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미문’ 오타니를 NBA로 비교해보면?

김종수 2024. 9. 24.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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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 세계 프로스포츠 선수 중 가장 핫한 인물을 꼽으라면 오타니 쇼헤이(30‧193cm)가 빠질 수 없다. 동양인으로서 메이저리그에서 엄청난 활약을 하는 것을 넘어 각종 대기록을 수립 혹은 경신하며 그야말로 뒤집어엎고 있다. 아직 누적기록이 한참 부족함에도 '고트(GOAT)'논쟁까지 불러일으키고 있을 정도다.

 

2018년에 메이저리그 무대에 입성한 오타니가 벌써부터 레전드 평가를 받는 배경에는 특유의 유니크함으로 만들어내고있는 엄청난 기록의 힘이 크다. 그간 적지않은 역대급 선수들이 자신만의 기록을 쓴바 있지만 오타니의 그것은 좀더 특별하다. '이도류(二刀流)'라는 애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를 상징하는 캐릭터는 투타겸업이다.


난이도가 워낙 높은지라 현대 야구에서 사실상 쓰이지 않는 방식인데 오타니는 다른 곳도 아닌 메이저리그에서 너무도 자연스럽게 이도류를 구사하고 있다. 그냥 일반적으로 잘하는 수준도 아니다. 올스타전에서 투수, 타자로 동시에 선발된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양쪽 영역서 모두 탑급이다.


마운드에선 160㎞가 넘는 강속구를 던지고, 타석에선 홈런을 펑펑 쏘아 올린다. 19세기 이후 131년만의 트리플100(100이닝-100K-100안타), 15승-30홈런 및 규정 이닝ㆍ규정 타석 동시 달성, 10승-40홈런 및 아시아 출신 최초의 홈런왕 달성 등 메이저리그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올 시즌같은 경우 부상회복 차원에서 투수는 쉬고 타자로만 경기에 나서고 있던지라 특유의 유니크함은 덜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오산이었다. 동양인 거포는 투수 쪽에 남는 에너지를 두 다리에 쏟아부었다. 결과는 야구 역사상 최초의 50-50 클럽 가입이다. 오타니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해서 홈런과 도루 숫자를 늘려나가고 있는 중이다.


흡사 만화같은 행보의 오타니는 전 세계 스포츠 판타지 스타로 거듭나고 있다. 야구에 별반 관심이 없는 팬들도 타종목 레전드와 대입해가며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분위기다. 그렇다면 세계 최고의 농구리그 NBA와 비교하면 어떨까? 오타니가 이도류로 영향력을 행사해가던 시점부터 팬들 사이에서 언급이 되기는 했지만 50-50을 넘어선 올 시즌에는 더욱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당연하겠지만 정확한 답은 누구도 낼 수 없다. 기본적으로 종목이 다르기 때문이다. 손으로 공을 다루는 종목이라는 것 외에는 방식, 도구, 규칙 등 많은 면에서 차이가 크다. 거기에 오타니가 펼쳐보이는 퍼포먼스의 상당수는 기존에 없던 혹은 아주 오랜만에 나온 것이 상당수라 더더욱 수치로 매기기가 어렵다.


그만큼 팬들의 의견도 다양하다. 득점왕-어시스트 동시 석권, MVP-득점왕-수비왕 동시 수상, 트리플더블시즌 등 엄청난 기록들이 비교 대상으로 언급되고 있다. 심지어 아직 농구에서 나오지않은 '쿼드러플더블 시즌'을 주장하는 이들도 종종 보인다. 말도 안되는 기록은 말도 안되는 기록으로 비교해야 된다는 점에서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도 있다.


듀란트급 슈팅 능력을 갖춘 전성기 샤킬 오닐, 리그 상위권 운동능력을 탑재한 니콜라 요키치, 즈루 할러데이의 수비력까지 겸비한 스테판 커리, 흑인 버전 래리 버드 등 상식을 넘어서는 퓨전 캐릭터가 계속해서 등장하는 모습이다. 물론 희소성과 지배력은 다르다. 분명 오타니는 역사상 유례가 없는 전설을 쓰고 있지만 그 힘으로 소속팀을 우승까지 이끄는 것은 다른 문제다.


아무래도 많은 선수가 뛰는 스포츠다보니 개인 성적과 팀성적은 엇박자가 나기도 한다. 특히 야구는 변수가 워낙 많은 종목이기도 하다. 농구는 조금 다르다. 팀 스포츠인 것은 같지만 코트에서 뛸 수 있는 한팀 선수가 5명인지라 영향력 자체가 다르다. 정상급 선수 한명이 팀 경기력에 엄청나게 기여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퓨전버전 캐릭터들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해당팀은 단숨에 아주 강력한 우승 후보로 치솟아 오를 것이 분명하다. 희소성 측면을 부각해 고대 괴수 윌트 체임벌린을 소환하는 의견도 있다. 익히 잘 알려져 있다시피 체임벌린의 기록 중에는 흡사 거짓말같은 것들도 적지않다. 아주 예전이니까 가능했다는 분석도 있지만 그런 체임벌린이 현대 농구로 와서 비슷한 기록을 내고 있는 버전이 바로 현재의 오타니라는 것이다.


사회인 야구선수로도 뛰는 등 야구에도 적지 않은 관심이 있다는 김태환 전 창원 LG, 서울 SK 감독은 “오타니가 엄청 희소성있는 선수이기는 하지만 농구와는 종목적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에 적절한 비교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다만 투수면 투수, 홈런타자면 홈런타자 거기에 도루 능력까지 선보였다는 점에서 마이클 조던이 떠오른다. 플레이 스타일이 닮았다는 것이 아니라 공격과 수비에서 빈틈을 찾아보기 힘들었던 조던의 완벽함이 오타니에게서 느껴진다”고 말했다.


인기 농구 블로거 윤순용(44‧서울)씨 또한 “오타니의 NBA 버전은 르브론 제임스가 아닌가 싶다. 워낙 다재다능해서 이제는 뭐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지만 르브론 또한 역사에 다시 나올 수 있을까 싶을 정도의 유니크한 선수가 아닌가. 득점, 패싱게임을 모두 정상급으로 잘하는 것은 둘째치고 마음만 먹으면 센터 수비까지 어느 정도 된다는 것이 참 신기하다. 르브론이 농구 그 자체로 극찬받고 있듯 오타니 또한 그러한 존재가 되어가는 것이 아닌가 싶다”는 말로 감탄을 드러냈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그림_김종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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