한민국'을 만드는 밑거름이 되길 바랍니다. - 편집자 말

전예원 굿네이버스 아동권리모니터링단(서울 용화여자고등학교 1학년). ⓒ굿네이버스

나는 일상에서 아동권리가 지켜지지 않는 것을 찾아 개선을 위해 목소리 내는 굿네이버스 아동권리모니터링단 활동을 하고 있다. 이 활동으로 아동의 '참여권'을 깊이 생각해 보게 되었는데, 나는 그리고 나와 같은 아동은 참여권이 제대로 보장되는 삶을 살고 있을까?

나는 아동의 4대 권리인 생존권, 보호권, 발달권, 참여권 중에서 참여권의 실현 가능성이 가장 낮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학대, 차별, 착취와 같은 상황에 놓여있는 아동이 자신의 의견을 쉽게 낸다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지금 놓여있는 상황 자체도 버거운데 자신의 목소리를 내보았자 짓밟힐 게 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동은 자신이 놓인 상황이 부당하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어른은 그런 아동의 목소리를 들을 의무가 있다. 그것이 참여권이다. 아동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참여권 증진이 필요하다. 나는 참여권 증진을 위해 3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먼저 흔히 요즘 세대를 일컬어 MZ 세대라고 하는데, 참여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보고자 또래 친구들에게 질문을 해보았다. 친구들은 그래도 '참여권은 현대 시대에서 매우 보장되고 있다'고 대답할 줄 알았는데, 예상과는 다르게 참여권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94% 정도는 '건방지다'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건방지다는 표현이 과연 참여권과 어울리는 말일까? 참여권은 아동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참여할 권리다. 즉, 참여권의 주체는 어른이 아닌 아동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했다시피 정작 권리 주체인 아동은 참여권에 대한 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지 않는 게 현실이다. 권리 주체인 아동이 참여권에 대한 바른 인식조차 갖지 못한다면 참여권의 존재는 무의미해질 것이다. 그렇다면 어른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아동 스스로 참여권에 대한 인식과 중요성을 깨달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학교와 같은 교육기관에서 아동이 참여권에 대해 더 접하게 된다면 아동 참여권의 존재와 가치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아동 스스로 참여할 기회를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 나는 얼마 전 학교 과제로 많은 발표를 했는데, 발표를 통해 배운 건 어느 것이라도 자신의 의견을 확고히 표현할수록 그 일에 대해 더욱 몰두하게 된다는 점이었다. 이처럼 아동이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는 기회가 많아진다면 아동은 그 과정에서 자연스레 참여권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있듯 아동이 직접 경험하며 참여권의 가치를 몸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난해 11월 열린 '아동 참여권 증진을 위한 성과공유 토론회'에서 전예원아동이 참여하여 발언하는 모습. ⓒ굿네이버스

마지막으로, 아동이 참여권을 통해 변화하는 세상을 알길 바란다. 우리 아동은 사회에 나가기 전 세상을 익히는 것만으로도 버거울 때가 있다. 하지만 그만큼 세상을 알 권리가 있고, 또 알아야 한다. 아동이 참여했기에 변화하는 것이 있다면 아동은 그게 무엇이었는지 알아야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아동이 법과 제도 등을 하나씩 비교해 가며 사회의 변화를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참여권을 통해 변화한 것을 쉽게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어야 한다. 뉴스나 기사 등 언론 매체나 아동이 친밀해하는 인터넷 매체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아동이 변화시킨 것을 아동이 알도록 해주었으면 한다. 아동이 스스로 변화시킨 것을 깨닫는다면 그것이 바로 참여권의 가치가 될 것이다.

어른의 일에 어른이 가장 공감하듯, 아동의 일은 아동이 가장 잘 안다. 때문에 그에 따른 선택에도 아동의 의견이 포함되어야 한다. 아동을 위해 변화해야 할 것이 있다면 어른들의 의견으로 단정 짓지 말아 주었으면 한다. 아동에게 물어봐 주고, 아동이 스스로 참여권을 소중히 할 수 있는 기회를, 목소리 낼 기회를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 아동이 용기 내어 목소리를 내었을 때,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우리 사회가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아동 참여권 증진을 위해 활동하는 굿네이버스 아동권리모니터링단의 제안으로 어린이를 위한 새싹따릉이가 도입된 모습. ⓒ굿네이버스
아동 참여권 증진을 위해 활동하는 굿네이버스 아동권리모니터링단의 제안으로 어린이 놀이시설 환경이 개선된 모습. ⓒ굿네이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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